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삶을 담는 공간.. 편리함과 여유를 짓는다" [이슈 속으로]
두 대학 동기 獨 유학후 의기투합
기이함과 특이함 속 실용주의 추구
좁은 공간 지어진 '연희공단' 독특
"집짓기 도전?.. 아름다운 욕망 필요"
최대 용적 확보보다는 '최적' 추구
막대한 돈 쏟아붓는 도시재생사업
기반시설엔 변화 없어 안타까워
"개발 보다 사람이 우선인 도시돼야"

‘아파랏.체’는 두 대학 동기가 독일로 유학까지 같이 다녀와 차린 건축사무소. ‘단순한 것’ ‘기이한 것’ ‘지속가능한 것’으로 ‘아파랏.체’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설명한다. 특히 ‘기이함’에 대해 이세웅 소장은 “알아갈수록 오묘한 것을 기이한 것이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최연웅 대표는 “특이한 형상을 가졌지만 기능적으로나 구조적으로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들”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소수인 독일 유학파로서 지니고 있는 학풍에 대해 이들은 역시 실용주의를 꼽았다. “미국은 (건축에서) 상품으로서 매력적인 것에 더 집중하는 듯해요. 여기에선 독일처럼은 못 해도 다만 ‘집은 비싼 돈 안 들이고 합리적 가격에 지어서 유지관리도 되도록 간단하게 하면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태도는 남아있죠. 그러면서도 우아하게요.”(이 소장)

제대로 된 주택 설계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연희공단 정도면 아무리 빨라도 3개월이다. 설계도면만 150∼200장 정도가 필요한 작업이다. “설계도면이 끝날 때쯤이면 시공사 선정에 들어가죠. 저희는 건축주와 함께 시공사를 결정해요. 도면을 보내 견적을 받는데 돈만 보는 게 아니라 이전 어떤 작업을 했는지, 그리고 대표와도 이야기를 해보죠.”


“한때 사회적 역할이 없는 직업인 줄 알고 망설였던 시기도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회와 건강한 마찰을 일으키는 직업이었어요. 학교와 싸우고 구청과도 싸우고, 또 법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하는데 그런 게 저의 건축사로서 사회적 역할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다 다시 미국 유학을 떠나 현지 건축사무소에서 일까지 하다 귀국해 2015년 구보건축사사무소를 열었다. 신장개업 건축사는 일을 가리지 않고 맡았는데 공교롭게 2017년에는 ‘구룡마을’과 ‘은마아파트’라는 대도시 서울의 두 상징적 공간을 건축가로서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서울시 공영개발로 사라질 예정인 구룡마을과 서울 강남 변모의 역사를 간직한 은마아파트·은마상가의 현재를 기록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우리는 허가된 곳에 살아서 삶에 필요한 가스, 전기, 수도, 하수관이 제공된 상태에서 사는데 구룡마을은 이런 것 없이 자연환경에 내던져서 살아가야 했던 옛날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곳입니다. 마치 아마존 소수부족 같은 공동체로 모여 살 때 어떤 건축형태가 드러나는지 볼 수 있죠. 전기를 밖에서 끌어다 쓰는 식으로 모든 것을 자력 조달하다 보니 화장실 배관도 밖으로 설치되는 등 내장이 다 노출된 도시, 모든 것이 날 것으로 드러난 집들이 모인 곳이었습니다. 은마상가는 서울 강남 한복판 지하에 그처럼 활력 있는 재래시장이 존재한다는 게 놀랍죠.”

서울 이화동에 지어진 2층 건물 ‘워크 프롬 홈(Work From Home·2019)’도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다. 부동산 개발의 본능인 ‘최대’가 아닌 ‘최적’을 추구했다. 이미 우리 사회가 최대 용적을 확보하는 건물이 최대 수익을 안겨주는 시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건축법규상 4층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는 조건인데 2층으로 낮췄다. 그 결과 확보해야 하는 주차장 면적이 줄어들면서 값진 공간인 1층 전부를 주차장으로 쓰는 악수(惡手)를 피할 수 있었다. “이화동 같은 땅은 보통 사층까지 올리는데 그러면 주차법규 때문에 주차장으로 쓰느라 일 층이 다 없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필로티 주차장만 보면서 걷게 된 거예요. 면적이 작아도, ‘주차할 필요가 없다’해도 그래요. 사실 주차장 확보도 국가에서 해줘야 하는 역할인데 그걸 ‘각자도생’으로 하라는 시스템이다 보니 도시가 이렇게 된 거죠.”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소주는 무슨 소주” 임성근 아내의 과거 반응…임성근 "구박받고 삽니다”
- 대학생 딸에 뜨거운물 부은 40대 가수…여경 손가락 물어뜯은 20대男 [금주의 사건사고]
- 김광규, '빈잔' 듣고 눈물… "전세사기에 돈 전부 잃어, 병원비도 없었다"
- “면회 한 번 다녀왔을 뿐인데”…20대 딸, 사흘만에 숨진 이유
- “1분에 30개 하면 당신도 20대”… ‘이것’ 개수로 알 수 있는 ‘건강 신호’ [수민이가 궁금해
- 장윤정에게 무슨 일이…두 번 이혼 후 8년째 홀로 육아
- “1분에 10kcal? 달리기보다 낫네”…매트 없이 집에서 하면 안 됩니다. [수민이가 궁금해요]
- 혜리 "사람 좋아하지만 상처 받아… 기댈 곳 없다" 눈물 쏟아
- “이 돈 다 어디서 났어?”…2030이 떨고 있다
- “한국,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우유 한 잔 차이였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