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 이어 '주술회전'..일본 만화 전성시대
[홍순철의 이래서 베스트셀러]

[한겨레Book] 홍순철의 이래서 베스트셀러
주술회전
아쿠타미 게게 지음, 이정운 옮김 l 서울미디어코믹스
요즘 서점가는 일본 만화 전성시대다 . < 귀멸의 칼날 > 시리즈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를 바로 이어 < 주술회전 > 시리즈가 점령했다 . ‘ 식빵 언니 ’( 배구선수 김연경 ) 의 추천 덕분인지 배구 만화 < 하이큐 > 시리즈도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권에 올라가 있다 . 올해 상반기는 < 귀멸의 칼날 > 이 문화계 전반을 휩쓸었다 . 만화 단행본 시장을 비롯해 ,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방영된 티브이( TV) 시리즈 , 그리고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 왜색 짙은 이야기와 욱일기 그림 논란에도 불구하고 < 귀멸의 칼날 > 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 온라인 서점 ‘예스 24’ 집계를 보면 , 만화 베스트셀러 1 위부터 25 위까지를 시리즈로 석권한 < 귀멸의 칼날 > 덕분에 상반기 국내 만화 분야 도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나 성장했다 .
< 귀멸의 칼날 > 시리즈는 다이쇼 (1912 ∼ 1926) 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이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 ‘혈귀’로 바뀐 여동생을 인간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다양한 혈귀들과 싸우는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 주술회전 > 시리즈는 인간의 부정적 감정에서 생겨나는 ‘주력’을 이용하는 주술사와 저주에서 태어난 괴물 사이의 갈등을 다룬 액션 판타지 만화다 . 두 시리즈 모두 지루할 법한 ‘ 집콕 시대 ’ 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전형적인 일본 소년만화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 주간 <소년점프>라는 만화잡지에 연재된 원작이 인기를 끌면서 , 만화책으로 출간되고 , 티브이 시리즈 ,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함께 출시됐다는 공통점도 있다 .
일본 만화 전성시대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국내에 일본 만화를 소개하는 대표적인 출판사 ‘ 학산문화사 ’ 와 ‘ 서울문화사 ’ 의 대결 구도다 . 학산문화사가 < 귀멸의 칼날 > 시리즈로 올해 상반기 만화 시장을 평정하는가 했더니 , 서울문화사가 바로 < 주술회전 > 시리즈로 거센 반격을 가하고 있다 . 일본 만화 출판의 양대 산맥끼리의 한판 대결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도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
한때 ‘ 오타쿠 문화 ’ 로 취급되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넷플릭스나 왓챠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직접 일본 애니메이션을 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일본 만화는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인식되고 , 빠른 속도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 서점가에서 집계한 책의 성별 , 연령별 판매 비율을 살펴보면 , < 귀멸의 칼날 > 과 < 주술회전 > 모두 남성보다는 여성이 , 10 대보다는 20 대가 월등히 앞선 비율로 책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 귀멸의 칼날 > 과 < 주술회전 > 의 엄청난 인기는 묘한 양가감정을 불러일으킨다 . 한국 만화 시장을 일본 만화가 점령한 느낌이 들어 한편으로는 질투가 나고 속상하면서도 대단한 인기가 부럽고 비결이 궁금해진다 . 탄탄한 주간지 연재 시스템 , 만화책 , 티브이 시리즈 , 극장판 애니메이션 , 게임 , 완구 , 피겨 등으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광범위한 ‘ 콘텐츠 지식재산 (IP) 비즈니스 ’ 와 국경을 자유롭게 넘을 정도로 강력한 팬덤 문화는 일본 만화를 세계적인 콘텐츠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 < 드래곤볼 > < 슬램덩크 > < 원피스 > 에 이어 < 귀멸의 칼날 > 과 < 주술회전 > 의 인기는 일본이 왜 여전히 콘텐츠 강국으로 불릴 수밖에 없는지를 확인시켜준다 .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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