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도 열광하는 '한국 웹툰' 왜 주목받나 했더니

‘D.P., 유미의 세포들, 스위트 홈…’  

최근 드라마로 제작돼 큰 성공을 거둔 작품들에 공통점이 있다. 모두 ‘웹툰’ 원작이라는 것. 웹툰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콘텐츠다. 만화 종주국인 일본, 미국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시아 앱마켓에서 매출 1위에 오르는가 하면, 주요 인기작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해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

/김고은 인스타그램, 네이버웹툰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웹툰은 국내에서 20년 전 처음 시도한 콘셉이다.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라는 뜻의 카툰(Cartoon)을 합성한 말로 ‘디지털 만화’를 의미한다. 한국에서 탄생했지만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웹툰은 ‘인터넷 연재 만화’로 통용된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아니메’(Anime)로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 웹툰이 K-POP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 장르로 자리잡은 셈이다.

현재 글로벌 웹툰 시장은 7조원 규모다. 여기에 웹툰을 활용한 영화, 드라마까지 포함하면 전체 연관 시장 규모는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만화 시장을 제치고 한국 웹툰이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넷플릭스, 레진코믹스
/넷플릭스, 네이버웹툰.

일본과 미국의 만화 산업은 세계 최대 규모지만 어디까지나 만화책 중심이다.  현재 출판 만화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연출적으로 지루하고 읽기 불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 방식도 수십년째 그대로다. 만화를 권 단위로 구매하거나 대여하는 방식이다.

현재 일본과 미국의 만화 산업 디지털 전환율은 각각 45%, 10% 수준이다. 그나마 있는 디지털 만화도 기존 출판 만화를 웹 화면에 그대로 옮긴 형태가 절반 이상이다. 웹 환경에 맞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형 웹툰은 20년 넘게 이어온 노하우로 새로운 형태의 만화를 제공하며 다국어 버전을 출시했다. 해외에서 웹툰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는 이유다. 이와 관련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언론 보도에서 “미국 코믹스 산업 내에서 한국의 웹툰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장르는 없다”며 웹툰 성장 가능성을 내다봤다.

웹툰은 기존 만화 산업과 다른 장르로 발전했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기획·제작부터 배포까지 전 과정이 웹 환경에 최적화돼있다. 우선 풀 컬러로 서비스된다. 또 한 페이지에 여러 컷이 있는 만화책 형태와 달리 웹툰은 이미지가 세로로 길게 배치돼 있다. 컷이나 문자 배치가 자유롭고 번역에도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손가락으로 한 컷씩 빠르게 내려 보는 방식이라서 읽기에도 편하고 내용 전개도 빠르다. 실제로 이 방식이 인터넷 만화 산업에서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소비 방식도 다르다. 스마트폰을 통해 원하는 때 어디서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앱만 설치하면 대부분 공짜로 볼 수 있다. 접근이 쉬워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마음의 소리 시즌2. /KTH
웹드라마로 제작된 웹툰 ‘마음의소리’. /마음의소리 문화산업전문회사

다수의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방식도 눈에 띈다. 국내 웹툰 시장을 이끄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아마추어라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콘텐츠를 올려 독자들의 평가를 받고 정식 작가로 데뷔할 수 있도록 한다. ‘도전만화’와 ‘웹툰리그’를 통해서다. 접근이 쉬워지자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고수들이 등장했다. 조석의 ‘마음의 소리’와 강풀의 ‘조명가게’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작품들은 지금의 네이버와 다음(현 카카오) 웹툰을 있게 한 대표작으로 남았다.

이같은 방식은 유명 작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가서 배우는 기존 만화 산업의 도제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더 많은 창작자를 발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외국에서도 같은 시스템을 도입해 창작자와 작품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이버

유튜브처럼 창작자와 수익을 나누는 시스템도 웹툰 성공 비결 중 하나다. 영상에 따른 광고 수익을 유튜버와 유튜브가 각각 배분하듯, 네이버와 카카오 등도 작가와 수익을 나눈다. 웹툰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거나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경우 그 수익은 훨씬 커진다. 최근 네이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기록한 작가는 124억원을 수령했다. 이처럼 수익 배분 시스템으로 억대 연봉을 버는 작가들이 생겨났고, 이는 더 우수한 작가와 작품을 확보하는 요소가 됐다.

앞으로도 웹툰 산업의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웹툰은 스토리텔링이 검증된 데다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콘텐츠라서 드라마·영화·게임 등 2차 콘텐츠로 제작되기도 한다. 이미 다양한 작품이 영상으로 만들어졌다. 인기작 ‘D.P 개의날’, ‘유미의 세포들’, ‘스위트 홈’ 등이 대표 사례다. 최근 방영한 ‘D.P.’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돼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태국 등에서 인기 콘텐츠 1위에 올랐다. ‘스위트 홈’ 역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만들어져 전 세계 39개국에서 인기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다.

글 jobsN 박혜원
jobarajob@naver.com
잡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