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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쳐!" 망해가는 회사의 3가지 특징

조회수 2021. 11. 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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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직장인들을 상담하는 정신과 전문의다. 현재 40개 기업에서 “산업카운슬러”로 근무하고 있다. 직원과 회사를 포괄적으로 관찰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어떤 곳이 악덕 기업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계속 같은 회사를 다니다 보면 이제까지 겪어온 일이 당연하게 느껴져 악덕 기업이어도 눈치채지 못할 수 있다.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는 새 정신적으로 위기에 놓이기도 한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나친 감시체제 이외에도 악덕 기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해 보겠다.


1. 지나친 감시 체제를 가진 회사

강력한 감시체제를 가진 회사는 악덕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회사는 직원들의 심리적 안전성을 훼손한다. ‘이곳에서 안전하게 일하고 있다’라는 안심감을 빼앗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계속 감시당한다면 원래 있어야 할 신뢰 관계는 파탄 난 상황이다. 스트레스는 최고치에 달한다. 당연히 업무 수행 능력도 떨어진다.

유명한 심리 실험 중 이런 것이 있다. 손을 노출시킨 상태로 타자를 치는 그룹과 손을 가린 상태로 타자를 치는 그룹으로 나누어 어느 쪽이 더 오타를 많이 내는지 비교한 실험이다.

그 결과 손을 노출시킨 채 타자를 친 그룹이 오타를 더 많이 냈다.

지나친 감시는 업무 수행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기업은 매우 위험하다. 성과를 내는 것이 일의 본래 목적인데, 그 부분을 중시하지 않고서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일만 하는 모습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시스템이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 시간에 한 번씩 진척을 보고한 들 그 사이에 큰 변화도 없을 것이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고민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인풋(input) 과정이 필수적이다.

한 시간 지났는데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호통을 듣는다면 ‘인풋 과정=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머릿속에서 전략을 짜며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일로 간주하지 않는 회사는 위험하다.


2. 보수적인 회사

요즘에는 정신건강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사회의 흐름이지만, 여전히 노력이나 근성 문제로 치부하는 사람도 많다.

사풍이 그런 회사에서는 부하가 정신적인 문제로 상사에게 상담을 해도 “다 그런 거야”, “그런 때도 있는 거야”라는 식으로 적당히 흘려듣고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곳이 많다.

상담해 주는 상사 역시 그런 사풍 속에서 살아남았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성공해왔어.”

“아니, 그렇게 힘들 때부터가 성장 기회라니까.”

그래서 이렇게 영문을 알 수 없는 ‘노력하면 된다’론을 펼치기도 한다.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없기에 산업카운슬러나 병원 등을 소개시켜주는 방법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그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는 회사다.


3. 유연성과 상상력이 없는 회사

덧붙이자면 유연성이 없는 회사도 위험한 편이다. 산업카운슬러로서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에 대해 보직 이동을 권해도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닌가요?”라는 한마디로 정리해버리는 회사도 있다.

물론 조직의 입장에서 이 사람 저 사람 모두 배치를 바꿀 수 없을 것이고, 그럴 의무도 없다.

산업카운슬러 역시 막무가내로 보직 이동을 제안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한 번이다. 어떤 사람이 그 회사에서 근무 하며 건강이 나빠졌을 때 원칙적으로 보직 이동은 한 번만 권하는 것이 산업카운슬러 사이에서는 일종의 규칙이다.

하지만 이조차 고려해 보지 않으며 내심 ‘산업카운슬러는 어차피 그 사람 편을 들면서 아무 말이나 한다’라고 생각하면서 의료인에 대한 불신감을 갖는 회사도 적지 않다.

그런 회사는 상담을 받으라고 했다가 무슨 소리가 나올지 모른다는 노파심 때문에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직원이 있어도 산업카운슬러에게 연결해 주지 않는다.

개중에는 병으로 발전하면 이제 그만 잘 가라는 식으로 정리해버리는 조직조차 있다. 자신 역시 언제 건강이 나빠질지 모르고,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언제 그런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력이 없는 것이다.

특히 상사가 이런 타입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짚이는 구석이 있다면 산업카운슬러나 정신과 의사 등 제3자의 입장에 있는 전문가의 힘을 빌려서 빠져나오는 것도 중요하다.

몸을 망가뜨리면서까지 회사에 남을 필요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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