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재미와 승차감을 동시에? 차세대 폭스바겐 섀시 살펴보니


지난달, 폭스바겐이 ‘이노베이션 토크-드라이빙 다이내믹스(Innovation Talk-Driving Dynamics)’ 영상을 통해 현재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섀시를 소개했다. 불필요한 롤링과 피칭, 요잉을 최소화하되 역동성은 지키도록 설계했다. 드라이빙 다이내믹스 부서를 지휘하는 카스텐 슈웹스다트(Karsten Schebsdat)는 “운전의 재미와 편안한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출시한 골프 R을 가져와 신형 섀시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소개할 시스템은 ‘다이내믹스 매니저(Vehicle Dynamics Manager, VDM)’. 전자식 디퍼렌셜과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Dynamic Chassis Control, DCC)’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장치다. 상황에 따라 하체를 알맞게 조율하는 점이 핵심. 이중 서스펜션을 주무르는 DCC는 기본 주행모드(컴포트, 에코, 스포츠) 외에도 댐퍼를 더 부드럽거나 단단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15가지 설정을 지원한다.

주행 모드를 오갈 때도 마찬가지. 예를 들어 운전자가 컴포트에서 레이스 모드로 전환하면, 운전대와 섀시 설정을 순식간에 바꿔 민첩한 주행을 돕는다. 또한, 토크 벡터링 기술로 바깥쪽 바퀴에 더 많은 토크를 보내 언더스티어를 최소화한다.


다음은 서스펜션이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피칭을 억제해 고르지 못한 노면도 큰 흔들림 없이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아테온 두 대를 가져왔다. 한 대에는 기존 서스펜션을 끼웠고, 다른 한 대에는 현재 개발 중인 새 하체를 얹었다. 시험 결과, 같은 구간을 지날 때 신형 서스펜션을 단 아테온의 상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적었다.

‘스티어-바이-와이어(Steer-by-wire)’도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카스텐 슈웹스다트는 “차세대 스티어링 시스템은 차선 유지 보조와 트래블 어시스트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작동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자동차의 기본 조향 장치는 앞바퀴와 운전대를 기계적으로 연결한 방식이다. 반면, 스티어-바이-와이어는 오직 전기 신호만으로 앞바퀴 방향을 바꾼다. 동시에 전체 부품 수가 줄어, 몸무게도 내려간다. 또한, 조향비를 자유롭게 바꿔 운전대를 조금만 돌려도 코너를 수월하게 돌아나갈 수 있다. 물리적 연결이 없기 때문에 노면 충격을 직접 전달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한편, 폭스바겐은 전기차의 성능을 개선할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카스텐 슈웹스다트는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거운 이유는 배터리에 있다. 그러나 우리는 배터리 대신 차체를 가볍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글 최지욱 기자
사진 폭스바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