잘난 후배한테 자리를 뺏길까봐 불안해.
내가 후배보다 일을 못하나 자괴감이 들어.
연차가 조금 쌓인 직장인 중에서는 '치고 올라오는 후배'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후배가 너무 뛰어나서 내 자리를 위협하는 것 같다"거나 "연차는 내가 더 높은데, 일은 후배가 더 잘 해 자괴감이 드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 스스로의 일하는 방식과 마음가짐을 다잡는 법에 대한 실제 직장인들은 어떤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까요?

업무를 하다보면 스스로 발전하는게 느껴질 때가 있고, 그럴 땐 어려워도 배움이 있어 일하는 재미도 있고, 집중력도 더 생기고, 야근도 불사하고 일을 하곤 했습니다. 근데 연차가 적은 후배의 참신한 생각과 업무 적응력, 속도감 있는 일 처리에 제 스스로 이게 나의 한계인가 싶을 때가 있어요.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의문도 들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피스타치오JSM·바이오/제약/식품)
화두: 잘난 후배를 보면서 무력감과 자괴감이 느껴질 때.
"후배와 경쟁 말고 더 넓은 필드로"
직장인은 연차가 쌓일 수록 새로운 책임을 맡습니다. 사원으로서는 실무 능력이 중요했다면 선배가 된 순간 방향 제시나 소통 등 다른 역량도 필요해집니다. 물론 해오던 업무를 그대로 하는 게 편하겠지만, 단 한 명이라도 후배가 생겼다는 것은 이제 새로운 일도 할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업무를 가르치는 것'을 선배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보다 실무를 훌륭하게 해내는 후배를 보며 위기감을 느끼죠. 선배가 됐다면 노는 물도 달라졌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실무진을 케어하고 이끄는 능력도 꼭 필요하고 그게 선배의 역할입니다. 후배가 나보다 실무를 잘한다? 기뻐하며 그 분야를 넘겨주고 더 넓은 필드로 나아가면 됩니다.

"연차가 올라갈수록 실무 능력보다 팀을 독려해서 성과를 같이 만드는 매니저(코치)로서의 능력을 더 요구받습니다. 경쟁보다 파트너로서 생각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이 모든 일의 키입니다. 후배에게 배울 부분은 배우고 도움줄 부분은 적극적으로 돕다보면 서로 의지하고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가 되지 않을까요?" (smartbio · 시장조사/리서치)
"후배가 아무리 실무를 잘 해도, '짬밥'은 또 다른 힘이 있다"
후배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좀처럼 뛰어넘을 수 없는 선배의 자산이 있습니다. 경험입니다. 후배들이 그렇게 배우고 싶어하는 '암묵지暗默知)' 말입니다.
*암묵지: 언어 등의 형식을 갖추어 표현될 수 없는, 경험과 학습에 의해 몸에 쌓인 지식.
조직에서 잘 소통하는 법, 이 시장에서만 통용되는 문법 등은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직관입니다. 때문에 앞서 말했듯, 큰 조직이든 작은 팀이든 단 2명의 사수와 부사수든, 선배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방향키를 올바르게 잡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경험치가 필요합니다. 긴 시간 일을 해오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는 건, 생각보다 큰 자산입니다.

"젊은 친구들의 그 참신함과 속도감이 방향을 잃고 막다른 길로 질주하지 않도록 옆에서 가드쳐주시는 역할은 어떨까요? 잘 했을 때 칭찬해주고 힘들어할 때 스팀팩(?)도 꽂아주고." (지구뿌셔 · 전략/기획)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언젠가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지요. 경험이 쌓이면서 업무성과만 향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미래를 예측하는 직관등등 후배들이 갖지 못하는 혹은 가지기 어려운 그런 역량이 생기실 겁니다. 직장생활 마라톤과 같습니다. 단거리와는 다르지요." (B21CAMUS · 경영 컨설턴트)
"경쟁상대라기 보단 한울타리 안에서 만난 동반자이자 협력하는 자극과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성장해 나가야지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경륜에서 나온 진심어린 가이드!" (법무직원8년 · 법무)
"성장할 '위'가 없는 회사에 있는가"
솔직히, 요즘은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면 20년 근속한 부장님이라도 살아남기 어려워진 시대입니다. 나만이 아니라, 선배들이 후배의 능력을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회사에 만연하다면 그 곳은 성장 한계에 부딪힌 조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차가 몇 년이든 누구나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역량을 키워야하는 시대인데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에서는 그러기가 어려우니까요. 나는 정체돼 있는데 밑에서는 치고 올라오니 두렵지 않을 수가 없죠.
후배의 폭풍 성장이 무섭다면 자신의 역할에 맞는 성장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성장할 방법이 안 보인다면 내가 성장할 수 없는 회사에 있진 않나 돌아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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