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인터뷰] 유진 "'펜트하우스' 촬영 중 번아웃, 떡볶이로 극복"
좋은 촬영장 분위기와 배우들의 호흡 기억에 남아

'펜트하우스'의 흥행에는 배우 유진의 몫이 컸다. 유진은 비뚤어진 모성애와 욕망을 표출하는 오윤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가끔 찾아오는 번아웃은 떡볶이로 극복했다며 유쾌한 매력도 발산했다.
최근 유진은 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3'(작가 김순옥·연출 주동민) 종영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진이 주연을 맡은 '펜트하우스3'은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이다. 악인들을 향한 처절한 응징과 반전을 담으며 12회 연속 금요일 전 프로그램, 주간 전체 미니시리즈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날 유진은 '펜트하우스' 인기를 실감했다면서 "어린 팬들이 생겼다. '펜트하우스'를 찍고 난 후로는 어린 친구들이 '오윤희다'라고 놀라서 쳐다보더라"면서 "시청률에 대해서 내심 기대를 했다. 이후 시청률을 떠나 국민 드라마 같은 반응이 느껴졌다. 길 다니면 많은 사람들이 오윤희라 부르더라"고 말했다.

워낙 빨랐던 전개, 인물 감정 쫓기 버겁기도…
유진은 극중 딸에게만큼은 지독한 가난을 물려주지 않고자 상류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인생을 걸고 폭주하는 오윤희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시즌1에서는 딸을 위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비뚤어진 모성애를 선보였다면 시즌2에서는 딸을 잃은 엄마의 비통하고 애틋한 심정을 절절한 오열 연기로 그려냈다. 또 시즌3에서는 제대로 흑화한 모습으로 긴장감을 높였다.
이를 두고 유진은 "저 역시 스펙터클하고 흥미진진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을 산 기분이다. 오윤희라는 캐릭터가 실제 제 성격과 많이 다르다. 전개가 워낙 빨랐던 작품이다. 감정을 쫓아가는 게 버겁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면서 어려움이 덜어졌다"면서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펜트하우스' 촬영 전 부담감 컸을 때 김순옥 작가의 조언은?
유진은 작품에 들어가기 전 오윤희라는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을 가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김순옥 작가님에게 제가 오윤희와 안 어울린다고 말씀을 드렸다. 작가님은 제가 '안 어울리기 때문에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안 어울리는 배우가 소화했을 때의 의외성을 기대하신 것 같다. 작가님 말씀에 용기를 내 캐릭터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힘들었지만 오윤희에 몰입하려 노력했다. 시즌2가 마무리 되고 시즌3는 새롭게 주어진 인생을 사는 느낌으로 시작했다. 연기 톤도 조금 더 차분하고 성숙한 느낌으로 잡았다. 시즌2에서는 기복이 심하고 즉흥적이었다면 시즌3는 조금 더 정립된 분위기를 잡았다. 시즌이 길어지니 지치기도 하고 부재가 길어져 아이들에 대한 걱정도 컸다. 모든 배우가 코로나19 환경에서 노출되는 상황에서 겁도 나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다 같이 힘을 냈다"고 긴 여운을 드러냈다.

오윤희를 연기하면서 100%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는 비하인드도 함께 전해졌다. 유진은 "세상에 나 같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당연히 이런 사람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최대한 시청자들이 캐릭터를 공감할 수 있게 이끌어야 했다. 그 부분이 항상 어려웠다"면서 느꼈던 고충을 토로했다.
극의 중심에서 사건의 키를 쥔 채 활약한 오윤희였기에 시즌3 속 죽음이 큰 충격을 선사했다. 유진은 오윤희의 죽음을 두고 "저도 아쉽다. 하지만 전체적인 줄거리상 오윤희의 죽음에 수긍을 했다. 죽고 나서 한 발 빠져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더라. 죽고 나니까 사람들이 찾는다. 살아있을 땐 욕하더니 죽으니까 돌아오라고 한다"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헛된 죽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윤희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고 갔으니까요. 죽음이 예뻐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촬영 당시 강가에 에메랄드 빛이 났는데, 촬영하다가 떨어져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역할을 해봤다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에요. 제가 얼마나 잘 소화했는지 스스로 평가하기 힘들지만 열심히 했어요. 혼신을 쏟지 않으면 이 캐릭터가 잘 표현될 것 같지 않았거든요. 초반에 욕을 많이 먹어 속상하긴 했지만 제가 더 잘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됐어요."
유진은 실제 두 아이의 어머니이기에 극중 딸 배로나의 죽음을 더욱 애절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시즌2에서 배로나의 죽음에 너무 감정을 몰입해서 힘들기도 했다는 유진이다. 그는 "솔직히 엄마라면 누구나 상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대본을 보고 한숨이 나왔다. 제가 살면서 경험해야 하는 순간이라는 게 싫었다. 어쩔 수 없이 했다. 실제라면 지금도 상상이 안 간다. 쉽지 않았던 연기"라 회상했다.
모든 배우들이 배려하는 현장, 이지아와 김소연 호흡도 만족
극중 수없이 벌어지는 갈등과 달리 실제 촬영장은 화기애애함으로 가득 찼다. 시즌제로 길게 이어지는 촬영 속에서 배우들은 훈훈한 분위기로 지냈다. 유진 역시 만족감을 드러내며 "체력적인 부분이 어려웠지만 모든 배우들이 열심히 하고 준비도 많이 했다. 모두가 배려하는 현장이었다. 제일 많이 호흡했던 이지아 언니, 김소연 언니도 너무 좋았다. 특히 천서진과의 연기할 때 피튀기는 장면이 많았는데 정말 재밌게 연기했다. 각자 배울 점들이 너무 많은 배우들이다. 신은경 선배님부터 다른 배우들까지 정말 많이 배웠다"고 돈독한 우애를 드러냈다.
이어 "윤종훈은 처음 호흡한 배우인데 정말 착하고 배려심이 많은 친구다. 함께 호흡하면서 늘 즐거웠다. 극중 관계 때문에 캐릭터처럼 애틋하게 느껴졌다. 윤종훈은 배려심 깊은 멋진 배우다"라면서 "다 죽고 나니 러브라인이 '윤윤'으로 끝났다. '윤윤' 커플을 응원해 준 분들에게 감사하다. 저 세상에서 행복한 걸로 만족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내 주단태와 오윤희의 묘한 케미 역시 눈길을 끌었던 터다. 이를 두고 "엄기준 오빠는 되게 재밌다. 처음부터 주단태로 보였다. 우리끼리 있을 때 재밌는 웃음 코드였다. 엄기준 오빠가 주단태의 코믹스러움을 잘 소화했다. 너무 좋은 배우다. 배우들 다 최고였다. 모든 역할과 배우들이 다 좋았다. 김소연 언니가 맡은 천서진, 이지아 언니가 맡은 심수련 등, 각자 배우들이 맡아서 더 잘 나왔다. 저는 계속 오윤희를 하겠다. 하고 나니까 제게 잘 맞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훈훈함을 과시했다.

유진은 "미모가 활짝 피었을 때 많은 작업을 했어야 했다. 이미 지고 있다. 열심히 관리하려 한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펜트하우스' 촬영 내내 이너뷰티에 집중했다며 '미모 유지 비결'을 공개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먹는 것을 조절했다. 살을 찌우면 안 된다. 롱런해야 해서 인스턴트, 맵고 짠 음식을 피했다. 몇 개월을 그렇게 보니 번아웃이 왔다. 일주일 정도를 막 먹었다. 편의점 가서 라면을 먹고 떡볶이도 먹었다. 그 다음날부터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더라. 잠을 많이 자도 힘들었다. 섭취하는 음식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몸에 좋은 것을 먹는 것이 이너뷰티에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진은 처음 접한 시즌제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느꼈다. 그는 "또 다른 시작이 있고 캐릭터를 연결하면서 변화를 준다. 만들어가는 과정이 참 재밌더라. 시즌10까지 있는 미국드라마들을 생각하면 (배우들이) 인생을 다 바친다. 대단한 작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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