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 굴하지 않겠다" 대만 관광객 유치 열 올리는 시마네현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이동준 2020. 2. 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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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미야자키공항 직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 관광객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미야자키일일신문 캡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시마네현에서 대만 관광객 유치에 열 올리고 있다. 시마네현은 한국 관광객을 ‘현 관광산업을 견인하는 원동력’으로 삼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껏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자 눈을 대만으로 돌려 협상에 나섰다.

시마네현 관광진흥과장은 13일 닛케이 비지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염원했던 ‘국제 항공편 연속 운항’은 유감스럽게 좌절됐다”며 “지역 관광상품 개발과 관광객 유치 등으로 해외여행객 비율을 지금의 2배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한국 관광객은 시마네현 관광산업 견인하던 원동력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일본을 찾은 한국 관광객은 19만 7300만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6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시마네현의 외국인 여행자는 현 전체 방문자의 약 3% 정도로 미흡한 수준이지만 일본 불매운동 전 인근 돗토리현의 공격적인 마케팅 덕에 시마네현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덩달아 증가했다.

2018년 시마네현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은 전년도보다 2.1배 증가한 1만 3187명이었다. 이에 현은 한국 관광객을 ‘현 관광산업을 견인할 원동력’으로 여기면서 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일본 불매운동이 일기 전인 지난해 6월까지 현지 숙박업소를 이용한 한국 여행객은 전년도 보다 무려 70% 넘게 증가했다. 시마네현은 매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행사를 여는 등 노골적인 독도 야욕을 드러내지만 되레 더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시마네현을 방문했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시마네현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No Japan,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급변했다. 신일본제철(구 일본제철) 강제징용 문제를 시작으로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등 한일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우리 국민의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이에 하반기(6~10월) 예정된 한국-시마네 전세기 운항이 9월 전면 중단되는 등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 수가 급감하면서 시마네현 관광업계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이 기간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한국 여행객이 많은 시기였지만 발길이 뚝 끊기면서 5개월간 총 64회 예정된 항공편(왕복)이 16회로 대폭 감소했다.

시마네현 관광진흥과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돼 안타까웠다”며 “이즈모공항(시마네현 이즈모시)이 (한국 여행객 증가로) 국제선 정기운항에 첫걸음을 내디뎠던 만큼 유감이 컸다”고 말했다.

◆“일본 불매운동 굴하지 않겠다” 시마네현 대만 관광객 유치
한국 여행객은 크게 줄었지만 시마네현은 “그래도 수확은 있었다”고 말한다.
현은 과거 여행 인프라가 타지역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급증한 한국인 관광객 덕에 △다국어 여행 정보 제공과 △Wi-Fi 등의 통신 시설을 정비하게 됐고 △먹거리, 여행상품 개발로 부족했던 점이 보완됐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또 한국을 운항하며 얻은 노하우로 검역소 체제 등 국제선 취항에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시마네현 관광진흥과장은 “중단된 한국 서비스에 굴하지 않고 인기 관광지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통해 해외여행객 비율을 지금의 2배로 끌어올리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과의 ‘연속 전세기(정기 취항)’ 유치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면서 “현 관광지는 정비해야 할 게 많다. 숙박시설 등 (여행객) 요구를 충족시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사진) 독도향우회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시마네현이 주최한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벌였다. (사진=뉴스1)
◆독도 영유권 주장 시마네현
한편 일본은 지난 2014년부터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한다. 특히 올해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영토·주권 전시관’을 확장해가며 전 세계인에게 독도가 일본 땅이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더해 시마네현은 오는 2월 22일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을 개최하며 ‘다케시마 자료실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홍보에 나섰다. 3월 30일 진행되는 이 특별전은 ‘다케시마의 날을 정하는 조례 15주년을 맞아’ 라는 주제로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자료 등이 전시된다. 또 현 주민들이 모여 만든 단체와 그들의 활동기록, ‘독도 학습 추진’ 등 추후 시마네현이 펼칠 계획이 공개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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