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영업 제한, 죽으라는 소리"..4단계 연장, 힘빠진 자영업자

박수현 기자 2021. 8. 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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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1시 28분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의 풍경. /사진=박수현 기자


코로나19(COVID-19) 확산세가 사그라들지 않고 정부가 '식당·카페 영업시간 단축' 카드를 재차 꺼내들자 자영업자들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반발의 목소리를 냈다. 백신 2차 접종자를 포함하면 4인 모임까지 허용한다는 완화책도 소용 없었다.

20일 오후 1시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건대 맛의거리'는 사람이 얼마 없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몇 없는 사람들은 음식점을 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바삐 옮겼고, 거리에 늘어선 음식점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바로 옆 골목엔 '폐업'이나 '임대'를 써붙이고 집기들을 내놓은 가게도 보였다.

서울 광진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정부 지침에 따라 다음주부터는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하게 됐다"며 "원래 저녁에 손님이 많이 없어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어든지는 좀 됐다"고 했다. 넓은 식당 안에는 3팀 정도가 띄엄띄엄 나눠앉아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광진구에서 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 B씨(61)는 최근 영업 상황을 묻자 "당연한 이야기를 왜 묻냐"며 고개를 저었다. B씨는 "정부가 (거리두기를) 굵고 짧게 한다고 말한지 도대체 얼마나 지났냐"며 "양치기 소년도 아니고 차라리 몇주간 셧다운(전면봉쇄)을 하는 게 나을 지경"이라고 했다.
정부, 수도권 영업시간 오후 10시→9시 단축…'위드 코로나'는 아직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지 40일째인 이날 거리두기 연장 소식이 발표됐다. 정부는 코로나19를 계절 독감처럼 받아들이고 위중증·치명률 중심으로 대응하는 '위드코로나'(With Corona) 방식은 이르면 오는 9월 말부터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현행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를 오는 23일부터 2주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또 식당이나 카페의 경우 4단계 지역에서 영업 제한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단축했다.

다만 백신접종 진척도를 감안해 오후 6시 이후에 2차 접종을 완료한 후 14일이 경과한 사람 2명을 포함해 4인까지 식당, 카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백신 1차 접종률은 46.4%, 2차 접종률은 20.4%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 전환에 대해)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백신 1차 접종률 70%가 추석 전에 달성되고 2주가 지나면 완전 접종이 되기 때문에 9월 말이나 10월 초에 검토가 가능하다"고 했다.
자영업 단체들 "정부가 죽음으로 내몰아…백신 접종자 4인 모임 의미없다"
서울 명동거리의 폐업한 가게에 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1.8.18 /사진=뉴스1
자영업자 단체들은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실패의 책임을 민간에 전가하고 있다고 분노를 표했다. 또 백신 접종자에 한해 4인 모임을 허가하는 방침은 의미가 없으며, 자영업자를 규제하는 집합금지 중심의 방역 정책이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 대표는 "오후 9시 제한은 그냥 죽으라는 소리"라며 "카페는 여름이 매출 성수기인데 지금은 모두가 한겨울 수준이다. 영업시간 제한이 오후 10시까지일 때는 손님들이 오후 4시부터 끊겼는데 이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재림 전국자영업자비대위 대변인도 "매출과 직결되는 영업시간을 1시간 줄이는 것은 자영업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정부는 백신 접종자에 한해 모임 인원을 4인으로 풀어준다고 했지만 현재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대개 60~80대 고령층인데다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나야 해서 의미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사무총장은 "정부는 자영업자가 전쟁보다 더 심한 시련을 겪고 있는데 방관만 하고 있다"며 "세상이 바뀌면 법도 바뀌는데 집합금지를 계속해도 확진자가 꾸준히 늘고 있으니 방역수칙도 현실에 맞게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집합금지가 강화되면 오히려 세금도 안내고, 전자명부도 작성하지 않는 불법업소가 생겨 감염 추적이 어려워진다"며 "차라리 영업을 허가하고 방역 지침을 어기거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책임을 물어달라.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좀 틔워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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