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태백 가덕산 풍력, 주민 참여로 '새 바람'

국내 최초로 주민참여형 설비 인증을 획득한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 1단계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이 직접 투자하고 이익을 배분받아 주민 수용성을 높였다. 발전소에서 발생한 이익은 지역 복지사업에 투자해 경제 효과가 발생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을 추진한 특수목적법인(SPC) 태백가덕산풍력발전은 새해 준공될 2단계 사업도 주민참여형 발전사업으로 기획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 태백시민은 물론 강원도민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사업모델을 확장하는 방안을 구상한다. 재생에너지 확산 모범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국내 최초 주민참여형 풍력…주민과 이익 공유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은 강원 태백시 원동마을에 구축된 육상풍력발전단지다. 총 43.2㎿ 규모로 회전날개가 62m인 3.6㎿ 발전기 12기가 배치됐다. 풍력발전기가 산간지방에 일렬로 늘어서 호쾌한 경관과 어우러졌다. 2018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총 사업비는 1250억원이 투자됐다.
이 풍력발전을 운영하는 특수목적법인(SPC) '태백가덕산풍력발전(주)'은 한국동서발전과 강원도가 각각 34%씩 출자해 공동 최대주주를 맡고 있다. 이어 코오롱글로벌(20%), 태백시(10%), 강원도 지역 기업 동성(2%) 협업 출자해 운영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발전공기업이 협업해 친환경 풍력발전단지를 구축한 셈이다.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은 국내 육상 풍력 최초로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기획됐다. 주민참여형 사업은 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민이 지분참여, 채권·펀드 등 방식으로 일정부분 투자해 발전수익을 공유하는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발전소 주변 1㎞ 이내 읍·면·동에 거주하는 5인 이상 주민 단체가 해당 발전소 총 사업비의 2%, 4%에 해당하는 금액을 발전소에 투자할 수 있다. 참여한 주민단체는 발전소 수익을 일정 부분 환원받을 수 있다. 발전소에 대한 주민수용성은 높이고 주민들은 발전소 이익을 환원받게 하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자원을 활용한 재생에너지는 석탄발전이 액화천연가스(LNG), 원자력발전소에 비해 규모가 적다. 또 환경오염이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주민 수용성이 하나의 난관으로 꼽히는데, 이는 '외지인'이 재생에너지 설비를 구축하고 이익도 다 가져간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민참여형 발전 사업을 활용하면 주민이 투자 행위로 자발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기가 쉽다. 특히 풍력발전은 설비가 구축되면 무한자원인 바람을 이용하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 환경을 지키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단지 인근 마을 주민들은 마을기업을 설립하고, 설립된 마을기업은 채권 형식으로 풍력발전 사업에 투자했다. 마을기업은 채권투자를 위한 자금을 태백시민펀드와 한국에너지공단 정책자금으로 조달했다. 투자를 받은 발전사는 채권 투자금원에 대한 금리를 발전소 운영 수익으로 환원하고 있다.
창출된 수익은 지역주민들이 설립한 마을기업을 통해 마을 전체에 이익이 분배될 예정이다. 한 예로 풍력발전단지 지역주민 생업인 농업과 임업 지원을 위해 농기구와 비료를 구매하고, 창고시설을 구축하는 등에 수익을 활용할 예정이다. 마을 공동시설 개보수 지원, 인근 학생을 위한 장학사업 지원, 지역주민의 건강복지 지원 등을 통해 최대한 많은 지역주민들에게 양질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활용할 계획이다.

◇지자체에 펀드 개방…수익 환원 효과
인근 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태백시민에게도 투자할 수 있도록 금융상품을 개설했다. 풍력사업에 필요한 자금 일부를 주민이 직접 투자하도록 온라인 금융 플랫폼을 개설, 주민참여형 태백시민펀드 상품을 공개했다. 해당 펀드는 태백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위한 금융 상품으로 향후 20년 간 8.2%대 금리(세전 기준) 펀드로 투자 수익을 제공한다. 인근 마을 주민 수용성 향상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경제에도 효과가 확산되고 있다.
태백가덕산풍력발전 관계자는 “마을기업에 참여하는 주민은 6명이고, 법인 1곳과 개인 255명은 태백시민펀드로 마을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상하수도가 없는 원동마을에 상하수도 건설 공사도 지원하는 등 마을에 이익이 가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백가덕산풍력발전은 지자체와 발전사업자, 지역주민이 상생 가능한 풍력단지를 조성하면서 건설·사무 등 분야별로 지역 건설업체·주민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마을 숲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는 등 마을 주민 생활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새해 12월 준공할 예정인 태백가덕산풍력발전 2단계 사업도 주민참여 사업으로 추진한다. 2단계 사업은 4.2㎿ 발전기 5기를 배치해 총 21㎿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태백가덕산풍력발전은 발전단지 주변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태백시민에게도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2단계 사업 발전시설 부지내에 있는 원동과 발전시설 영향권 안에 있는 상사미동을 대상으로 우선 투자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이후 발전소 직·간접 영향을 받는 태백시민과 지역법인에게 투자를 허용하고, 강원도 내 거주주민에게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창우 태백가덕산풍력발전 소장은 “1단계 사업은 발전단지 주변 지역주민뿐 아니라 태백시민에도 투자 기회를 제공해 더 많은 지역주민과 이익을 공유한 주민참여 사업 최초 성공 모델”이라면서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 2단계 사업 또한 더 많은 지역주민에게 더 많은 이익을 공유 드리도록 주민참여형 사업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 보급 추진 시 주민수용성을 높여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주민참여사업 모델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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