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면허 의무화됐는데"..'무면허 이용자' 방치하는 공유킥보드

이기범 기자 2021. 7. 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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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개정으로 면허 필수됐지만 인증 절차 '허술'..매출 타격이 원인
프랜차이즈 요청에 면허 인증 풀어주기도..처벌 근거는 없어
서울 시내에서 경찰이 헬멧을 미착용한 공유형 전동 킥보드를 이용자를 단속하고 있다. 2021.6.1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일부 공유킥보드 업체들이 법 개정에 따른 범칙금 단속에도 불구하고 '무면허' 이용자들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면허 인증을 거치지 않고도 서비스 이용을 허용하거나 허위 정보 입력에도 면허 인증 절차를 허술하게 진행하는 식이다.

◇면허 의무화에도 허술한 면허 인증 절차, '무면허 이용' 방치

2일 <뉴스1> 취재 결과, 외국계 업계인 '라임'을 비롯해 '뉴런', '스윙' 등 일부 공유킥보드 업체들이 이용자들에 대한 면허 인증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13일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라 만 16세 이상만 취득할 수 있는 '제2종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 이상의 면허를 보유해야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다. 무면허 운전 시 1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지난해 12월10일 만 13세 이상은 면허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위험성을 지적하는 여론이 커지자 다시 법이 개정됐다. 이외에도 헬멧 미착용, 2인 탑승, 음주 주행 등도 법으로 금지됐다. 위반 시 각각 2만원, 4만원, 1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면허 인증 절차가 허술하게 운영돼 무면허 이용자도 버젓이 공유킥보드 사용이 가능한 실정이다. 라임의 경우, 이미지 인식을 통한 면허증 스캔 인증 절차를 도입했지만 수기 입력을 할 경우 내용에 허위 정보를 입력해도 인증이 통과돼 공유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수기 입력으로 면허 인증 절차가 진행되는 '뉴런'도 마찬가지다. 국내 업체인 '스윙'은 면허 인증을 하지 않아도 가입이 진행됐으며 서비스 이용도 가능했다.

신규 가입자의 경우 면허 인증 절차를 거치지만, 기존 이용자의 경우 면허 인증을 진행하지 않고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하는 업체도 있다.

이에 대해 라임코리아 측은 "최근 '마이크로블링크'라는 이미지 인식 기술 업체의 시스템을 도입해 면허증 스캔 인증 절차를 강화했다"며 "수기 입력 절차도 조만간 라임 글로벌 차원의 업데이트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잘못된 면허증을 인증해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앱 푸시 알람을 통해 인증을 다시 해줄 것을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으며 정정이 이뤄지지 않을 시 이용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런 관계자는 "면허 인증 시스템을 한국 실정에 맞게 도입했는데 유효성 필터링 반영을 위한 업데이트는 곧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윙 관계자는 "(무면허 운전) 원천 차단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면허 등록을 안내하고 있으며, 팝업창으로도 많이 띄우고 있다. 면허 인증을 요청하는 알림이 세 번째 뜰 경우 탑승을 못 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유킥보드 '스윙' 면허 인증 화면. 현재 면허 인증을 하지 않고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상태다. (스윙 앱 갈무리) © 뉴스1

◇"뚝 떨어진 매출이 원인"…프랜차이즈 구조에 대한 지적도

업계에서는 허술한 면허 인증의 배경으로 매출 둔화를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헬멧 의무화보다 면허 인증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토로했다. 헬멧 착용 여부는 이용자에 의해 결정되지만 앱상에서 이뤄지는 면허 인증은 서비스 이용을 원천 차단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 이후 이용자 수가 반토막 났다고 호소해왔다. 실제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 전후로 공유킥보드 서비스 앱들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는 급감했다.

업계 1위로 꼽히는 '지쿠터'의 경우 5월12일 DAU 7만882명에서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일인 13일 6만2498명, 14일 5만8824명, 15일 3만4961명까지 떨어졌다. 2위 업체 '씽씽'은 법 시행 전 3만명대를 유지하다 15일 1만7316명까지 떨어진 후 현재 2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라임'은 2만명대에서 15일 1만1172명으로 이용자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도로교통법이 개정으로 헬멧이나 면허 없이 전동 킥보드를 타면 이용자에게 범칙금이 부과되면서 전동킥보드 이용이 감소하고 있다. 2021.5.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업계 관계자는 "면허 인증은 수익성 문제랑 직결되고 기술력이 부족해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는 업체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유킥보드 업계의 프랜차이즈 구조가 허술한 면허 인증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지방 프랜차이즈에서 (면허 인증을) 풀어 달라고 하면 풀어주는 부분도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고 밝혔다.

공유킥보드 업체들은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규모의 확장에 치중해왔다. 킥고잉, 빔모빌리티, 씽씽 등 14개사가 참여 중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퍼스널모빌리티 산업협의회(SPMA)가 지난 5월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회원사 14개 업체의 공유킥보드 수는 9만1028대로, 지난해 10월 대비 75% 급성장했다.

공유킥보드의 주 이용층인 20대 초반은 면허가 없는 경우가 많아 매출과 직결되는데다 지역 프랜차이즈들이 매출 둔화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해 본사 차원에서도 허술한 면허인증을 묵인하는 실정이다.

◇'무면허' 이용자 방관해도 처벌할 법적 근거 없어 업체가 이용자들의 면허 인증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처벌할 법적 근거도 없다. 렌터카 업체의 경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도로교통공단이 제공하는 운전면허정보 자동검증시스템을 이용해 이용자의 운전 자격을 확인해야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PM(퍼스널 모빌리티) 대여 업체에는 운전면허정보 자동검증시스템이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국토부와 논의해 PM 업체들이 이 시스템을 사용하게 한다든지 관련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허 관련 행정 처분을 형사처벌규정상 PM 업체에 줄 수 없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대여 업자가 아닌 보행자를 위한 법으로 무면허 운전자에 대해서만 범칙금 처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 5월13일부터 6월12일까지 한 달간 실시된 계도 위주 단속 기간 동안 무면허 운전은 39건 적발됐다. 6월13일부터 16일까지 이뤄진 단속에서는 14건의 무면허 운전이 적발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는 2017년 117건에서 2018년 225건, 2019년 447건, 2020년 897건으로 매년 배로 증가하고 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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