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 보호법' 시행 3년에도.. 콜센터 노동자 67.1% '갑질 그대로'

강한들 기자 2021. 10. 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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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콜센터 관련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고객이 물어보는 것에 신속하게 응대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그것도 모르면서 왜 앉아 있느냐?’ 소리를 들었습니다. 죄송하다 사과했는데도 반말을 하며 ‘똑바로 일하라’고 소리 쳤어요. 고객 폭언에 대해 회사는 어떤 보호조치도 해주지 않습니다.”

한 콜센터 노동자가 직장갑질119에 제보한 이야기다. 31일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노조 우분투센터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콜센터 상담사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담사의 67.1%가 감정노동자 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갑질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상담사를 보호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비율도 60.9%에 달했다. 고객 응대 근로자가 폭언 등 괴롭힘으로 얻게 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사업주가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정 산안법 시행 후 3년이 지났음에도 상담사 10명 중 6명 이상이 감정노동자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콜센터 상담사는 일반 국민이 느끼는 것보다 고객의 부당한 민원을 더 많이 체감하고 있었다. ‘상담사에게 목소리를 높이거나 화가 난 말투로 말을 한다’ 문항에 상담사는 74.5%가 동의했다. ‘대기시간, 회사 정책 등에 대한 불만을 상담사에게 항의한다’의 경우도 상담사 76.0%가 경험했다. 이는 지난 9월 직장갑질119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물었을 때 동의한 결과(각각 53.9%, 57.5%)와 약 20%포인트 차이 나는 결과다. 이에 더해 ‘상담사에게 반말이나 무시하는 투로 말을 한다’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도 일반 국민은 49.6%, 상담사는 66.2%로 16%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직원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일반 국민과 상담사의 시각 차가 있었다. 상담사의 74.8%(이하 복수응답)는 ‘하급 직원들이라 책임질 권한을 가지고 있지 못해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봤다. 하지만 일반 국민의 경우 ‘상담사가 직무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았거나’(72.4%), ‘담당 직원이 책임감이 없어서’(64.4%)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심준형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사용자는 콜센터 상담사에게 어떠한 권한도 부여하지 않은 채 제한된 상담만 가능토록 만들어놓고, 고객의 불만을 듣고만 있어야 하도록 만들었다”며 “원청회사는 감정노동의 최전선에 놓인 콜센터 상담사가 실효성 있는 상담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 감정노동의 위험을 감소시켜야 하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감정노동자 보호조치도 적극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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