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편한 차세대 크루저, 로얄엔필드 메테오 350



쉽고 편한 차세대 크루저

ROYAL ENFIELD METEOR 350

오래 기다렸다. 데뷔 이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메테오350이 드디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바이크는 많은 이들의 모터바이크 라이프의 시작을 함께할 것이며 그들에게 라이딩의 즐거움을 전할 것이다.




처음으로 대형 모터바이크에 입문하려고 할 때, 어떤 바이크로 시작하느냐는 무척 중요한 문제다. 각자 원하는 바이크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겠지만 대체로 겹치는 내용을 보면 이렇다. 1. 너무 비싸지 않은 가격일 것, 2. 발이 지면에 잘 닿고 다루기 쉬울 것, 3. 그리고 무엇보다 스타일은 빠지지 않아야 할 것,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조건에 부합하는 바이크라면 누구에게 추천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로얄엔필드가 선보인 메테오350은 이 조건에 높은 점수로 부합하는 모델이다.


입문용 바이크 검증

첫 번째, 가격은 꽤나 파격적이다. 세 가지 트림으로 나뉘는데 경쾌한 느낌의 기본모델인 파이어볼은 469만원부터 시작하고 동승자 등받이 탱크배지가 기본 장착되어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의 스텔라 라인업이 491만원. 그리고 투톤 컬러에 동승자등받이와 윈드쉴드. 머시닝가공 휠이 더해진 슈퍼노바 라인업이 527만원이다. 물론 처음 시작하는 라이더에게는 이 정도도 부담일 수 있지만 신착 구매 시 3년의 보증이 있다. 초심자를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는 3년의 시간동안 큰 걱정없이 탈 수 있을 것이다.


키 161의 여성라이더가 타면 비율이 아주 좋다

그럼 두 번째, 메테오는 초심자가 다루기에 어떨까? 우선 크루저답게 시트고가 765로 낮다. 차량중량은 191kg으로 꽤 묵직하지만 무게중심이 낮고 발이 잘닿기 때문에 부담은 확실히 덜어진다. 신장이 160cm정도로 작은 키의 여성일 경우에는 처음 사이드 스탠드로 서있는 바이크를 똑바로 세우는데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지만 일단 바이크가 세워지면 큰 부담 없이 탈수 있다. 편안한 포지션에 넓은 조향각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쉽게 다룰 수 있다. 휠베이스도 1400mm에 불과해 초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2차선 도로나 골목에서의 유턴도 한 번에 돌 수 있다 여기에 모든 초점이 편안함에 맞춰진 엔진의 조합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바이크를 시작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리어쇽은 6단계로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하며 승차감 위주의 세팅이다. 리어브레이크 캘리퍼 역시 바이브레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스타일을 보자. 동그란 헤드라이트에 풍만한 연료탱크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전형적인 크루저의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 메테오를 사진으로만 보고 실물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의외로 크다는 점에 놀란다. 350cc치고는 상당히 당당한 사이즈를 가지고 있다. 프런트에는 19인치 리어에는 17인치의 큼직한 휠을 달고 있이 때문이다. 전체적인 비례에서 차량의 앞보다는 뒤쪽이 미묘하게 짧아 보이긴 하지만 소형 크루저가 가질 수 있는 비례치고는 상당히 안정적인 크루저 스타일이다. 무엇보다 외형을 위해 억지로 덩치만 키운 느낌이 없어서 좋다.


고전적인 할로겐 라이트로 가장자리에 둘러진 LED링과 중앙의 로얄엔필드 로고 등 디테일이 높다

차체를 찬찬히 살펴보면 높은 품질의 만듦새가 눈길을 끈다. 페인팅 품질부터 다양한 재질의 소재가 잘 어우러져있다. 인터셉터와 컨티넨탈GT와 같은 품질기준으로 만들어졌다지만 오히려 더 좋게 느껴질 정도다. 파츠 하나하나 공들여 만든 티가 난다. 특히 슈퍼노바에만 적용된 휠은 경량화 된 디자인으로 가볍게 보이면서 절삭으로 디테일과 만족감을 더 높여준다. 이처럼 여러 면에서 입문하는 라이더에게 추천하기에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추었다. 예비 유저들의 기대도 높다. 자 그럼 좀 더 자세히 파고들어볼까?


로얄엔필드의 크루저?로얄엔필드에서 크루저라니,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로얄엔필드에는 이미 2002년부터 판매해오고 있는 크루저 모델인 썬더버드 시리즈가 있음에도 새로운 크루저에 메테오라는 이름을 붙였다. 시간을 과거로 돌려 1953년으로 가면 엔필드 역사에서 메테오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당시 미국시장을 위해 만들어진 메테오는 692cc의 OHV 병렬 트윈엔진을 얹고 크루저 본연의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당시 인디언 모터사이클에서 선보인 트레일블레이저(1955)와 아파치(1997)가 이 메테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델이다. 이후 슈퍼 메테오와 500cc로 배기량을 낮춘 메테오 마이너 시리즈까지 크루저라인업을 이어간다. 이정도면 로얄 엔필드의 아메리칸 크루저의 정통성에 대한 증명으론 충분할 것이다.


물방을 형태의 연료탱크는 예쁜 형태에 메테오의 중심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15리터의 용량은 연비좋은 메테오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넉넉하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이 메테오 시리즈에 탑재 된 엔진을 얹어서 만들어진 로드스터가 바로 1960년 인터셉터 700이란 점이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이쯤에서 신형 크루저 모델에 썬더볼트가 아니라 메테오란 이름을 붙었는지 짐작했을 것이다. 로얄엔필드가 650 트윈엔진을 활용한 미들급 크루저를 만들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인데 이 모델이 메테오 650 이 될 것이고 메테오350은 이 큰 그림의 첫 획이 되는 것이다.



시트는 전후 독립형이며 쿠션이 좋고 편하다. 탠덤시트역시 제법 편안하며 순정 등받이는 뒷자리의 든든하게 받쳐줘 함께하는 탠덤 라이딩을 돕는다

메테오350

그럼 이제 메테오 350에 좀 더 집중해보자. 차체는 기존의 클래식 500에 비해 살짝 작게 느껴지는데 큼직한 휠 때문에 지상고가 170mm로 꽤 높다. 온로드 바이크들의 지상고가 대체로 110~140mm 정도인 걸 감안하면 꽤 높은 편이다. 그래서 측면에서 볼 때는 다소 껑충해 보이는 느낌도 있다. 빵빵한 연료탱크와 잘 마감된 핸들둘레로 시트에 앉아서 보이는 뷰로는 미들클래스 부럽지 않은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전통적인 아메리칸 크루저들의 폭이 넓고 두툼한 레버형태를 그대로 따르고 있어 브레이크와 클러치 레버 감촉만으로도 이 바이크가 크루저임을 알 수 있다. 전후 서스펜션은 작동 폭이 길고 작동감각이 좋다. 노면의 요철을 적당히 걸러주면서도 지나치게 낭창이지 않는다. 일반적인 크루저보다 로드스터의 감각에 가깝다. 리어 서스펜션은 6단계로 초기하중을 조절할 수 있었다.


편안함을 추구하다

메테오의 주행감각은 한마디로 쫀득하다. 보통 쿼터급 크루저는 모양은 크루저지만 엔진은 스포츠바이크처럼 돌려야 하는 것들이 아주 많은데 메테오는 크기가 작고 힘은 조금 부족하지만 완벽한 크루저의 엔진필링을 가지고 있다. 공랭의 349cc엔진은 최고출력 20.4마력에 최대토크는 27Nm로 배기량 대비 출력과 토크는 약한 편이다. 실제 주행에서도 폭발적인 가속력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현재 250cc이상의 모터바이크 중 이 메테오 보다 다루기 쉬운 엔진은 없을 것이다. 성능을 포기하면서까지 편안함을 추구하는 엔진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핸들링 역시 편안하다. 바이크를 억지로 당겨 눕히거나 체중을 이동하느라 엉덩이를 씰룩댈 필요 없이 적절한 시선처리만으로도 방향을 잘 바꾼다. 또한 메테오의 특징인 높은 지상고 덕분에 크루저임에도 기울임의 한계가 꽤 높아 와인딩에서 꽤 빠른 페이스로 달려도 풋패그가 갈려나가는 일이 없다.



엔진은 공랭의 조형미를 잘 살리고 있으며 심플한 구조가 매력적이다. 이 엔진으로 유로5를 통과했다는 것만으로도 기특하다

끈기 있는 엔진

정지 상태에서 1단 넣고 스로틀조작 없이 클러치만 붙여보면 반클러치 상태가 되면서 시동이 꺼질 듯 회전수가 떨어진다. 이쯤이면 ‘팅’ 소리를 내며 꺼지겠지 싶은 수준까지 회전수를 떨어트려도 헐떡헐떡 거리면서 시동이 유지된다. 그래서 클러치 조작만으로도 바이크를 출발시키는 게 어렵지 않다. 순간의 토크가 강한 건 아닌데 전 회전 영역에서 끈기가 좋고 고르게 토크가 퍼져있는 느낌이다. 바이크를 출발시킬 때 편할뿐 아니라 5단으로 주행 중 저회전으로 내려왔을 때도 스로틀만 열면 툴툴거리며 다시 가속한다. 리터급크루저에서나 볼법한 끈기로 이 클래스에서는 보기 힘든 아주 쫀쫀한 감각이다. 여기에 가벼운 클러치가 조합되어 악력이 부족한 사람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엔진의 진동은 전 회전영역에서 억제되어 있다. 기존의 클래식500 엔진이 강력한 진동이 매력적이라고 느꼈다면 메테오350은 너무 부드럽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극적으로 진동이 사라졌다. 저회전부터 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낮은 회전수로 변속하며 달려도 부드럽게 가속되는데 막상 레드존 직전까지 돌려가면서 가속해도 크게 빠르진 않다는 게 재밌다. 최선을 다해 가속해도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10초 이상 걸리며 최고속은 120km/h에서 제한되고 4단에서 도달 할 수 있다. 메테오350은 지금까지 타본 바이크 중 가장 완벽한 안전운전 길잡이였다. 과속과 급출발은 어울리지, 아니 거의 불가능한 바이크니까. 게다가 ABS까지 기본으로 탑재되고 브레이크 성능까지 좋아서 가속보다 감속이 훨씬 빨랐다. 그러니 이보다 빠른 속도를 원한다면, 혹은 여유를 가질 자신이 없다면 다른 바이크로 눈을 돌리는 게 낫다.



윈드쉴드는 중앙에 슬릿으로 와류를 줄여주는 디자인이며 견고하게 고정되어 흔들림이 없다

속도를 초월한 즐거움

하지만 메테오를 타며 신기할 만큼 성능부족에 대한 불만이 없었다. 바이크를 채찍질하며 얻어지는 빠른 가속대신 둥글둥글한 느낌의 토크가 기분 좋게 밀어주는 느낌이 완전히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시내 주행은 물론 장거리 주행에서도 고속과 저속 영역 모두 좋았다. 특히 장거리 주행에서 주로 달리게 되는 80~100km/h 사이의 크루징에서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다. 슈퍼노바에 기본으로 장착된 윈드쉴드는 스타일면에서는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 않았지만 확실히 장거리 주행에서의 피로를 크게 줄여주는 데는 효과적이다. 변속기는 5단이 조합된다. 6단 미션이 보편화되어 있는 요즘이지만 토크 영역이 넓은 메테오에는 5단 기어의 조합이 딱 어울렸다. 저회전으로 한발 한발 엔진 속의 폭발을 느끼며 “투두두두”하고 달려가는 맛이 일품이다. 제법 박력이 살아있는 순정 배기음은 이렇게 저회전으로 달려갈 때 특히 매력적이다. 느긋하게 달리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준다.


시소타입의 기어레버

메테오의 기어레버는 레버의 뒤를 밟아 기어를 올리고 앞을 밟아 기어를 낮추는 시소타입이다. 뒤꿈치로 쿡쿡 밟으며 변속하는 느낌이 좋고 바닥으로만 조작하니 부츠 코가 상하지 않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다. 시티나 커브 같은 언더본의 기어와도 비슷한 모습이지만 언더본의 로터리 방식과는 변속 방향이 정 반대니 로터리 기어를 사용하던 라이더라면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환상적인 연비

당연한 말이지만 회전수를 높게 쓰지 않으며 달리면 연비가 좋을 수밖에 없다. 대략적인 주행 연비는 약 35km/ℓ내외였다. 연료탱크 용량이 15리터이니 한번 주유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주파할 수 있는 420km를 거뜬히 달린다는 계산이 나온다.(스펙상 연비인 41.88m/ℓ로 계산하면 한번 주유로 무려 628km를 달릴 수 있다) 어쩐지, 서울 시내에서 한참 달리다가 서울을 벗어나 파주와 그 근방을 한 바퀴 돌아왔는데도 기름의 2/3가 남아있어 게이지가 고장 난 줄 알았다.


계기반은 마일과 km를 동시에 표기하고 있으며 아날로그 속도계와 원형 LCD계기반의 조합으로 깔끔한 시인성을 보여준다


좌측은 우측의 시동버튼과 대칭을 이루는 헤드라이트의 상하향 및 패싱라이드 조작버튼이 있다

삭제된 보조 계기반

2021년 식 히말라얀과 마찬가지로 계기반 우측의 턴바이턴Turn by Turn 내비게이션 계기반이 빠졌는데(구글맵 기반의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국내 지도법상 정상적으로 지원하지 못한다) 그 때문에 계기반이 좌측으로 치우친 형태로 남아있다. 이를 어색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막상 타는 입장에서는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원래부터 계기반이 한쪽으로 달리는 바이크들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기능이 지원 된다면 동급에서는 유일한 편의장비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빠지게 된 것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시작의 반

메테오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준다. 타보기 전까지 20마력 남짓의 크루저 바이크가 이렇게 큰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바이크를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을 정도니까. 대형 크루저를 목표로 바이크에 입문한 라이더라면 메테오350은 분명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 또한 이미 다른 바이크를 타고 있지만 시내에서 부담 없이 탈 바이크를 찾는다면 이 또한 메테오가 좋은 답이 될 것이다.




ROYAL ENFIELD METEOR 350

엔진형식 공랭 4스트로크 단기통 OHC 2밸브    보어x스트로크 72 × 85.8(mm)    배기량 349cc    압축비 9.5:1    최고출력 20.4PS/6,100rpm    최대 토크 27Nm/4,000rp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 탱크 용량 15ℓ    변속기 5단 리턴    서스펜션 (F)41mm텔레스코픽 정립 (R)듀얼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00/90-19   (R)140/70-17    브레이크 (F)300mm 싱글디스크   (R)270mm 싱글디스크    휠베이스 1,400mm    시트 높이 765mm    차량 중량 191kg    판매 가격 파이어볼 469만원 스텔라 491만원 슈퍼노바 527만원(컬러 및 옵션에 따라 상이함)





양현용 사진 양현용/신소영 취재협조 로얄엔필드코리아 www.royalenfield.com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