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중국어 발음기호? 황당한 우리나라 국어 교재 ;;

세종대왕님 다시 일어나게 한다는 요즘 국어 교재 근황

“훈민정음은 한자의 발음기호이다"
“훈민정음의 목적은 중국어의 통일이다."
“훈민정음은 중국에서 시행한 정책이다.”

아니, 이게 다 무슨 말이죠?


훈민정음이 한자의 발음기호라니
중국이 또? 하셨겠지만
이거 우리나라 국어 문제집 내용입니다;;

정확히는 대학 검정고시라고도 불리는
독학사 시험용 교재인데요.
정말로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누적 판매량이 25만부나 된다는
교재에서 발견된 황당한 설명.

전문가도 잘못된 주장이라고 황당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양진 교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한국 사람들이 당시는
한문으로 문필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이 한문으로는 당시 한국 사람들의 말을 반영할 수가 없죠
그렇기 때문에 한국어를 나타내기 위한 표기 수단으로
훈민정음은 만들었다고 생각이 되고요. "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해당 출판사도 즉시 잘못을 인정하고
교재를 전량 회수했지만,

문제는 이런 일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교육부와 문체부 모두
시중 교재를 검토하고 제재할
"법적 권한"이 없거든요!

그래서일까요?
한국어나 훈민정음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담은 책은
심심치 않게 발견됩니다.

1970년대에 처음 제기된
‘한자어 발음기호설’이 확대되면서
2015년, 우리나라의 한 국어학 교수가
훈민정음의 ‘한자어 발음기호설’을 주장하는 책을 썼고요.

3년 후에는, 다른 교수가 이 주장을 인용한 책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심지어 올해에는
국내가 아닌  미국 유명 출판사의 교재에서
“한국어는 중국어에서 유래됐다”라는 설명이 발견됐습니다.

아니, 우리가 보기엔 확실히 잘못된 내용인데...
이런 주장을 하는 책들이 계속 등장하고,
잘 팔리기까지 하는 이유는 뭘까요?

크랩과 통화한 전문가는
과거엔 주목받지 못했던 ‘한자어 발음기호설’이
최근 중국이 한복, 김치 같은 우리나라의 문화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우기는 문화공정과 맞물리면서
빠르게 퍼져나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분명한 역사왜곡이지만,
직접적인 규제를 할 수 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관련 지식을 가진 민간 학회나 관련학회 사람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데요.

훈민정음이 한자의 발음기호라는 황당한 주장이
우리나라 국어 교재에 실린 이번 사건.

오랜 시간 함께해온 자랑스런 우리나라 문화인 만큼,
우리가 나서서 지켜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