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자꾸 일하다가 실수를 할까?

일하다 실수를 했습니다. 한숨 푹 내쉬고 돌이켜 보니, 나는 툭하면 실수를 해온 것 같습니다. 자잘한 실수든 꽤 큼지막한 실수든요. 주변에서는 ‘실수는 누구나 해’라고 말하지만, 실수를 저질렀을 때는 그 말은 잘 들리지도 않습니다. 내가 왜 그랬나 싶어 부끄럽고 주눅 듭니다.

주니어 직장인들의 이런 고민, 리멤버 커뮤니티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또다시 실수할까봐 걱정된다는 글이 툭하면 올라오죠. 실수는 정말로 해도 괜찮습니다. 다만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화두: 사회 초년생 분들, 실수했을 때 어떻게 하세요?

제 친구가 최근 경영지원 분야로 취업했는데, 잦은 실수로 인해 많이 힘들어해서요... 그 중에서 실수 했을 때, 상사에게 전달하는걸 가장 무서워 하는데 ㅜㅜ 혹시 어떤 조언을 해줘야 도움이 될까요? (내눈앞모니터 | 고객센터/CS)

안녕하세요 초급 기획자입니다. 입사하고 한 2년 정도 지났는데 최근 업무 실수가 잦아 직무 변경이나 해결 방법을 고민중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최종 검수 단계에서 퍼블리싱, 디자인 8~9개 오류 발견하고 수정요청해도 꼭 하나씩 더 나오더라고요ㅠㅜ 체크리스트 작성해서 검수해도 퍼블리셔가 작업한 부분에서 끝까지 발견못한 오탈자같은게 나왔을 때 너무 현타오고 자괴감이 듭니다. 원래 직장생활 초반에는 다들 이러시나요? 다들 어떻게 개선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홈스윗홈 | 서비스·게임 기획)

'이 정도면 됐겠지?' 속단은 금물

대부분의 실수가 ‘이만하면 되겠지’라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비즈니스는 복잡계입니다. 일 하나를 성사시키기까지는 여러 가지 요소가 서로 얽혀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꼼꼼함과 덜렁거림의 차이라기보단, 시야의 차이 때문에 실수가 생깁니다.

어떤 일이 쉬워 보인다면 그 기분을 경계 신호로 삼으세요. 일의 A부터 Z까지 파악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처음 업무상 때 ‘이만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과 실제 결과물이 요구하는 레벨이 달라서 일어나는 일인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입니다. 경험이 해결해주는 것이긴 한데, 그 과정을 짧게 줄이고 싶다면 의식적인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좋은 결과물 잘나온 결과물들을 많이 보시고 내가 한 것들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찬찬히 시간 들여서 복습하시면 도움 될 겁니다." (나아님 · 자산운용)

반성은 하되, 너무 자책하지는 마세요. 생각보다 큰 일 아니에요

실수는 더 많은 요소에 눈을 뜨게 돕는 계기가 됩니다.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야’라는 말이 익숙한 이유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낙담하게 되면 많은 부작용이 생깁니다. 실수에 대한 보고가 늦어진다거나 다음 일에 지레 겁을 먹는다거나, 자기 자신을 필요 이상으로 검열하게 되거나요. 툴툴 털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위로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것이 성장에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내 실수를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상사도 사실은 ‘저러면서 배우는거지’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회사 망했나요? 편하게 다니세요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양차 · 자동차/조선/항공)

"2년이면 햇병아리 아닌가요... 투입시간을 조금 늘려보되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게 좋아보입니다." (캐스트 · 재무/회계/IR)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라

긍정적인 마인드 갖추고, 경험도 충분히 쌓이면 실수를 절대 안할 수 있을까요? 그럴리가요. 사람은 죽을 때까지 실수를 합니다. 10년 해온 일도 어느날 삐끗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죠. 실수 없는 사람은 단순히 꼼꼼하고 연차 높고 똑똑한 사람이 아닙니다.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세운 사람입니다.

먼저 내가 사람이고, 언제든 실수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인정하세요. 그리고 실수를 할래야 할 수 없는 나만의 업무 시스템을 만드세요. 빈틈 없이 일하는 사람은 그렇게 합니다. 퇴사예정자2님이 드신 예시를 보세요. 만약 오탈자를 내는 실수가 반복된다면, 모니터로만 보지 말고 프린트로도 한 번 더 보고, 펜으로 밑줄 그으면서 소리내어 읽어보고, 제 3자의 시각으로 검토하는 3단계를 기본으로 두세요. 이 시스템 안에서는 실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크로스 체크하고 가능하면 최종단계에 출력물로 확인하는 방법도해보세요. 모니터 이미지로 볼때보다 출력물로 확인하면 좀 더 오류가  잘 보일꺼예요~ 스트레스 넘 받지마시고요!!" (하아재 · 관리/운영)

"본인이 한 건 눈에 잘 안 들어와요. 물론 유달리 잘 찾아내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자기가 한 건 눈에 익어서 그럴 수 있어요. 주변분들한테 크로스체크를 요청하시는 게 좋을것 같아요." (민서삼촌 · 마케팅/광고)

잡화점 dlab@donga.com 공동제작=리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