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TV, 국내서 사면 손해?.. 관세 붙여도 30% 저렴

박지영 기자 2021. 11.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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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네오 QLED, 美서 최대 500만원 싸게 팔려
LG OLED TV도 국내 제품과 비교해 30% 저렴
업체 "시장 규모·유통 구조 달라 가격차 발생"
150만원 TV '관세·배송비·수수료' 22만원 추가
AS 기간 짧고 지역 변경 불가, 배송 문제 많아
멕시코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TV를 구매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직장인 김모(43)씨는 보름 앞으로 다가온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8년 전 결혼 예물로 샀던 55인치 TV를 대신할 75인치 TV를 해외직구로 구입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평소에는 옷, 건강식품, 펫상품 등 비교적 저렴한 상품 위주로 직구했는데 이번에는 TV 구입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라며 “75인치 삼성 TV를 알아보는데, 국내에선 200만원 넘는 제품을 해외직구로 150만원대에 살 수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미국 최대 쇼핑 축제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 26일)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시작하면서 해외직구에 나서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 기간 TV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가장 많은데, 국내 소비자 중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에 TV를 구입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13일 미국 최대 가전 쇼핑몰 베스트바이를 보면 국내에서 1150만원에 판매되는 85인치 삼성 네오 QLED 8K TV(QN900A)는 5500달러(약 65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베스트바이는 지난달 말까지 이 제품을 8500달러(약 1060만원)에 팔았는데,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대대적인 할인에 나섰다. 관세가 붙어도 국내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650만원에 판매되는 삼성 네오 QLED 8K를 해외에서 직접 구입할 경우 관세와 부대비용을 포함해도 830만원에 살 수 있다. 국내 판매 제품과 비교해 320만원(28%) 저렴하다.

LG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인 올레드 TV도 할인폭이 크다. 83인치 모델인 C1 4K의 경우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500달러(약 59만원)를 할인, 가격을 4999.99달러(약 589만원)로 낮췄다. 77인치 크기의 C1 모델도 이전보다 400달러(약 47만3000원) 낮춘 2899.99달러(약 34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비슷한 사양의 국내 판매 제품과 비교해 30% 가까이 저렴하다.

미국 최대 가전쇼핑몰 베스트바이에서 5500달러(약 650만원)에 팔리고 있는 85인치 삼성 네오 QLED 8K TV(QN900A). 이 제품은 국내에서 115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베스트바이 홈페이지

반면 북미 지역에 판매하는 제품과 국내 유통 제품의 생산 원가는 차이가 없다. 삼성전자는 북미용 TV 생산을 멕시코와 베트남 공장에서, LG전자는 멕시코에서 만들고 있다. 그런데 국내 유통 제품 역시 삼성전자는 베트남 공장, LG전자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인건비가 비슷한 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가격 차이는 시장 규모와 유통 구조에서 발생한다고 TV업체들은 설명한다. 북미 TV 시장 규모는 국내 시장의 2배가 넘는데, TV 업체로서는 많이 팔아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북미 시장에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국내 TV 제조사 관계자는 “같은 제품이라도 1년에 1000만대 팔리는 곳과 500만대 팔리는 곳에서 가격이 다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며 “북미 지역의 경우 일본,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더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춰 파는 경우도 많다”라고 했다.

유통 구조에서도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미국은 베스트바이를 비롯해 로우스, 홈데포, 시어스 등 대형 유통 업체가 경쟁하는 반면 국내는 자체 유통망인 삼성디지털프라자, LG베스트샵과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같은 소수의 양판점이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유통 채널이 많지 않고 가격 결정권이 제조사들에 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월마트를 찾은 인파 모습. /연합뉴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의 생각은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시장 규모와 유통 구조가 다르다는 이유로 자국민을 ‘호구’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관세와 배송비, 환전 수수료를 지불하고 해외직구에 나서는 국내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모든 부대 비용을 포함해도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관세청이 운영하는 직구물품 예상세액 조회서비스에서 예상 관세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서비스에 따르면 가격이 150만원인 대형디지털TV를 구입하면 관세 25만7250원이 부과된다. 이는 직접 소비자가 해외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직접배송 및 배송대행에만 해당한다. 구입과 배송까지 대행하는 구매대행의 경우 제품 가격에 관세가 포함된다.

배송비와 환전 수수료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150만원을 주고 75인치 TV를 구입할 경우 배송비는 평균 5만원 정도가 든다. 여기에 환전 수수료 1만원(0.8%)도 내야 한다. 결국 관세와 배송비, 환전 수수료 등으로 22만원을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150만원 TV의 경우 직구 제품이 국내 제품보다 20% 이상 저렴해야 이득을 볼 수 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6일)를 앞두고 인천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계자가 대형 TV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직구의 장점은 뚜렷하지만 주의 사항도 많다. 해외직구가 늘어난 만큼 피해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국제거래 소비자 상담은 2만6954건으로, 전년 대비 11.4% 늘었다. 불만 이유로는 ‘취소·환급·교환 지연 및 거부’가 1만3645건(50.6%)으로 가장 많았고, ‘위약금·수수료 부당청구 및 가격 불만’이 4004건(14.8%)으로 뒤를 이었다. ‘배송관련’ 불만도 3038건(11.3%)에 달했다.

해외직구 TV를 구입할 경우 적절한 사후관리서비스(AS)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잊으면 안 된다. 삼성·LG전자는 국제 보증(인터내셔널 워런티)을 적용하고 있지 않아, 해외직구로 구입한 TV에서 결함이 발견돼도 한국 품질보증 조건이나 소비자 분쟁해결기준을 적용 받을 수 없다.

또 해외 전용으로 생산된 제품의 경우 한국어 지원과 지역 변경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국내 전용 서비스(티빙, 웨이브 등)를 시청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전압 확인도 필수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220V를 사용하는데, 미국의 정격전압은 110V다. 제품 사용에 문제는 없지만 따로 별도의 어댑터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배송업체들이 제품 설치 과정에서 전원 케이블을 교체해주는데, 이런 경우에도 추가 비용(평균 3만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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