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시험해보고 싶었다"..모델 정호연이 오징어게임 출연한 이유

김가연 기자 2021. 10. 2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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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겸 배우 정호연/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모델 출신 배우 정호연이 드라마 출연 결정을 한 계기를 밝혔다.

정호연은 2010년 모델로 데뷔한 이후 2013년 온스타일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4′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오징어 게임’은 정호연의 연기 데뷔작이다. 그는 극 중 상금 456억이 걸린 생존 게임에 참가한 탈북자 강새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첫 연기 도전임에도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여 국내외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정호연은 20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모델로서 커리어가 조금씩 내려오는 과정에서 연기를 본격적으로 해봐야겠다고 결심한 순간들이 있었다”며 연기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저희는 커리어가 줄어들 때 고민이 많이 된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큰 커리어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제 커리어 안에서도 굴곡이 항상 있었다. ‘도수코’ 이후로 한국에서 정말 많은 일을 했다가 그게 점점 줄어가고, 그때쯤에 새로운 기회를 찾아서 해외로 나갔었다”며 “커리어가 또 올라가다가 2년 정도 있다가 일들이 하나씩 떨어지고, 쇼가 하나씩 캔슬 당했다. 저랑 같이 왕성하게 활동했던 친구들은 계속 쇼를 하거나 혹은 더 큰 일들을 하는데 저는 이제 조금씩 그곳에서 멀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델은 주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 것뿐이다. 그게 어느 순간 제 취미가 되어 있더라. ‘나도 이런 표현을 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어떻게 보면 현실도피에서 시작된 게 저의 동기부여가 된 것 같기도 하다. 그때부터 연기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여름, 겨울에 한번 씩 휴가를 받는데, 계속 연기 레슨을 받았다. 그런게 쌓여서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라는 생각으로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호연은 “작년 2월쯤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뉴욕 패션위크를 준비하고 있었다. 스크립트를 받았고, 그걸 준비해서 오디션 영상을 찍어서 보냈다”며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실물 미팅 요청을 하셨다. 그래서 뒤에 (있던) 스케줄을 다 캔슬해버리고 갔다. ‘이 오디션이 될 거다’라는 확신보다는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캐스팅 합격 후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못할 것 같았다.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유명하고 잘하시는 선배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하는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며 “초반에는 리딩할 때도 엄청 떨어서 목소리가 안 나왔다. 다행히 유미라는 친구가 옆에 있었고, 서로 의지하면서 어떻게든 버텼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황동혁 감독의 말이 큰 위로가 됐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감독님이 ‘나는 네가 이미 새벽이었기 때문에 널 뽑은 거고, 넌 충분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정말 큰 자신감이 생겼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지금 할 수 있는 연기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정호연은 “현장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많은 선배님들이 이런 현장은 진짜 처음이라고 하실 정도로. 사실 어떻게 보면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경험 차이가 많이 나는 사인데도 불구하고 정재 선배님도 매번 먼저 와주셔서 ‘한번 더 하고 싶으면 한 번 더 해’ 이런 것도 먼저 말해주셨다. 해수 선배님한테도 ‘형’ 하면서 지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주령 선배님이랑 같이 얘기를 많이 나눴었는데, 한번은 산책하다가 제가 주령언니 붙잡고 ‘제가 연기를 너무 못하는 것 같다’며 엉엉 울었다”며 “그런 얘기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고, 그런 신뢰의 바탕에서 하는 연기의 호흡은 좋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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