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구하라 떠난지 2년, 무엇이 변했고 무엇이 그대로일까[SS초점]

구하라는 2019년 11월 24일, 서울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28세. 자택에는 유서성 메모가 발견됐고 타살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아 경찰은 단순 변사로 보고 사건을 종결했다. 특히 구하라와 절친한 사이였던 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지 42일 만에 전해진 비보는 연예계는 물론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구하라는 지난 2008년 걸그룹 카라에 합류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프리티 걸’, ‘허니’, ‘미스터’, ‘루팡’, ‘점핑’ 등 다수의 곡을 히트시키며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큰 사랑을 얻었다. 이어 각종 예능에 출연해 사랑스럽고 밝은 모습으로 사랑받아온 구하라는 갑작스러운 비보를 안겼다.
구하라는 숨지기 전까지 전 남자친구 최종범과 법적공방을 벌였다. 최종범은 2018년 9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및 상해, 협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재판은 구하라와 최종범의 쌍방 폭행 사건으로 시작됐지만, 이 과정에서 최종범이 구하라가 동의하지 않은 동영상을 촬영해 협박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리벤지 포르노’ 이슈를 낳으며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연인 사이였을 때 촬영한 사생활 사진·영상을 이별한 뒤 보복성으로 활용하는 범죄에 대한 경각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 법원은 양형이 가볍다는 검찰 측 항소를 받아들여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종범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그해 10월 대법원에서 이를 확정했다. 하지만 1심과 2심 모두 ‘불법촬영’ 혐의는 무죄로 보면서, 일각에선 한국 사회 전반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도 나왔다.

구하라가 세상을 떠난 이후 남긴 과제는 또 있다. 구하라의 친모는 구하라가 9세 때부터 20년간 연락이 닿지 않으며 부양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하라의 유산을 상속받으려 한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서 양육책임을 다하지 않은 부모의 권리를 박탈하자는 일명 ‘구하라법’ 입법 필요성이 제기됐다.
‘구하라법’은 제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대표발의한 법으로, 19대 국회에서 고 구하라의 유족인 오빠를 중심으로 10만명이 동의한 ‘최초의 입법청원 법안’이란 점에서 고무적이다. 지난 6월 ‘제25회 국무회의’에서 해당 안건이 의결됐다. 또한 양육의무를 하지 않은 공무원 유족에게 유족 급여 지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하며, ‘공무원 구하라법’이 먼저 시행됐다. 그리고 32년 만에 나타나 숨진 딸의 연금을 타 간 故 강한얼 소방관 생모의 유족연금 수급 사건에 첫 적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28살의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그의 죽음은 세상에 많은 화두를 던졌다. 일부는 조금씩 변화를 맞고 있고, 일부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숙제로 남아있다. ‘구하라법’은 간신히 첫발을 뗐지만 여전히 많은 스타들이 SNS와 커뮤니티로 옮겨진 악플과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와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현실은 여전히 변화가 더디다는 목소리도 계속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설리와 구하라의 죽음으로 ‘최진리법’ ‘구하라법’ 등의 움직임이 생겼다. 그들의 아픔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에도 비슷한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러한 움직임은 큰 힘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한 스타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그치지 않고,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을 위한 구조적 변화의 첫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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