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55, 오세훈 45" 그 여론조사 대표, 尹 지지율에 던진 말
"하락 가파르다, 너무 빨리 무너지면 재미없다"
이낙연 급상승 조사 놓고도 이재명 측과 갈등

여론조사 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 박시영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너무 빨리 무너지면 재미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씨 회사는 정기적으로 여야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를 하고 있다. 박씨의 정치 편향 언행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를 둘러싼 편파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며 “편향적 여론조사 회사는 정치 관련 여론조사를 하지 않는 것이 기본 윤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당내 경선이나 후보 단일화 등 중요 정치 사안을 여론조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정치권 행태에 대한 지적도 커지고 있다.
박씨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윤 전 총장이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가상 대결에서 뒤지거나 접전인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지지율 하락이 가파르다” “힘내라 윤석열! 이렇게 외쳐야 되나?” “이 양반 너무 빨리 무너지면 재미없다”고 적었다. 지난 2일에도 윤 전 총장 지지율에 대해 “하루아침에 빠질 지지도는 아니나 충성도는 점차 약해질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 업체 대표가 특정 후보에 대해 조롱에 가까운 투로 메시지를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또 “지지율 하락이 가파르다”고 말한 부분을 놓고는 비교할 기준점이 없는데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론조사 업계 관계자는 “비교 대상이 없는데 왜 저렇게 말했는지 모르겠다”며 “가뜩이나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는데 아전인수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는 한 토론회에서 ‘참관인들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사전투표에서 박영선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55대45로 이겼다’는 취지로 발언해 국민의힘에 고발됐다.

박씨가 대표로 있는 윈지 조사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10~11일 진행된 아시아경제·윈지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41.5%)가 윤 전 총장(42.2%)에게 오차 범위 내에서 뒤진 반면, 이낙연 전 대표(43.7%) 지지율은 윤 전 총장(41.2%)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낙연 캠프가 이를 ‘본선 경쟁력’이라 명명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이재명 캠프에서는 “대부분의 여론조사와 흐름이 달라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박씨는 12일 민주당 대선 경선 관련 “1강 1중 다약 구도에서 2강 다약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며 “1위 후보의 ‘부자 몸조심’ 행보 유지가 어렵다”고 했다.
박씨는 2004~2007년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여론조사 담당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발전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 비상임이사직을 지냈다. 그는 구독자 20만명의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박씨는 또 친여(親與) 성향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고, 올해 2월에는 조국 전 법무장관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자신과 윈지의 여론조사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계속되자 15일 “당신들 머릿속에는 여론조사를 조작할 수 있다고 상상하나 보는데 무지의 소치이자 궤변”이라며 대표의 정치 성향이 개입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다른 회사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윤석열의 하락세가 저희 조사에서만 나타났는지 살펴보시라”고도 했다. 그러나 정치평론가인 유창선씨는 페이스북에 “이 회사 대표가 골수 문빠(극렬 문 대통령 지지층)임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며 “정치적으로 한편에 서 있는 회사는 대선 여론조사를 맡지 않는 게 기본적 윤리”라고 말했다.
윈지는 지난 총선 때는 민주당 공천 관련 여론조사를 맡았고, 이 가운데 일부 후보에 대해서는 정치 컨설팅까지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윈지 주요 주주 중 한 명이 이근형 당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겸 공천관리위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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