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제는 '롯데맨'된 내야 기대주, "기회 감사, 후회 없이 한 번 해보려고요"

김태우 기자 입력 2021. 12. 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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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단 테스트 끝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박승욱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방출 통보를 받았을 때 심정은 아찔하고 당황스러웠다. 올해 팀의 1군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건 인정했지만, 사실 방출이라는 단어까지는 예상하지 못한 탓이었다. 이제는 ‘롯데맨’이 된 박승욱(29)은 “생각보다 그 단어가 빨리 다가왔다. 당황한 느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짐했다. 자신에게 한 번의 기회가 더 찾아올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그 기회가 온다면 해보고 싶은 야구를 떠올렸다. 박승욱은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야구를 하지 못했더라. 만약 기회가 한 번 더 온다면 후회 없이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다짐 직후 기회가 왔다. 롯데의 전화였다.

박승욱은 롯데의 마무리캠프가 진행 중이었던 상동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래리 서튼 감독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롯데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후회 없이 해보자”고 다짐했던 박승욱은 일주일 남짓의 입단 테스트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는 “서튼 감독님께서 ‘편하게 야구를 하라’, ‘하고 싶은 대로, 네 스타일대로 편하게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했다. 테스트의 끝에는 ‘합격 통보’가 기다리고 있었다.

항상 기대가 큰 선수였다. 상원고를 졸업하고 2012년 SK(현 SSG)의 3라운드(전체 31순위) 지명을 받은 박승욱은 팀의 차세대 유격수로 뽑혔다. 사이즈가 좋고, 중장거리 타자로 발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kt도 그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2019년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제법 많은 출전 시간을 줬다.

발이 빠르고, 타격 능력이 있다는 평가 속에 데려온 선수였다. 박경수의 나이를 고려해 차세대 2루수 중 하나로 낙점하기도 했다. 이강철 kt 감독의 스타일과도 제법 어울렸다. 하지만 번뜩이는 모습과 별개로 고비 때마다 실책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내야수로서는 치명적이었다. kt는 그 사이 신인드래프트와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 자원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박승욱은 올해 1군에서 8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박승욱은 kt에 미안한 마음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몸에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팀이 워낙 잘 나갔고, 자리가 없었다. 팀이 잘 되고 있는데 굳이 엔트리를 바꿀 상황도 아니었다”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팀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했다. 전 소속팀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한 박승욱은 “방출된 선수였는데, 롯데에서 불러주셔서 감사했다”며 의욕을 다졌다.

방출은 쓰라린 단어였지만,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kt는 어떻게 보면 큰 틀을 바꿀 필요가 없는 팀이다. 올해 주축 선수들이 먼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반면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한 롯데는 내야의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2루수와 유격수 모두를 볼 수 있는 박승욱에게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그가 입단 테스트에서 줄곧 유격수로 테스트 받았다는 것은 꽤 많은 것을 시사한다.

박승욱도 거창한 욕심보다는 후회 없이 이 기회를 살려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방출된 신분으로 사실 잃을 게 별로 없다. 편한 마음으로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같은 야구지만 20대 초반과는 야구가 다르게 보이는 단계였다. 시각적으로나 생각으로나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더라. 이런 방법으로도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최근 느끼고 있었다. 그런 생각으로 한 번 아시 도전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비시즌도 쉬지 않고 운동할 생각이다. 입단 테스트 합격이라는 달콤한 단어는 이미 잊은 지 오래다. 지금도 매일 나가 운동을 한다. 그는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서 연습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1차적인 목표는 내년 2월에 있을 1군 스프링캠프 합류가 될 것이다. 전 소속팀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이 재능이 롯데에서는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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