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00가구에 "혼자 어려우시지요?" 편지 보낸 구청..270여가구 복지급여 결정
[경향신문]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사는 A씨(57)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 다니던 식당을 그만뒀다. 일용직 노동자가 된 A씨의 수입은 월 평균 52만5000원이 전부였다. 살고 있는 집의 월세 43만원을 내면 생활비도 빠듯해 국민건강보험료도 몇개월씩 밀렸다.
절망적이었던 A씨에게 희망이 찾아온 건 올해 초 구청에서 보낸 안내편지를 받으면서였다. 편지에는 ‘혼자 헤쳐가려니 어려우세요? 광산구가 도와드릴게요’라고 적힌 안내문이 들어 있었다. 안내문에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사회적 고립으로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맞춤형 복지급여를 제공한다”며 상담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안내문을 받고 용기를 낸 A씨는 전화 상담과 사회복지공무원 면담 등을 거쳐 곧바로 3개월 동안 142만원의 긴급생계비를 지원 받았다. A씨가 사회보장급여 대상이라고 판단한 구청은 이를 안내했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매월 19만원씩의 주거급여를 받고있다.
광주 광산구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가능성이 높은 주민들에게 복지정책을 안내하는 편지를 보내고 있다. 해당 주민들이 받을 수도 있는 사회보장급여 정보를 미리 제공해 복지사각에 있는 주민들을 발굴하자는 취지다.
광산구는 22일 “복지사각에 놓였을 가능성이 높은 위기 가구에 ‘맞춤형 복지정보 안내편지’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지난해 11월부터 각종 사회보장급여 지급대상이 될 수 있는데도 사회적 고립 등으로 이를 신청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1인 가구를 선별했다.

복지 정책 데이터를 분석한 광산구는 가계긴급생계비를 지급받은 적이 있거나 사회보장급여 중지,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은 9454가구를 찾아냈다. 구는 현재까지 8000가구에 안내 편지를 보냈다. 연말까지 나머지 가구에도 모두 편지를 발송할 계획이다. 염선남 광산구 통합조사팀장은 “가족이 없는 1인 가구의 경우 사회적 고립으로 본인이 신청하지 않으면 사회보장급여를 대신 신청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서 “우편으로 안내문이 집으로 배달되면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편지를 받은 뒤 구청에 상담을 신청한 경우는 1154가구나 된다. 공무원들은 상담과 복지수요 조사 등을 진행해 이들에게 가능한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334가구는 공무원 안내로 사회보장급여를 신청했으며 이중 267가구는 사회보장급여 지급이 최종 결정됐다. 병원비 지원 등 긴급복지를 지원받은 사람도 38명이나 됐다. 29명은 구청 등이 지속적으로 집중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대구 22살 청년의 ‘간병살인’에서 보듯 본인이 복지급여를 신청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으로는 위기 가구 발굴에 한계가 있다”면서 “데이터를 활용해 은둔 고립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복지사각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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