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출신 감독, 한국에선 언제 나올까[SS포커스]

정다워 2021. 12. 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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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축구 감독 대부분은 필드 플레이어 출신이다.

애초에 K리그에서 감독을 할 수 있는 골키퍼 출신 지도자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K리그 감독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P급 라이센스를 보유한 골키퍼 출신 지도자는 한국에 두 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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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광 전 올림픽대표팀 골키퍼 코치.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포지션과 리더십은 관계가 있을까?

한국에서 축구 감독 대부분은 필드 플레이어 출신이다.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의 히카르도 페레즈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사령탑들은 현역 시절 수비수, 미드필더, 혹은 공격수로 뛰었다.

애초에 K리그에서 감독을 할 수 있는 골키퍼 출신 지도자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K리그 감독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P급 라이센스를 보유한 골키퍼 출신 지도자는 한국에 두 명뿐이다. 김현태 전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과 차상광 전 올림픽대표팀 골키퍼 코치가 주인공이다. 김현태 전 위원장은 2015년 우리나라에서 골키퍼로는 최초로 P급 라이센스를 취득했다. 차상광 코치의 경우 이달 종료된 교육을 통해 자격을 얻었다.

한국에선 골키퍼 지도자들을 향한 일종의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필드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지도에 한계가 있다고 보는 시선이다. 한 골키퍼 출신 지도자는 “아무래도 국내에선 골키퍼 코치는 골키퍼만 가르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필드 영역은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전술을 이끌기엔 무리가 있다고 보는 편견도 강하다”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편견에 가까운 표현이다. 축구에서 감독의 역할은 다양하다. 선수를 가르치고 전술을 짜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 축구에서는 감독과 코치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돼 코치가 전술적인 면에 더 섬세하게 관여하기도 한다. 대신 감독은 선수 구성과 팀 매니지먼트 등 외적인 요소에 더 집중하는 경우도 있다. 분업화되어 가는 환경에서 감독의 출신 성분, 즉 포지션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게다가 골키퍼 출신 지도자가 갖는 장점도 분명 있다. 평생을 뒤에서, 필드 플레이어 20명이 움직이는 경기를 봤기 때문에 오히려 더 넓은 시야와 깊은 식견을 갖출 수도 있다. 선수, 코칭스태프를 이끌 리더십, 뚜렷한 축구 철학 등이 있다면 골키퍼 출신 지도자도 분명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다. 차상광 코치는 “장단점이 있는 것 아니겠나. 저도 이번에 P급 지도자 자격증을 이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골키퍼 출신의 장점을 잘 가미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지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면서 “골키퍼 출신이라고 감독을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포지션보다는 그 사람이 가진 능력, 실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감독의 자질이 있다면 언젠가 골키퍼 출신도 K리그에서 감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의 경우 골키퍼 출신으로 큰 성과를 내는 감독들은 있다. 과거 FC서울을 이끌었던 세뇰 귀네슈 전 터키대표팀 감독이나 지난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러시아의 8강 진출을 이끌었던 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 감독 등이 대표적인 골키퍼 출신의 사령탑들이다.
김영무 숭실대 감독.제공 | 대한축구협회
국내 대학 무대에서는 골키퍼 출신 감독들이 소수 활약하고 있다. 눈에 띄는 인물은 김영무 숭실대 감독이다. 1984년생으로 아직 30대인 그는 대행 시절 춘계대회 준우승, U리그 서울권 우승을 견인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젊은 나이에 정식 감독이 됐다. 김영무 감독은 “막상 감독을 해보니 포지션은 크게 상관 없다는 것을 느낀다. 감독으로서 선수, 코칭스태프에게 확신을 주고 이끄는 지도력이 최우선이다. 대학 감독은 외적으로 신경쓸 일도 많다. 골키퍼 출신이라는 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영무 감독은 “골키퍼 출신 지도자분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제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라면서 “저도 기회가 된다면 P급 라이센스를 취득해 언젠가 K리그 감독에 도전해보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편견을 깨는 일에 도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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