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어차피 고기서 고기!" 육식 문화는 언제부터 생겨난 걸까?

“인생은 고기서 고기다.”

누군가는 한식을 이야기할 때 비빔밥에 들어간 채소에 집중하지만, 사실 한국인에게 고기는 그야말로 ‘찐사랑’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한국인의 고기 사랑을 농담 삼아 이야기하기엔 최근의 분위기는 조금 다릅니다.

환경 파괴문제와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들이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육식 문화에 전 세계인의 비판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맞습니다.

ⓒ서울경제

지금 인류의 육식 문화는 환경적인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래서 요즘 한국인들은 현명하게 고기를 먹고 있을까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었던 그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공장식 축산 환경 덕분에(?) 한국인들은 비교적 저렴하고 풍요롭게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 땅은 원래 고기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3면이 바다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죠. 심지어 연안에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기에 맛이 좋은 어패류가 풍성하게 잡힙니다. 이미 우리는 조개구이에 미친 채로 수천 년을 보냈다는 의미죠.

한반도의 땅덩어리는 목축을 경영할 만한 여건도 아닙니다. 그래서 육지동물을 먹기 위해서는 수렵을 하거나 소규모의 목축을 해야만 했습니다. 먹고 싶어도 먹으려면 꽤나 큰 노력을 해야 했다는 뜻입니다.

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반도의 선조들은 북방 민족들에게 배우고 또 배웁니다. 조금씩 육지 동물의 조리법도 숙달해 나갔죠.

꿩과 메추라기, 토끼와 사슴 등 다양한 고기를 사육하거나 사냥해서 먹어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육식을 즐기겠다는 굳은 신념 하나로 수많은 조리법을 발달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누른 밥에 간장만 얹어 먹어야 하는 가난한 사람도 늘 있었다는 점입니다. 한반도에서 육식 문화가 제대로 꽃을 피우는건 정말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조건이 되는 사람은 더 맛있는 육식을 위한 끝없는 도전을 해왔습니다. 특히 살코기 자체를 즐기는 방식에서 벗어나 해산물과 채소를 더해 고기를 포인트로 음식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을 만들어왔습니다.

진짜 제대로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이었는 뜻입니다.

소고기를 사랑했네, 그리워 했네

ⓒSmtmap

뭐니 뭐니 해도 한반도의 선조들은 소고기를 사랑했습니다.

다른 고기보다도 유달리 소고기에 집착했습니다. 소의 도축을 금지했던 고려와 조선에서 선조들의 소사랑은 더욱 커져만 갔는데요. 먹지 말라면 더 먹고 싶은 심리가 작용했던 것일까요? 어떻게든 소를 먹기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됩니다.

특히 고려 말기 원나라의 영향으로 육식 문화가 널리 퍼져 나가면서 그 사랑은 더욱 불타오릅니다.

이 ‘사랑’을 국가에서 막아야만 했던 조선의 심정이 어땠을지 짐작이나 가십니까? 사실 조선에서 <우금령>이 지속적으로 반포되었던 것은 육식을 금지했다기보다는 농경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JTBC <양식의 양식>

고기 맛을 알게 된 백성들을 막지 않으면 농사지을 소가 사라지리라 우려한 탓이었죠. 얼마나 사랑했으면 나라에서 이런 걱정까지 했겠습니까.

아무튼 이러한 소고기 사랑으로 조선 후기에 이르면 가축은 매매의 대상이 되고 소고기는 국밥 속 주재료로 널리 널리 퍼져나갔죠.

우금령을 비웃으며 조선인들은 여러 고기 음식을 해 먹었습니다.

ⓒJTBC <양식의 양식>

어느날은 굽고, 어떤 날은 삶고, 또 다음날은 끓여 먹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살코기만 먹은 것도 아닙니다. 위, 간, 골, 내장까지 먹었습니다. 우족과 껍질은 물론 심지어 뼈와 피까지 끓이고 삶았습니다. 곰탕에서 내장탕, 족발에서 순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죠.

ⓒtvN <수요미식회>

소는 그렇게 우리에게 다 내어주었습니다. 조선인의 소고기 편애는 일제가 정책적으로 돼지고기 사육을 권장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장기 연애를 했던 겁니다. 아니,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여전히 열애 중이죠.

그래서 먹으라고, 먹지 말라고?

1970년대 후반 돼지 사육의 기술이 발달해 양념하지 않고 구워 먹을 수 있게 되면서 돼지고기 삼겹살 구이가 ‘국민 외식’으로 등극합니다.

ⓒ이투데이

일단 소고기보다 쌌기에 사랑의 크기가 빨리 커질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한국인의 ‘소울푸드’ 치킨까지 등장하자, 소고기의 입지는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BHC

역시 돈 앞에 장사 없었죠. 하지만 한국인의 소고기 사랑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수입산 소고기로 대체를 하든, 육우로 저렴하게 즐기든, 어떻게든 싼 가격에 소고기를 먹기 위한 도전을 피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공장제 축산업은 문제가 많습니다. 고기를 꾸준히 먹어왔던 우리에게 고민거리를 던져 주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고기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성장기 어린이에서부터 임산부, 더욱이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과 노인들은 질 좋은 단백질을 고기 섭취를 통해서 얻어야 합니다.

무턱대고 ‘동물을 먹지말자!’는 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죠. ‘적당히’와 ‘제대로’가 중요합니다.

인간의 건강을 위해, 동물복지를 위해, 그리고 지구 환경의 보전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바로 적당하게 제대로 육식을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죠.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 방법을 찾을 겁니다. 그만큼 우리는 고기를 사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