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락원 역사성 논란 이후, 별서정원 11개소 검토 마쳐

윤슬빈 기자 2021. 9. 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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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선몽대 일원 등 만든 이와 소유자·유래 등 추가 확인
서울 부암동 백석동천. 문화재청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문화재청은 지난 2019년 명승으로 지정한 별서정원 '성락원'(현재 서울 성북동 별서)의 만든 이와 변화과정에 대한 역사성 논란 이후, 명승 지정 별서정원 22개소의 역사성 검토를 위해 진행한 전수조사 결과를 2일 공개했다.

문화재청은 현재까지 명승 별서정원 22개소 중 예천 선몽대 일원을 비롯한 11개소 정원의 만든 이와 소유자, 정원의 변화과정, 정원 명칭의 유래 등을 고증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정원의 지정가치와 역사성에 대한 중요한 정보들을 새롭게 밝혀냈다.

먼저, 예천 선몽대 일원, 서울 부암동 백석동천, 구미 채미정 등 3개소에 대해서는 정원의 만든 이와 소유자를 새롭게 밝혀냈다.

예천 선몽대를 만든 이는 우암 이열도(1538~1591)로 알려져 있었으나, 실제로는 그의 부친인 이굉(1515~1573)인 것으로 확인했다.

서울 부암동 백석동천은 그간 소유자가 불분명해 다양한 가설이 제시된 정원이었으나, 이번 역사성 검토를 통해 19세기 경화세족(대대로 서울에 살며 벼슬을 하던 집안)이었던 애사 홍우길(1809~1890)이 백석동천 일대 백석실(白石室)을 소유한 사실을 밝혀냈다.

구미 채미정은 야은 길재를 모시기 위해 조성된 정자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영조 44년(1768) 선산부사 민백종(閔百宗, 1712~1781)이 지역 유림들과 뜻을 모아 건립한 것으로 확인했다.

정원은 오랜 시간을 거치는 동안 화재나 목부재의 부식 등으로 중수나 중건 등이 불가피하다. 이번 역사성 검토를 통해 정원의 형태나 위치가 변경된 사실을 확인했는데 이는 정원의 역사성 측면에서 중요하다.

거창 수송대. 문화재청 제공

이번에 중수나 중건을 새롭게 확인한 사례는 순천 초연정 원림, 예천 초간정 원림 2개소다.

순천 초연정 원림은 헌종 2년(1836) 청류헌 조진충(1777~1837)이 초가로 지은 것을 그의 아들인 만회 조재호(1808~1882)가 고종 원년인 1864년에 기와지붕으로 중건한 사실을 확인했다.

예천 초간정 원림은 선조 15년(1582) 초간 권문해(1534~1591)가 정자를 지은 뒤 임진왜란으로 소실되고, 죽소 권별이 인조 4년(1626) 중수한 뒤에도 화재로 타 그대로 둔 것을 영조 17년(1741) 후손인 권봉의가 기존의 터가 좋지 않다고 여겨 현재의 자리로 옮겨 중수한 것이 전해진다.

정원의 유래를 새롭게 확인한 곳은 담양 소쇄원, 거창 수승대, 담양 식영정 일원 등 3개소다.

담양 소쇄원은 만든 이인 양산보(1503∼1557)의 호를 따서 지은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실제 '소쇄'라는 이름은 면앙정 송순(1493~1583)이 '맑고 깨끗하다'라는 뜻으로 지어준 것이다.

거창 수승대의 이름은 퇴계 이황의 제명시(수승대에 부치다, 寄題搜勝臺)를 따라 지은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수승대에 앞서 '수송대'라는 명칭이 삼국 시대 옛 신라와 백제의 사신이 이곳에서 송별할 때마다 근심을 이기지 못해 수송이라 일컬었다는 설과 뛰어난 경치가 근심을 잊게 한다는 설이 전해지면서 조선 시대에는 수승대와 수송대가 혼용되어 불렸다.

오랫동안 불려왔던 명칭의 연원을 확인함에 따라 지정 명칭을 개칭 이전의 원래 명칭인 '수송대'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한 담양 식영정 일원은 서하당 김성원(1525~1597)이 석천 임억령(1496~1568)을 위해 지어준 정자로 알려져 있으나, 김성원이 정자를 짓고 그의 장인인 임억령이 '식영'(息影)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으로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명승 별서정원의 지정가치와 역사성 검토 결과에 따라 고시문과 국가문화유산포털에 게재한 내용을 오는 6일 정정하고, '거창 수승대'의 지정명칭 변경에 대해서는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나머지 11개소의 별서정원에 대해서도 올해 고문헌 고증 등 역사성 검토를 실시한다.

한편, 성락원은 조선 시대의 민가정원으로, 자연과 함께하는 고유문화가 잘 보존된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1992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378호로 지정된 후, 2008년 그 성격에 더욱 적합한 명승 제35호로 재분류됐다.

그러나 지난해 '성락원이 조선 철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심상응의 별장'이라는 설명에 대해, 심상응의 존재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등 의혹이 제기되며, 문화재청은 향후 처리 방안을 논의한 결과 명승 지정을 해제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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