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쿠팡의 독주는 없었다 [키워드로 보는 2021년 산업 ②]

김은성 기자 2021. 12. 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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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그래픽


올해 e커머스 시장은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과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G9) 인수 등으로 격변의 한해를 보냈다. 새해에는 네이버·쿠팡·신세계 3사의 시장 선점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위권 업체들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 e커머스 시장에는 절대 강자가 없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점유율 30%를 먼저 선점한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재편할 지배적 사업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을 감안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선 최소 30%의 점유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과점 구도가 형성된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네이버·쿠팡·신세계 모두 점유율이 각각 10%대에 그쳐 서로 고객을 뺏어오는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

한국 e커머스 시장을 뒤흔든 쿠팡은 미국 아마존을 벤치마킹해 공격적 외형 확장에 몰두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경쟁자가 백기를 들고 사라져야 성과를 낼 수 있다. 기존 업체들이 ‘버티기’에 성공하면서 쿠팡을 비롯한 e커머스 업체들은 새해에도 ‘적자경쟁’이 불가피해졌다. e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점도 적자경쟁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e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은 9~12% 수준이다. 최근 20% 이상 성장했던 시장이 ‘저성장 구간’에 진입하는 것이다. 김진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보다 경제 재개가 빨랐던 미국에서 아마존은 리테일 부문 매출액 증가율이 1분기 50%에서 3분기 8%로 축소됐다”며 “한국은 온라인 침투율이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규모로, 내년엔 이커머스 산업 내 경쟁 강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등 3사는 외형확장을 위해 물류센터를 늘리고 있다. 쿠팡은 올해 10개 지역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물류센터를 짓고, 신선식품과 단건배달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투자도 확대했다. 기존 물류망을 활용해 자회사인 쿠팡 CLS를 통해 다른 온라인쇼핑몰의 물량을 배송하는 3자 물류 사업도 검토중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른 신세계그룹의 SSG닷컴도 이마트 내에 집품하고 포장하는 대형PP 센터를 늘려 온라인 장보기 물량을 확대하고, 비식품군의 빠른 배송을 위해 거점 물류센터 확보에 나섰다. 내년에는 G마켓·옥션·G9의 통합 작업과 함께 유료 멤버십도 출시한다. 네이버는 약점으로 지적된 물류역량 보완을 위해 CJ대한통운 등 7개 업체와 통합 물류관리 플랫폼을 구축했다. 네이버는 광고사업 등 유통 수수료 수취 모델 외 다른 사업도 갖고 있어 타 e커머스 업체들에 비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쿠팡은 상장 후 분기마다 3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내 누적 적자가 4조800억원에 달한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계획된 적자’라고 주장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출혈 경쟁이 계속되는 한 쿠팡이 승기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향신문 그래픽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없는 곳은 ‘킬러 콘텐츠’로 살아남아야 한다. 쿠팡과 함께 한때 3총사로 불렸던 위메프와 티몬은 새로운 사업을 선보였다. 위메프는 가격 비교에 큐레이션(선별추천)을 더한 ‘메타쇼핑’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브랜드 자사몰이 위메프에 입점하면 수수료를 받지 않고 이용자와 브랜드를 연결해주는 D2C(Direct to Customer) 서비스를 시작한다.

티몬은 ‘관계형 커머스’로 재도약을 선언하며 쇼핑과 콘텐츠를 결합한 ‘콘텐츠 커머스’를 내세웠다. 또 셀러 확보를 위해 지역 농산물에 ‘티프레시’ 브랜드를 붙여 직배송하는 사업을 시작하며 D2C 플랫폼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11번가는 아마존과 함께 해외 직구 서비스를 선보이며 활로를 찾고 있다. 그 외 1세대 e커머스인 인터파크와 다나와는 각각 야놀자와 코리아센터에 매각돼 새 주인을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인수합병 등으로 사업을 정비하는 해였다면 내년엔 각사들의 전략과 시너지 등이 구체화될 것”이라며 “(가격·배송 외에)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우지 못한다면 향후 재편 과정에서 도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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