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그려 건물주에 페라리 타고'..잘 나가는 '웹툰작가' 연봉은

유승목 기자 2021. 12. 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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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수익 8400만원, 네이버 인기작가 되면 2억8000만원 벌어..열악한 처우와 불공정계약도 여전
네이버 인기웹툰 '지옥'(왼쪽)과 '유미의 세포들'. 두 작품 모두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제공=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최고 인기작인 '여신강림'을 그린 야옹이 작가는 10대 사이에서 웬만한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다. 얼마 전엔 3억원이 넘는 수퍼카 페라리를 구입해 화제를 낳았다. '패션왕'과 '복학왕'으로 히트를 친 기안84는 2년 전 금싸라기땅인 서울 송파구에 있는 건물을 46억원에 매입한 건물주다. 그는 과거 "방송수입은 웹툰수익의 10분의 1"이라고 밝혀 주위의 놀라움을 사기도 했다.

만화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웹툰으로 진화하며 웹툰을 그리는 창작자의 위상도 달라졌다. '가난한 만화가'는 옛말이 됐고,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류를 이끄는 K콘텐츠 원천스토리로 가치가 재조명되기 시작한 데다, 이름 있는 플랫폼에 입성한 작가의 수입규모가 어지간한 직장인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지며 초등학생들의 선망 직업으로까지 자리매김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웹툰산업이 급성장하며 음악, 영화·드라마와 함께 주요 콘텐츠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21 웹툰사업체 실태조사' 조사 결과 지난해 웹툰산업은 1조538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6400억원) 대비 64.6%나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속에서도 고공행진했다.

/사진제공=콘진원

웹툰시장이 커지면서 덩달아 웹툰작가들의 수입도 증가세다. 콘진원 조사결과 지난해 1년 내내 웹툰을 연재한 작가들의 평균수입은 전년 대비 658만원 늘어난 8121만원이었다. 1년 내내 연재하지 않은 경우에도 평균 5668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 직장인 연봉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국세청 '2021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근로자 평균연봉은 4380만원이었다.

꿈의 무대로 통하는 네이버, 카카오 양대 플랫폼에 입성하면 수입은 더욱 커진다. 네이버웹툰이 지난 8월 공개한 '네이버웹툰 1등작가'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연수익은 124억원에 달했다. 정식 연재 중인 국내 작가 700여명의 평균 연수익도 1인당 2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웹툰이 모바일에 최적화된 플랫폼과 시간·장소에 관계없이 이용하는 '스낵컬처'의 대표 콘텐츠란 점에서 소비가 커졌기 때문이다. 웹툰의 수익이 단순히 원고료에 한정되지 않는 점도 웹툰작가의 억대연봉에 영향을 미친다. 웹툰IP(지식재산권)가 다른 영역으로 확장 가능성이 큰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다.

실제 인기 웹툰은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대성공을 거둔 '지옥'이나 영화·드라마로 히트친 '신과 함께', '이태원 클라쓰', '유미의 세포들'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광고나 유료상품 수익, 캐릭터사업을 통해서도 매출을 일굴 수 있다.

인기 웹툰작가 기안84(왼쪽)와 야옹이. /사진=작가 인스타그램

이처럼 웹툰작가의 직업적 매력이 알려지며 장래희망으로 웹툰을 그리겠다는 10~20대도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올해 초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웹툰작가(만화가)는 초등학생이 선호하는 장래희망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웹툰작가 10명 중 8명(83.9%)이 30대 이하일 정도로 웹툰시장 구성원의 나이도 젊은 편이다.

박혁태 콘진원 산업정책팀장은 "웹툰작가는 뛰어난 스토리와 그림 실력만 가지고 있으면 적은 비용으로도 도전할 수 있는 직업이고, 다른 장르와 달리 혼자서도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라며 "성공한 웹툰 작가들이 많이 소개되며 유튜버, 프로게이머와 같이 청소년 인기 직업으로 급부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성공한 작가들의 사례만으로 웹툰작가의 직업적 매력을 재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웹툰작가들의 평균 창작활동 시간이 10시간을 넘는 등 노동강도가 강한데다, 불공정계약 등 처우가 열악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웹툰작가 상당수가 악성댓글로 고통을 겪었다고 답할 만큼 정신적 스트레스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 웹툰업계 관계자는 "진입장벽이 낮아 작가 수는 급증하고 있지만 대형 플랫폼에 작품을 올려야만 인기를 끌 수 있는 구조라 많은 작가들이 '을'이 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산비율이 지나치게 낮거나 구체적인 내역을 받아보지 못하는 등 작가와 사업체 간 불공정계약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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