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I'm back" 마이클 조던, 등번호 23번→45번 바꾼 이유는?

[점프볼=서호민 기자] 마이클 조던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하나 있다. 바로 등번호다. 등번호와 얽힌 이야기도 다양하다. 알만한 사람은 알 정도로 워낙 유명한 일화가 돼 버렸지만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 발매를 기념해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다시 소개해보려고 한다. 그중에서도 45번 유니폼에 얽힌 사연을 풀어본다.
"I'm back"
1995년 3월 19일 이 말 한마디에 미 전역이 들썩였다. 쓰리핏 달성 이후 현역 생활을 마감했던 마이클 조던이 "내가 돌아왔다"(I'm back)는 말과 함께 코트 복귀를 선언한 것. 미 현지 언론은 조던의 복귀 소식을 연일 대서특필했고, 덕분에 NBA 인기도 다시 불을 지필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복귀 후 조던의 등번호는 자신을 상징하는 23번이 아닌 45번이었다. 여기에는 꽤 깊은 사연이 있다. 조던이 복귀 후 45번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결정적인 이유는 다름 아닌 아버지 제임스 조던 때문이다. 강도에게 피살 당하며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생전 마지막으로 본 등번호가 23번이었고, 앞으로 이 등번호를 절대 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는 새로운 등번호 45번을 달고 코트에 나타났다.
45번은 자신의 형 그리고 본인이 어린 시절 사용했던 등번호였다. 또한 농구를 떠나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뛸 때 달았던 번호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던은 단 22경기 만에 다시 23번으로 돌아왔다.
복귀 후 조던은 여전히 리그 내에서 뛰어난 기량을 자랑했지만, 예전 만큼의 위력적인 플레이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받았다. 실제로 조던은 1995년 플레이오프에서도 썩 만족스럽지 못하는 활약을 펼쳤다. 심지어 그와 매치업을 이뤘던 닉 앤더슨은 1차전 경기가 끝난 뒤 "예전의 조던이 아니다. 23번일 때와 지금의 기량은 너무나도 다르다"며 혹평하기도 했다.
앤더슨의 말 실수(?)는 조던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윽고 조던은 2차전에서 23번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모든 이들을 깜짝 놀래켰다. 당시만 해도 시즌 도중 등번호를 교체하는 것은 규정에 위배되는 행위였는데, 조던은 사무국의 경고 메시지를 무시한 채 23번 유니폼을 입고 경기 출전을 감행했다.
23번으로 돌아온 조던은 2차전에서 38득점 7리바운드 4스틸 4블록슛으로 완벽 부활에 성공했다. 스카티 피펜의 활약까지 더해진 불스는 2차전 104-94로 승리,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조던은 3, 4차전에서도 40득점 이상을 폭발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반전은 이뤄내지 못했다. 당시 샤킬 오닐이 버틴 올랜도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조던이 이끄는 불스를 제압했다. 이미 루키 시즌부터 NBA를 폭격한 오닐을 조던도 당해낼 수 없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플레이오프에서 맛보는 패배였다.
올랜도 전 패배는 조던으로 하여금 정신력을 더 가다듬게 하는 계기가 됐다. 복귀 시즌을 통해 더 이상 운동 능력만으로 플레이가 통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조던은 플레이스타일을 바꾸었다. 페이더 어웨이 슛을 더 정교하게 가다듬었고, 이전보다 몸 관리도 더욱 철저히 했다.
등번호도 정식 절차를 밟아 원래의 23번으로 완전히 변경했다. 불스는 그 해 여름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내쳐진 데니스 로드맨을 영입하며 포스트를 강화했고, 이로써 조던-피펜-로드맨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빅 3가 탄생하게 된다. 조던과 불스의 두 번째 쓰리핏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진_나이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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