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세 왜 이렇게 높지
중고차의 가격이 새 차에 버금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반도체 수급 부족에 의한 중고차의 수요 증가를 첫 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계속되면서, 차 생산이 어려워지며 소비자들이 신차 대신 중고차 시장을 선택하고 있다고 합니다. 2021년 12월 기준, 새 차를 받으려면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9개월, 제네시스 GV60는 1년 가깝게 기다려야 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중고차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중고차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중고차 업체 헤이딜러에 따르면 기아 더 뉴 K3 중고차 가격은 지난달보다 4.8%, 올 뉴 K7은 3.1% 증가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두 번째 이유로는, 중고차 시장의 비대면 거래가 크게 증가한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중고차 딜러에 대한 불신은, 중고차 매매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었는데, 요즘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격 비교를 편하게 할 수 있다 보니 굳이 딜러를 찾지 않아도 중고차 거래를 쉽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중고차 업체를 찾지 않아도 직원이 직접 방문해 중고차 가격을 책정해 주는 등 중고차 거래 시 소비자의 부담이 덜어졌죠.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현재 중고차 온라인 시장 비중은 국내 중고차 시장의 약 2%인데, 2025년 9%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3년 이후로 대기업이 중고차 업계에 진출하는 것이 제한되어 왔는데, 2019년 2월 기한이 만료되며 대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된 점이 큰 변수입니다.
2020년 현대차는 중고차업계 진출을 강력히 선언했고, 중고차업계는 이를 막아달라며 정치권에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만약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입한다면, 중고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은 당연한 수순이겠죠.
국내 차의 경쟁력이 수입차 못지 않게 높아진 것도 중고차 가격 방어의 한 이유입니다.
현대 아이오닉5는 최근 포르셰, 아우디를 꺾고 ‘독일 올해의 차’에 선정되었으며, 기아 EV6과 함께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올랐다고 해요. 국내 자동차의 경쟁력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렇게 기아, 현대차가 유럽에서 인기를 끄는 독보적인 요인은 ‘디자인경영’의 힘에 있습니다.
기아차는 2005년, 독일 아우디, 폭스바겐에서 아우디 TT, 뉴비틀, 골프4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디자인 명장의 반열에 올랐던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여 디자인의 혁신을 이루었는데요. 현대 기아차의 경쟁력은 그를를 섭외한 것으로부터 높아진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인 피터 슈라이어는 ‘Tiger’s Nose Grill(호랑이 코 그릴)’로 기아차의 디자인 시그니처를 만들어냈으며, 그의 디자인 모토인 ‘직선의 단순함’을 구현한 자동차들은 한국은 물론 세계의 도로 풍경을 바꾸었으니까요.
최근 디자이너이자 창조적 아티스트인 피터 슈라이어의 디자인 이야기를 담은 책, <디자인 너머 Roots and Wings>가 출간되어 화제입니다.
아우디, 폭스바겐에 이어 기아, 현대차에서 그가 세상에 내놓았던 화려한 자동차 디자인이 거의 모든 페이지마다 생생하게 수록되어 있으며, 그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그린 스케치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 책의 어느 곳이나 펼쳐 보아도, 마치 전시회에 간 듯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둘러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자동차 강국인 독일에서 당시 불모지와 같았던 한국으로 넘어와 새로운 시작을 했던 그의 도전 정신과 역동성을 책 자체에서 느낄 수 있으며, ‘펜 하나로 도전하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조언이 담겨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물론, 자신의 영역에서 도전과 영감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리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