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학야구연맹 운영비는 쌈짓돈?.."못 쓰는 장갑에 2천만 원"

임상재 2021. 12. 2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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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전국의 대학 야구선수들이 내는 회비로 운영되는 대학야구연맹이 쓸모없는 장갑과 마스크를 사는 데 수천만 원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장갑은 대부분 크기가 맞지 않고, 마스크는 식약처 인증도 안 받은 천 마스크였는데요.

심지어 간부들의 주유비나 간식비도 연맹의 법인카드로 써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임상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전국 대학 야구선수들이 소속된 대학야구연맹 사무실.

박스에 타자들이 쓰는 장갑들이 쌓여 있습니다.

연맹은 지난해 11월 전국 대학 야구선수들에게 나눠주겠다며 배팅장갑 8백 장을 2천2백만 원에 샀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검색도 안 되는 처음 보는 브랜드인데다 선수들이 실제 쓸 수 있는 사이즈는 거의 없었습니다.

[대학야구연맹 관계자] "가장 사이즈 많이 나가는 'L'(라지) 사이즈는 거의 없었어요. 재고품을 어디서 홍보용으로 받아온 느낌인 거죠. (대학) 감독님들한테 (항의) 전화를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지난해 7월엔 코로나19용이라며 마스크도 샀는데, 식약처 인증이 없는 일반적인 천 마스크였습니다.

구매 비용은 1천1백만 원,

그런데 이 돈을 받은 업체는 마스크는 팔지도 않는 화장품 회사였습니다.

[업체 관계자] "향수나 화장품 파는 회사거든요. <마스크도 판매하세요?> 판매 안 하고 있어요."

심지어 장갑이나 마스크 구매는 내부 결재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관련자들은 당시 사무실 임대료도 못 내던 상황이었다며, 수천만 원 중 일부가 엉뚱하게 새나간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대학야구연맹 관계자] "사무실을 빼는 상태였단 말이에요.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느닷없이 ''마스크를 산다', '장갑을 산다' 말이 안 된다는 거죠."

연맹 회장과 사무처장이 사용하는 연맹 법인카드에서 부정한 지출도 발견됐습니다.

마사지숍으로 추정되는 가게에서 사용하거나 법인차도 없는데 주유소나 공업사 수리비용이 여러 차례 결제됐습니다.

[대학야구연맹 관계자] "<(부정사용이 의심되는) 전체 금액은 거의 6,7백만 원 정도 되는데…> 휴게소에서 '소떡소떡' 하나 사먹는 것도 법인카드 내미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회장은 "장갑 구매는 문제가 없고, 마스크도 화장품회사가 대신 사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법인카드 부정 사용은 사무처장이 월급을 제대로 못 받아 법인카드를 쓴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대학야구연맹 회장] "월급을 못 줬잖습니까…연맹에 돈이 제대로 없어가지고…"

경찰은 회장과 사무처장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오히려 돈을 함부로 써온 건 이전 집행부도 마찬가지라며 전 집행부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연맹 운영비는 대학 야구선수들이 매년 5만 5천 원씩 내는 회비로 운영됩니다.

[대학야구연맹 관계자] "오랫동안 곪아져 있던 상태예요. 말하기도 창피하고‥ 이걸 계속 놔두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학생들이겠죠."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이준하 / 영상편집 :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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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이상용, 이준하 / 영상편집 : 김진우

임상재 기자 (lims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327127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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