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이재명 vs 우산 든 윤석열..쥴리벽화 그곳서 담벼락 대결
5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벽면에 두 예술가가 여야 대선 후보들을 표현한 ‘벽화 배틀’이 한창이었다. 국내 그래피티(담벼락에 스프레이나 페인트로 그리는 그림) 작가 닌볼트(43)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영화 캐릭터 아이언맨에 빗대어 표현했고, 탱크시(39)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소년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했다. 이 벽면은 지난 7월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를 풍자하는 이른바 ‘쥴리 벽화’가 그려져 논란이 된 곳이다. 지난달 닌볼트가 윤 후보를 겨냥한 ‘王(왕)’자 손바닥, ‘개 사과’ 등이 담긴 벽화를 그렸고, 탱크시도 이에 맞서 배우 김부선씨로 추정되는 여성의 모습을 그려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는 두 작가가 ‘영웅’을 주제로 두 후보를 그리는 대결을 펼친 것이다.

지난 4일 오전부터 시작된 대결은 높이 2.4m, 폭 4.2m의 동일한 크기 벽면에 매일 6시간씩 3일간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윤 후보의 ‘개 사과’ 등 풍자화를 그린 닌볼트는 “대통령 후보가 국민을 우롱하는 게 보여 홧김에 벽화를 그리게 됐는데, 이를 두고 시민들이 과잉 반응 하는 걸 보고 아직 우리나라는 표현의 자유가 충분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 벽화는 본인이 지지하는 이재명 후보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는 “아이언맨이 등장하는 영화 ‘어벤져스’의 마지막 장면에 주인공이 막대한 권력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인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이 나온다”며 “이재명 후보가 그런 대통령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닌볼트에 맞서 ‘벽화 배틀’에 참가한 탱크시도 지난달 이재명 후보를 풍자하는 벽화를 그렸지만 이번에는 윤 후보만 그리기로 했다. 탱크시는 “어릴 적 눈이 오는 날이면 교문까지 와서 기다려준 어머니가 나의 영웅이었다”며 “윤 후보가 국민에게 우산을 씌워줄 수 있는 ‘영웅’이라는 생각을 담았다”고 했다. 그의 그림에는 눈, 소년, 빨간 우산과 파란 우산이 등장한다. 그는 “촛불은 우리에게 빛이었는데 촛불이 타면서 그을림이 발생했다. 어린아이는 이를 눈이라고 착각해 마냥 좋아하지만 지도자는 이를 우산으로 막아줄 수 있어야 한다”며 “파란 우산(민주당)은 망가져 눈을 못 막아준다. 윤석열 후보가 든 빨간 우산(국민의힘)이 대안”이라고 했다.
이날 벽화를 보러 온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오후 1시 30분쯤, 지인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모(64)씨는 “남을 비판하거나 풍자하는 걸 마냥 표현의 자유라고 하기 어렵지 않겠냐”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그림은 순수 예술이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경기 파주에서 온 최모(44)씨는 “민감한 내용도 있지만 보는 입장에선 재미있는 거 같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길 주저하는데 예술로 재밌게 잘 표현한 거 같다”고 했다.
이들의 ‘벽화 배틀’은 오는 6일 오후 5시까지 이어진 뒤 온라인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기획한 관계자는 “내년 6월까지 해당 벽면을 대여했고, 앞으로도 사진전, 댄스 배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선 구도를 예술적으로 보여줄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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