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호르몬 95% 만드는 腸..'제2의 뇌'랍니다
장내 유익균이 세로토닌 분비 늘려
정서적 안정 느끼는 행복감 키워
장에 좋은 운동 이렇게
복부 근력 키워주는 운동 필수
가벼운 걷기도 장 움직임에 도움
균형잡힌 식습관 갖춰야
여름철 너무 차가운 음식 피하고
과일·해조류·견과류 꾸준히 먹어야
◆ 매경 포커스 / 100세 건강 ◆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7/13/mk/20210713195106011tpyt.jpg)
일반적으로 장 상태는 건강의 척도를 보여준다. 장내 미생물이 군락을 이루며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장은 비만과 노화, 수명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일본 소화기 질환 명의 무라타 히로시 박사는 "음식물을 먹고 시간이 흐르면 변이 되어 나오는 것이 당연하지만 정말 신비롭다"며 "장이 건강해야 우리 몸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장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망가진 식습관으로 생긴 유해균은 건강에 치명타를 입힌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알레르기, 각종 대사질환, 심혈관, 심지어 암까지도 장내 미생물이 원인일 수 있다. 또한 장은 뇌와 함께 장 신경계와 뇌 중추신경이 연결축으로 이어져 인지와 사고,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소화가 안되거나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 신경계는 5억개의 뉴런(neuron)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1억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척수보다 5배나 많다. 미국 신경생리학자 마이클 거숀은 마음과 정신을 안정시키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95%가 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장을 '제2의 뇌'라고 명명한 바 있다.
국내 대장암 최고 권위자인 김남규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아시아·태평양대장암학회 초대 회장)는 '몸이 되살아나는 장 습관'(매경출판)이라는 책에서 "장이 좋지 않으면 온갖 질병에 걸리기 쉬운 몸이 된다. 평소 배달 음식과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고, 아침 식사를 자주 거르며, 다이어트 때문에 탄수화물보다 단백질을 선호했다면 이미 당신의 장이 망가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은 입→식도→위→십이지장→소장→대장→직장→항문을 거친다. 식도는 인두에서 위까지 음식물을 전달하며 약 25㎝ 길이에 직경 2㎝ 넓이의 근육관(管)으로 구성돼 있다. 식도는 원래 쪼그라져 있다가 음식 덩어리가 넘어오면 연하( 嚥下·삼켜서 넘김)운동으로 열리게 된다. 음식물을 저장하는 밥통인 위(胃)는 약 1.5ℓ(1500㎖) 크기로 오른쪽 아래로 쳐진 듯한 J형 모양을 하고 있다. 위 두께는 3~8㎜이며 위장 구조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 등 4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사실 내시경을 통해 보는 위(장)는 위점막 내부의 표면뿐이다. 위에는 약 3500만개의 무수히 많은 분비세포가 있다. 위는 한 끼 식사를 할 때마다 약 1ℓ, 하루에 최대 5ℓ의 위액을 분비한다.
소장은 6~7m쯤 되며 직경은 2.5㎝다. 대장은 평균 길이가 1.5m에 달하고 직경은 6.5㎝쯤 된다. 대장은 5~10㎝의 맹장(충수돌기·오른쪽 복부 밑)에서 시작해 올라가는 상행결장, 상복부를 가로지르는 횡행결장, 왼쪽 복부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는 하행결장 및 에스(S)결장으로 나뉜다. 직장은 에스결장으로부터 연결되고 대변을 저장하는 곳이다. 직장은 길이 약 15㎝, 지름은 4.5㎝다. 대변은 굳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항문의 괄약근 운동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장내 환경은 매일 먹는 음식물에 따라 바뀐다. 음식을 입에 넣으면 턱관절과 치아로 잘게 찢은 후 분쇄하고 식도를 거쳐 위로 보낸다. 위에서는 연동운동을 통해 음식물이 단백질 분해효소와 잘 섞인다. 십이지장으로 음식물이 들어오면 십이지장, 췌장에서 소화 효소가 분비돼 섞인 후 소장으로 내려가면서 작은 입자로 분해되는 소화 과정을 거친다. 이어 소장에서 영양분을 우리 몸으로 빨아들이는 흡수 과정을 거치게 되며 흡수된 영양분은 각 장기와 세포의 활동에너지로 쓰이고 남은 것은 지방으로 저장된다. 소장은 내부에 융모라는 미세한 돌기가 아주 초밀하게 존재해 소화된 당질과 아미노산을 많이 흡수한다.
우리 몸은 항상 소화와 흡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절되는데, 간은 담관을 통해 담즙을 십이지장에 분비하고, 췌장은 췌관을 통해 췌장액을 십이지장에 분비한다. 소화에는 내분비 호르몬도 분비돼 영양분이 혈액을 타고 세포 곳곳에 도달한다. 대장에서는 수분 흡수가 일어난다. 소장에서 넘어온 하루 2000㏄의 액체가 스펀지처럼 대장에서 흡수되고 나면 약 10분의 1인 200㏄로 줄어든다. 우선 소장에서 상행(우측)결장으로 액체가 도달할 때 수분과 전해질이 주로 흡수되고 내용물이 횡행결장으로 넘어가면서 딱딱한 대변의 형태가 된다. 대변은 수분을 빼면 그중 약 40%가 미생물군이고 이러한 장내 미생물의 총체적 유전 정보를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한다. 대변은 대장암 조기 진단에도 사용되고 유익균이 많을 경우 대변이식에도 활용된다.

장 건강은 올바른 식생활에서 출발한다. 육류와 채소류를 균형 있게 섭취하되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패스트푸드, 당 지수가 높은 밀가루 음식, 액상과당이 함유된 가공식품과 음료, 요리 등은 피해야 한다. 음식물 섭취는 배변 색깔과 모양으로 나타난다. 가장 이상적인 변의 색깔은 황토색에서 짙은 갈색이며 형태는 바나나와 같다.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황색, 고기 등 단백질 섭취가 많으면 갈색에 가깝다.
식이섬유는 수용성과 불수용성으로 나뉘는데, 물에 잘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는 과일, 해조류나 콩과 같은 채소에 많다. 이는 탄수화물 흡수를 지연시켜서 혈당 상승을 막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물에 녹지 않는 불수용성 식이섬유는 콩나물이나 샐러드와 같은 채소, 통밀, 견과류 등에 많으며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 유해균을 몸 밖으로 많이 배출시킨다.
장 운동을 유도해 배변을 촉진하는 운동도 중요하다. 가벼운 걷기 혹은 조깅, 적절한 유산소운동은 장내 세균총의 다양성을 증가시켜 장 건강을 개선해 준다. 복부 강화 근력 운동과 골반 기저근을 강화하는 운동은 배변 기능을 향상시켜 잔변감을 줄이고 변비를 예방한다.
'암세포 1등 공격수' NK세포
70%가 장에 집중돼 있어
장 건강해야 면역력 높아져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계속 확산하면서 '면역력'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된다. 면역 시스템은 박테리아(세균)나 바이러스가 몸 밖에서 침입하는 외부의 적에 대항해 무력화하기 위한 구조를 말한다. 만약 우리에게 면역력이 없다면 사소한 감기에만 걸려도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면역력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다. 장은 음식물을 소화·흡수·배출하는 일도 하지만 '면역'이라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면역이라고 하면 면역 글로불린, 백혈구, NK세포, T세포, B세포 등이 흔히 알려졌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몸에서 병원균과 같은 이물질이 발견되면 소장 점막에 분포한 파이에르판(Peyer's patch)이 림프구(백혈구의 일종)로 하여금 이물질이 날뛰지 못하도록 면역항체를 만든다. 이것이 장관 면역 시스템이며, 어른의 몸에서는 매일 약 4g의 항체가 만들어진다. 장에는 체내 면역세포의 70%가 집중돼 있어 장이 건강하면 면역 시스템이 활성화돼 병에 걸리지 않는다.
면역 시스템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것은 NK(Natural Killer)세포라는 백혈구다. 몸 안에 50억개 정도 있는 NK세포는 온몸을 샅샅이 순시하며 바이러스와 갓 생긴 암세포를 해치우고 청소한다. 우리 몸은 24시간 동안 약 1조개의 세포를 만들고 그 가운데 약 5000개는 암세포다. 매일 암세포가 수천 개씩 만들어지고 있지만,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은 NK면역세포 때문이다. NK세포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장이다.
면역학자 오쿠무라 고는 "젊음과 건강은 나이가 아니라 면역력에 달려 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70%가 장에 있기 때문에 장의 건강이 젊음의 척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요한 장속에는 500가지가 넘는 장내 세균 100조개 이상이 있다. 장속에 사는 유해균과 유익균의 균형이 깨지면 암이나 감염증, 변비, 설사, 피부 거침, 과민성장증후군,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우울증과 같은 온갖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우리가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장내에 존재하는 유산균이나 비피더스균과 같은 유익균이 유해균과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어른은 장내 세균이 일부 개인 차이가 있지만 중간균이 약 70%, 유익균과 유해균이 각각 15%씩 차지한다. 세균을 무게로 치면 약 1㎏에 달한다.
김성권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는 "인체 면역세포는 약 2조개로 추정되며 이는 혈액 속은 물론 세포 속과 세포 사이 등 온몸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이를 한데 모으면 간(肝)만큼 클 정도로 양이 많다"며 "특정 건강기능식품을 챙겨 먹는 것보다 평소 올바른 식생활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도, 측정하는 방법도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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