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과 감성> 당신은 '좋은 리스너'인가요?..영화 '리슨'
[EBS 저녁뉴스]
사회 곳곳에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우리는 그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고 있을까요?
또, 정말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듣고 있는 걸까요?
오늘 <지성과 감성>에서는 사회와 소통이 되지 않아 헤어지게 된 한 가족의 이야기, 영화 <리슨>을 소개해드립니다.
지금 만나 보시죠.
[리포트]
영국 런던에 살고 있는 포르투갈 이민자 가족.
벨라의 남편은 실직당했고, 귀가 안 들리는 둘째 딸 루의 보청기는 고장이 났습니다.
이들에겐 당장 먹을 것을 살 돈도 없습니다.
벨라는 마트에서 빵을 훔쳐 아이들을 먹이죠.
- 루의 보청기가 고장났어요. 사려니까 너무 비싸더라고요
- 복지국에서는 그런 건 못 도와준대?
- 지금은 도와달라고 할 형편이 못 돼요. 괜히 책잡혀요
- 사람 돕는 데가 복지국이잖아
- 꼭 그렇지도 않아요. 우리한테 하는 거 못 보셔서 그래요
오늘은, 루가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복지국에서 집에 방문하는 날.
하지만, 벨라는 학교에 루를 데리러 갔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 루의 등에 멍이 든 걸 병원에서 발견했어요. 그런데 보청기가 없어서 의사소통이 안 됐죠. 애한테 필요한 게 뭔지는 아세요?
그리고, 약속 시간에 경찰과 함께 집에 들이닥친 복지국 직원은 세 명의 아이들을 벨라 부부에게서 강제로 데려가 버립니다.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이유에섭니다.
- 내 애들이에요, 안 돼요
- 침착하세요
가족을 떼어놓은 복지국은 며칠 뒤에서야 서로를 만나게 해주지만, 터무니없는 조건을 요구하죠.
- 엄마랑 얘기하고 싶어
- 아니죠, 그거 안 돼요
- 그럼 어쩌란 겁니까?
- 영어만 쓰겠다고 하셨잖아요. 수어를 하려면 통역사 요청하세요
- 네?
- 영어만 쓰시라고요
영화 <리슨>은 사회의 오해와 편견으로 아이들을 강제 입양 보내게 된 한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귀 기울이지 않는 사회 복지 제도의 불합리함을 지적하고 있는데요.
우리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는 사회인지,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 아셔야 할 게, 강제입양이 확정되면 누구도 돌이킬 수 없어요
사정을 제대로 듣지도 않은 채 아동학대라 낙인찍은 기관과 가족을 되찾으려는 부모, 과연 이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강제 입양'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리슨>은 내일부터 관객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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