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파스, 아픈 곳에만 붙이세요

정재훈 약사·'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저자 2021. 9. 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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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 소개되는 파스에 대한 이야기는 오류투성이다. 쿨파스는 얼음찜질, 핫파스는 온찜질을 대신한다는 설명이 대표적이다. 그럴 수 없다. 파스는 진짜 냉기나 열이 아니라 차갑고 뜨거운 온도 감각만 자극한다. 얼음찜질은 혈관을 수축시키지만 쿨파스에는 그런 효과가 없다. 찜질이 필요할 때는 찜질을 해야 한다. 단, 파스를 붙이고 찜질하면 화상 같은 부작용 위험이 커지니 피해야 한다.

최근에는 파스를 아픈 부분 반대편에 붙이면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 TV에도 나오고 신문 기사로도 나왔다. 블로그와 유튜브에도 같은 내용이 여럿 보인다. 전부 틀린다. 파스는 애초에 국소적으로 작용하게 만든 제형이다. 파스를 붙일 때는 아픈 부위에 붙이는 게 옳다. 설명서를 봐도 전부 ‘환부에 붙이라’고 되어있다.

일러스트=김도원

무릎이 아픈데 반대편에 붙인다는 잘못된 설명이 나온 이유는 뭘까? 아마도 일반 파스와 패치제를 혼동했을 것이다. 패치제는 파스와 달리 전신 흡수가 목적이다. 예를 들어 니코틴 패치제를 털 없는 부위인 위팔(상완)이나 엉덩이에 붙이면 전신으로 흡수된다. 하지만 파스 속 약 성분은 애초에 혈관으로 흡수되지 않는 게 좋다.

붙이는 파스의 장점은 먹는 약과 달리 전신으로 흡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염 진통 알약을 복용할 때와 비교하면 혈중 약물 농도가 5% 이하다. 그만큼 전신 부작용도 작다. 아픈 부위에 바로 붙여 효과를 내고 전신 부작용을 피할 수 있어서 파스를 쓴다. 그런데 파스를 흡수가 잘되도록 반대쪽에 붙여야 한다니. 최근 본 약에 대한 거짓 정보 중 톱5에 넣어도 될 이야기이다.

무릎처럼 움직임이 많은 곳에도 신축성 좋은 플라스터 제형 파스를 붙이면 잘 붙는다. 아니면 젤이나 로션 형태 제품을 발라도 된다. 아픈 곳이 여럿일 때는 파스나 바르는 약 대신 소염 진통 알약을 복용해도 된다. 하지만 굳이 반대편에 파스를 붙이지는 말자. 약효를 제대로 보기도 어렵고 괜히 아프지도 않은 부위에 약으로 인한 자극감 같은 부작용만 생긴다. 파스를 아픈 곳 반대편에 붙여야 한다니 뭔가 호기심이 생긴다. 하지만 약에 관한 한 그런 솔깃한 이야기가 거짓 정보일 때가 많다. 글씨가 조금 작아도 약품 설명서를 읽는 게 낫다.

정재훈 약사·'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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