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야 봤제?" 슈퍼스타 친구에서 우승 사령탑으로..마산고 고윤성 감독의 감격

고봉준 기자 2021. 8. 16.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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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고 고윤성 감독(위)이 15일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열린 제7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광주동성고를 9-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횡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횡성, 고봉준 기자] “친구한테 자랑을 해야겠습니다. 지도자로는 내가 한 수 위라고, 하하.”

제7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 열린 15일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 경기를 앞두고 만난 마산고 고윤성(39) 감독은 한 친구로부터 받은 응원 메시지를 이야기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경남고 동기 이대호(39·롯데 자이언츠)였다.

고 감독은 “(이)대호한테 연락이 왔다. 준결승전 경기를 봤다고. 그러면서 ‘선수들 좀 살살 다루라’며 내게 엄포를 놓았다. 물론 오늘 경기에서 잘하라고 응원도 해줬다”고 웃었다.

고윤성이란 이름은 국내 야구팬들에겐 그리 친숙하지 않다. 한국야구의 상징적인 세대인 1982년생으로 경남고 시절 포수와 외야수를 봤지만, 쟁쟁한 동기들에게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바로 그 동갑내기 친구 중 한 명이 부산을 대표하던 ‘이도류’ 이대호였다. 고 감독은 “당시 부산에선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이대호와 추신수 그리고 채태인과 이승화, 장기영 등 셀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20여 년 전을 떠올렸다.

이어 “대호는 고등학교에서 투수와 내야수를 번갈아 봤다. 모두 재능이 뛰어났지만, 내가 봤을 땐 타자로서의 잠재력이 월등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한 대회에선 12타석 동안 10홈런을 때려낸 적도 있었다. 그만큼 대단한 슈퍼스타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 마산고 고윤성 감독. ⓒ횡성, 고봉준 기자

2학년 때까지 투수 이대호의 공을 받으며 함께 호흡했던 고 감독은 3학년부터 외야수를 겸업했다. 그리고 2001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7라운드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고 감독은 프로 직행 대신 동아대 진학을 택했다. 그리고 대학 졸업 후 신고선수로 고향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렇게 친구 이대호와 다시 만나게 된 고 감독. 그러나 동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프로 무대에선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한 탓이었다. 결국 고 감독은 롯데를 나와 아마추어 야구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이대호가 타격 3관왕을 차지하던 2006년 모교 경남중 코치를 맡았다. 이어 마산동중과 경남고 코치를 거쳐 2018년부터 마산고 지휘봉을 잡았다.

고 감독은 “부임 직후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전학을 가면서 기반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부산에서 좋은 선수들을 데려오면서 조금씩 조직력이 완성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9년부터 성적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차근차근 기틀을 마련한 고 감독은 마침내 전국대회 정상 등극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열린 광주동성고와 결승전에서 9-3 대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1942년 창단한 마산고의 사상 첫 전국대회 제패라 감회는 더욱 남다르다.

고 감독은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선수들에게 ‘오늘이 첫 게임인 것처럼 뛰자’고 했는데 제자들이 너무나 잘 따라줬다. 내가 마산고 졸업생은 아니지만, 마치 모교에서 우승을 한 것처럼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 마산고 고윤성 감독(오른쪽)이 15일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열린 제7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종훈 회장으로부터 감독상을 받고 있다. ⓒ횡성, 곽혜미 기자

경기 전 응원을 보내온 친구 이대호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고 감독은 “대호야 봤제?”라며 미소를 짓고는 “결승전을 앞두고 응원을 보내줘 고맙다. 이제 대호한테 ‘내가 지도자로는 한 수 위다’고 자랑할 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마산고의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 고 감독은 이제 다음 목표를 향해 뛴다.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된 청룡기에서 다시 드라마를 쓰겠다는 각오다.

고 감독은 “우승까지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과 코치들 그리고 야구부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마산고 동문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다음 대회는 우리가 16강으로 올라가 있는 청룡기인데 여기에서 또 다른 멋진 장면을 그려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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