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밥상 책임지는 '3인방'의 '3색 DNA'는 바로 이것
[경향신문]
“라면, 설탕, 밀가루, 캐첩, 마요네스…”.
한국 어느 집의 부엌을 봐도 CJ제일제당·농심·오뚜기의 제품이 한 두개씩은 있기 마련이다. 이들 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며 반백년 이상 한국인의 식탁을 책임졌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지난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3사 모두 변함없이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이들이 내세우는 성공의 비결은 모두 다르다. CJ제일제당이나 농심이나 오뚜기나 모두 제각각의 전통과 개성이 담긴 ‘유전자’를 갖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트렌드 선도’
1953년 문을 연 CJ제일제당은 ‘먹거리 트렌드’를 선도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설탕(1953)과 밀가루(1958)로 시작해 다시다(1975), 스팸(1987), 햇반(1996), 비비고왕교자(2013) 등 히트상품을 수 없이 내놨다. 현재 한식 ‘비비고’, 양식 ‘고메’, 요리재료 ‘백설’ 등 3개 대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인 쁘띠첼, 한뿌리(삼), BYO(유산균), 리턴업(항노화)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CJ제일제당은 빅데이터에 기반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트렌드를 발빠르게 파악하는 ‘DNA’를 갖고 있다. 사내에 트렌드 전담 조직을 따로 두고 지속적으로 신제품 출시와 제품 리뉴얼을 담당하게 하는 등 소비자와 끊임없이 소통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4일 “시의적절한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강점인 만큼 코로나19 한파에는 ‘집콕족’을 겨냥해 비비고 생선구이(2019), 가정간편식 더비비고(2020), The더건강한 닭가슴살(2021) 등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며 “에어프라이어가 인기라는 점에 착안해 핫도그, 튀김류, 베이커리류를 강화하고 ‘홈술족’을 겨냥해 제일안주(2020)를 새롭게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식품 매출은 8조9687억원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농심은 ‘뚝심’
1965년 장사를 시작한 농심은 신라면과 새우깡 등 ‘한국적인 맛’을 뚝심있게 밀어부쳐 정상에 올랐다. 소고기라면(1970)과 해장국라면(1971)으로 시작해 신라면(1986), 안성탕면(1983), 짜파게티(1984), 너구리(1982) 등을 세계적인 라면브랜드로 키워냈다. 운도 따랐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전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 국내에서는 가수의 비의 노래 ‘깡’이 역주행하면서 덩달어 새우깡(1971)도 날개돋힌 듯 팔렸다.
농심이 자랑하는 ‘뚝심 DNA’는 해외에서도 통했다. 국내에 ‘매운 라면의 시대’를 연 신라면을 필두로 전세계 100여 개국에 한국인의 입맛을 수출해 지난해 라면 매출이 2조868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을 스파게티와 파스타처럼 세계적인 고품질 프리미엄 면으로 키울 계획”이라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기름에 튀지기 않은 건면을 확대해 대표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고 시장확대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실험정신’
1969년 즉석 분말카레로 등장한 오뚜기는 ‘실험정신’으로 똘똘뭉친 도전적인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스프(1970), 케첩(1971), 마요네스(1972)를 출시했고 가정간편식의 효시인 3분 요리(1981)를 처음 선보였다. 참기름(1983), 옛날당면(1986)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전통식품 ‘옛날’의 브랜드 가치도 높였다.
오뚜기가 현재 시판 중인 가정용 제품은 1000여 종이 넘는다. 진라면 등 기존 제품의 개념을 뛰어넘은 쇠고기미역국라면, 채황·북엇국라면 등 실험적인 제품은 물론 삼겹살 전용 소스 등 이색 제품까지 다양하게 쏟아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는 카카오 진라면·고기리 막국수 등 이색 콜라보 제품 20여 개를 선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2조5959억원으로 전년(2조3597억원) 대비 10.0% 증가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롯데마트·태극당·국순당·넥슨 모바일·카카오 프렌즈 등 업종과 상관없이 다양한 협업제품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면서 “맛과 품질에 재미를 더하는 젊은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이종산업과의 시너지효과를 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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