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안경으로 보는 '유라시아 교역지도'
![과거 유라시아 대륙을 동서로 가로지르며 무역이 활발했던 실크로드. 안경은 실크로드뿐만 아니라 인도양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해양 무역로를 통해 서양에서 동양으로 전파되며 새로운 무역로를 만들어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2/31/mk/20211231154501431kebo.jpg)

기원전 5000년부터 인류는 광학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며 수천 년간 렌즈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를 해왔다. 하지만 이를 인간의 시력 교정을 위해 사용한 것은 13세기부터다. 그 세월 동안 로마 황제 네로나 마르쿠스 키케로는 시력 저하로 인한 고민을 해결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1000년대 '광학의 아버지'로 불린 중세시대 이슬람 과학자 이븐 알하이삼이 밝혀낸 구면경과 렌즈의 원리가 라틴어로 번역돼 유럽 수도원에 전파된 1240년 이후에야 안경이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안경은 유럽에서 완성됐지만 이를 제조하는 기술의 근본은 이슬람에서 탄생했다. 기술이 안경으로 완성되기까지 200여 년의 간극은 유럽과 아랍이 가까운 위치에 있으면서도 활발한 교류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이슬람은 안경 발명 이전부터 우수한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유리 제품을 중국과 인도로 수출하며 장거리 무역에 집중했다. 7세기 무렵 중국에서는 아랍의 유리 제품이 '파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귀한 보석으로 취급됐다. 당시 아시아의 대제국인 서부 아바스와 동부 당 제국은 사치품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거래했다. 유리로 시작된 그들의 교류는 15세기 안경으로 이어지며 인도양 기반의 교역망을 더욱 굳건히 했다.
이슬람에서 안경이 건너오기 전에도 안경을 쓴 사람들은 중국에 존재했다. 유럽과 연결된 육로를 오가며 신문물을 받아들인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코안경 형태의 유럽식 안경과 달리 중국의 안경은 비단과 끈으로 고정하는 형태로 변해갔다. 이동이 많은 유목생활을 기반으로 활동성을 강조하며 제작된 아랍식 안경이었다.
이후 안경은 조선과 일본으로 전파되면서 디자인과 기능이 우수한 유럽식 안경으로 정착했다. 중국 장인들은 아시아권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숙련된 기술로 유럽의 안경을 대체했다. 하지만 렌즈 제조법이나 기능을 발전시키지 못한 한계에 직면하며 결국 19세기 이후 안경 기술 발전의 주도권을 유럽에 넘겨주게 된다.
저자인 한지선 조선대 인문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중국 해양사와 문명사를 연구하며 6년간 200권 이상의 문헌자료를 통해 실크로드를 넘어선 또 다른 문명 교류의 통상로를 재구성했다. 저자는 유리와 안경이 대륙을 연결하는 증거이며 세계화를 설명하는 단서라고 강조한다. 특정 산물이 무역로를 개척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오늘날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과거를 통해 규명한다. 저자는 "안경이 중세시대 인류에게 가져온 혁신은 마치 벨이 전화를 발명한 것과 같다"는 말로 문명의 발달에 기여한 점을 강조한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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