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그림 속에 담긴 선조들의 염원과 희로애락
'효·제·충·신·예·의·염·치' 덕목 글 속에
글자 의미 관련 상징적 형상 그려 넣어
유교덕목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
점차 장식화 경향.. 생활미술로 자리
"작가의 불가사의한 표현 가득한 민화"
현대미술가 3인의 문자도도 함께 전시

조선이 꿈꾼 유교적 이상사회를 떠받친 윤리다. 하지만 이 윤리는 단지 사회의 윤리기준에 머물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계층을 아울러 당대 모든 사람들의 삶 속에 숨 쉰 ‘생활미술’이 됐다. 이 여덟 글자를 한국만의 개성 있는 향토예술작품으로 들여다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 위치한 현대화랑이 전시 ‘문자도-현대를 만나다’를 개최하며 조선시대 문자도 11점을 선보인다. 문자도를 새롭게 재해석한 현대미술가 박방영, 손동현, 신제현의 작품도 함께 내놓았다. 현대화랑이 그간 저평가돼온 한국 민화를 재조명하기 위한 취지로, 2018년 개최한 기획전 ‘민화, 현대를 만나다’의 후속 전시다. 이번엔 문자도를 조선시대 선조들의 삶 깊숙이 스며들어 당대 사람들의 염원과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문화유산으로서 집중 조명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백수백복도’가 먼저 관람객을 맞는다. 복(福)자와 수(壽)자를 번걸아 100번 반복돼 있는 구성인 작품이다. 오래 살고 복을 누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병모 경주대 특임교수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쓴 글에서 “조선시대 유교 문자도의 의미있는 가치는 구조적 짜임과 자유로운 상상력에 있다”며 “문자도라는 유산을 단순히 옛 그림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현대에 어떻게 계승해 미국의 그라피티 못지않은 현대의 문자도로 발전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안현정 미술평론가는 “이름 없는 무명화가들의 그림이라는 편견 때문에 이 빼어난 그림들이 한동안 인정받지 못했으나, 문자도는 그린 이의 상상력에 따라 신출귀몰하고 불가사의한 표현이 가득한 민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형적인 스토리텔링을 구사한 것에서부터 대상을 생략하거나 과장한 것에 이르끼까지 표현이 풍부하다”며 “비주류 미술사로 취급받던 민화를 독창적 개성미로 읽어냄으로써 근대의 한 측면을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31일까지.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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