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을게요, '귀문' [편파적인 씨네리뷰]

김원희 기자 2021. 8. 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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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영화 ‘귀문’ 공식포스터. 사진 제공 CJ ENM


■편파적인 한줄평 : 안 무서워서 소름.

아무리 ‘여름엔 공포영화’라지만, 긴장 속 식은땀 대신 하품 후 눈물이 흐르게 하는 공포영화를 즐길 수 있을까. 식상한 설정들과 친숙한 귀신의 비주얼, 뻔한 스토리까지 작품 자체도 극중 시대배경인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 듯하다. 공포 없는 공포영화 ‘귀문’(감독 심덕근)이다.

‘귀문’은 1990년 집단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폐쇄된 ‘귀사리 수련원’에 무당의 피가 흐르는 심령연구소 소장 ‘도진’(김강우)과 호러 공모전 영상을 촬영하려는 대학생 ‘혜영’(김소혜), ‘태훈’(이정형), ‘원재’(홍진기)가 발을 들이며 벌어지는 기이한 상황을 그린 공포물이다.

‘귀문’은 영상적으로 공포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이다. 한국 영화 최초로 기획 단계부터 2D, ScreenX, 4DX 버전을 동시에 제작하고, 세계 최초로 전구간 8K 풀(Full) 촬영을 했다.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세트장이 아닌 실제 폐건물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중심 스토리와 그 전개가 구식이다. 이에 흡인력을 발휘하지 못하니 공들인 영상미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몰입도를 가장 크게 저해하는 것은 그저 갖다 붙인 식상한 소재들이다. 토속신앙을 바탕으로 한 퇴마부터 국내외 숱한 공포영화에서 사용해온 페이크다큐 형식, 좀비물을 연상하게 하는 귀신, 무력의 살인마 등을 한 데 모아두니 전개가 어수선하다. 스토리 역시 기존 공포영화들을 훑는 수준이다. 이런 저런 설정들이 조각조각 붙어있어 자연스럽게 따라가기 힘들다. 반전을 위해 준비해둔 장치들도 ‘설마?’ 하고 예상한 그대로 흘러가 감흥을 주지 못한다.

깜짝 놀라게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이 공포영화의 마지막 자존심. 이마저도 실패다. 초반부 무언가 튀어나올 듯 압박감을 주며 조성돼던 공포 분위기는, 정작 무언가가 튀어나온 후에는 훅 식는다. ‘귀신 품앗이’라도 하는지 이집 저집에서 만났던 귀신들과 SF물인가 싶은 분장의 귀신까지, 다른 의미로 놀라운 비주얼에 가리려던 눈을 오히려 동그랗게 뜨고 보게 된다.

배우들의 연기력에는 무리가 없다. 다만 캐릭터 자체가 힘이 없으니 특별한 매력 없이 흘러갈 뿐이다. ‘데뷔 후 첫 공포물’에 나섰다는 김강우지만 차라리 2018년작 스릴러 ‘사라진 밤’을 공포영화 필모그래피로 내세우는 게 아쉬움이 없을 듯 하다. 러닝타임 85분, 오는 18일 개봉.

■고구마지수 : 3개

■수면제지수 : 4개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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