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금세기 최고 난제.. 유권자들 표로 심각성 알려야" [세계는 지금]

윤지로 2021. 7. 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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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도너 교수
온실가스 측면에서 캐나다와 한국은 두 가지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두 나라 모두 연간 7억t대의 온실가스를 내뿜는 다배출 국가이면서 십수 년 전 배출량 정점을 찍은 여느 선진국과 달리 아직도 온실가스를 제대로 줄이지 못하고 있다. 사막에서나 펼쳐질 법한 ‘50도 무더위’는 캐나다 사회에 어떤 충격을 주었을까. 이번 폭염의 원인과 캐나다 사회의 반응이 궁금해 사이먼 도너(사진)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 교수와 이메일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기후학자이면서도 개발도상국의 기후 적응 문제와 기후위기 정책에 관해서도 연구해오고 있다.

그는 UBC가 위치한 밴쿠버에 산다. 밴쿠버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에 여름에도 시원한 곳이지만, 그럼에도 지난달 말은 이례적으로 더웠다고 했다.

“평균적으로 6월 말 밴쿠버의 낮 최고기온은 22도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밤에 20도를 웃돌고 낮 기온은 33도를 넘겼어요. (예년의) 낮보다 더운 밤을 보낸 거죠. 밴쿠버는 여름에도 시원하다 보니 에어컨 없는 집이 많습니다. 저희 집도 그렇고요. 그래서 아이스팩과 물수건으로 더위를 식히고 선풍기 앞에 얼음을 놓고 돌렸어요.”

폭염을 부른 건 북미 서부를 냄비 뚜껑처럼 덮은 ‘열돔’이었다. 그는 만일 열돔이 7∼8월에 일어났다면 온도는 더 올라갔을 거라고 했다. 한국은 2018년 서울의 낮 기온이 39.6도까지 올라가는 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여름을 겪었다. 당시에도 열돔이 원인이었다. 매년 여름이면 각 나라는 러시안룰렛을 하는 기분으로 부디 열돔의 저주가 피해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열돔은 기상학자들이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말로, 학술용어는 아닙니다. 열돔처럼 고기압이 한곳에 오래 머무는 걸 저희는 ‘블로킹 하이’(정체 고기압)라고 부르죠. 지난 몇 년간 북미와 유럽, 러시아, 동아시아에서 최고 기록이 경신된 건 블로킹 하이 탓이죠. 기후변화가 대기 상층부의 흐름을 느리게 한다는 증거들이 있습니다.”

지난 4월 캐나다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30% 저감에서 40∼45% 저감으로 상향했다.

“50% (혹은 그 이상의) 감축을 약속한 미국이나 영국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목표입니다. 캐나다는 목표를 세우고 늘 지키지 못했습니다. 수십 년 동안요. 그래서 저는 목표가 어떻든 간에 일단 그걸 달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탄소세를 2030년까지 t당 170캐나다달러(약 15만5000원)로 올리기로 하는 아주 공격적인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는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국이고, 크고 추운 북쪽 나라여서 교통과 난방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도 만만찮습니다. 넷제로까지 갈 길이 멀죠.”

그러나 긍정적인 소식도 있다. 리턴에서 49.6도의 고온이 기록된 당일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도록 2030년부터 5년 단위의 감축 목표를 법에 명시하도록 하는 ‘넷제로 책임법’이 통과된 것이다.

“물론 우연히 날짜가 겹친 것지만, 재앙적인 폭염을 경험하면서 정부도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최근 ‘선거와 관련된 기후 책임 이해’라는 논문을 공동 발표하기도 했다. 제대로 된 기후변화 정책을 제시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행위가 얼마큼의 탄소 배출을 상쇄하는지 분석한 내용이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한국의 유권자들에게 기후변화 관점에서 한 마디 부탁했다.

“기후변화는 금세기 최고의 난제입니다. 정치인은 대부분 환경 운동가나 아니면 화석연료 기업 같은 이익 집단의 의견만 듣습니다. 정치인들은 평범한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당신의 한 표로 ‘나는 기후변화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그들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윤지로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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