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퐁단? 퐁퐁시티? 온라인 달군 '설거지론'.. 남남 갈등으로 번졌다

송복규 기자 2021. 10. 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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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설거지론'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설거지론은 연애 경험이 적거나 없지만 경제력이 갖춰진 남성이 젊은 시절 여러 남성을 만난 여성과 결혼해 경제권을 맡기고 사는 것을 설거지에 비유한 표현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현실적으로 연애나 결혼을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설거지론은 일부 남성들이 현실적인 처치를 위안 삼으려는 의도와 여성 혐오를 합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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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남 비하하는 신조어 '퐁퐁단'
기혼남들은 '도태남'으로 응수
"열악한 청년세대 상황 반영"

최근 ‘설거지론’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설거지론은 연애 경험이 적거나 없지만 경제력이 갖춰진 남성이 젊은 시절 여러 남성을 만난 여성과 결혼해 경제권을 맡기고 사는 것을 설거지에 비유한 표현이다. 주로 미혼 남성이 기혼 남성을 힐난하면서 쓰는 표현이라, 남녀 갈등이 남남 갈등으로 번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설거지론' 관련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6일 디시인사이드, 엠엘비파크, 에펨코리아 등 남초 커뮤니티에는 지난주부터 대두된 설거지론을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활발했다. 에브리타임, 블라인드, 로이너스 등 대학생·직장인 커뮤니티와 워마드, 여성시대 등 여초 커뮤니티에서도 설거지론에 대한 게시글이 대거 올라왔다.

논쟁이 거세지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설거지론이 뭐예요? 여기저기 논쟁 중이네”라며 궁금증을 보였다.

설거지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외모보다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를 앞세워 결혼한 기혼 남성이 여성에게 이른바 ‘호구’ 잡혀 산다고 말한다. ‘설거지를 당했다’는 표현도 등장한다. 경제적 능력은 없으면서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은 ‘설거지 거리’로 취급돼 여성 혐오의 대상이 된다.

설거지론의 쟁점은 문제를 제기하는 이에 따라 다양하다. 게시물에 따라 여러 남성을 만난 것과는 별개로 ‘배우자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지 여부’나 ‘섹스리스’를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또 단순히 ‘남성이 배우자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설거지 당한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설거지론은 최근까지 심각했던 ‘남녀 갈등’이 ‘남남 갈등’으로 번지는 현상을 보여준다. 설거지론에 부합하는 기혼 남성들을 상대로 세제 ‘퐁퐁’과 남성을 합친 ‘퐁퐁단’ ‘퐁퐁이’ 등 비하 표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일부 커뮤니티 게시물에서는 특정 지역에 퐁퐁단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며 ‘퐁퐁시티’라는 지역 비하 표현까지 등장했다.

설거지론에 공감하는 기혼 남성들도 있었지만, 반발도 적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기혼 남성이라고 소개하며 “설거지론은 외모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남성들의 열등감”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기혼 남성들은 설거지론을 주장하는 남성들을 폄하하는 의미로 ‘도태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6년째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서모(36)씨는 “배우자를 설거지를 해야 할 그릇으로 여기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며 “여성이나 결혼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가진 일부 남성들의 생각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 생활이라는 것이 결국 남편과 아내가 서로 배려하는 것인데, 너무 일부분만 극대화해 비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설거지론을 두고 국내 경제 상황에 여성혐오가 합쳐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현실적으로 연애나 결혼을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설거지론은 일부 남성들이 현실적인 처치를 위안 삼으려는 의도와 여성 혐오를 합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젊은 세대들은 열악하고 자신감을 많이 잃은 상황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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