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닉-셀토스, 베뉴-코나..쉐보레도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가 오는 16일(목요일)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한다. ‘소형’으로 분류하긴 했지만, 사실 다소 민망하다. 준중형 SUV 넘보는 육중한 덩치로 국내 최대 소형 SUV 자리를 노린다. 브랜드 내 위치도 마찬가지다. 트랙스 후속이 아닌 트랙스 윗급으로 자리매김한다. 즉 쉐보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그랬듯,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 ‘투-트랙 전략’으로 소형 SUV 시장을 공략한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국내 최대 소형 SUV

지난해 기아 셀토스가 처음 나왔을 때 우리는 우스갯소리로 ‘준준중형 SUV’라고 놀렸다. 4,375㎜ 길이는 역대 소형 SUV 중 가장 컸으니까. 그러나 ‘삼일천하’였다. 길이 4,411㎜(중국형 기준) 트레일블레이저 앞에선 초라한 숫자일 뿐이다.

<소형 SUV 크기 비교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중국에서 먼저 드러난 트레일블레이저 크기는 길이 4,411㎜, 너비 1,808㎜, 높이 1,660㎜다. 트랙스보다 16㎜ 낮은 키를 빼면 모든 부분에서 가장 큰 수준이다. 휠베이스 역시 마찬가지다. 길이 2,640㎜로 셀토스보다 10㎜ 더 길쭉하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실내와 트렁크 공간. 1열 동반석까지 평평하게 접을 수 있다

당연히 공간 활용성도 준중형 SUV를 넘본다.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1,540L 적재 공간이 펼쳐지며, 1열 동반석을 납작하게 접을 수 있어, 최대 2.6m 길이 짐도 문제없다. 트렁크 높이에 딱 맞춰 평평하게 접을 수 있는 2열 시트도 강점이다.

이토록 큰 만큼 브랜드 내 위치는 트랙스와 사뭇 다르다. 쉐보레에 따르면 ‘트레일블레이저는 쉐보레 트랙스와 이쿼녹스 사이에 위치한 새로운 세그먼트의 SUV’라고. 쉐보레 역시 이 차를 콕 집어 소형 SUV 또는 준중형 SUV로 분류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참고로 미국 쉐보레는 트레일블레이저를 소형 SUV를 뜻하는 ‘Small SUV’로 분류한다.

쉐보레 트랙스

트랙스는 멈추지 않는다

기존 소형 SUV 시장을 맡아왔던 트랙스는 어떻게 될까? 쉐보레 관계자는 이 질문에 “일각에서는 트레일블레이저를 트랙스의 후속 모델로 예상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는 크기와 파워트레인은 물론, 소비자 타깃과 성격이 서로 다른 모델이다”고 답했다. 이어, “트랙스 역시 기존처럼 판매를 계속 이어나간다”고 덧붙였다.

쉐보레 트랙스

다른 이유도 있다. 트랙스는 한국지엠의 든든한 대들보다. 지난해 21만934대를 수출해, 한국지엠 전체 수출량(34만755대)의 61.9%를 맡았다. 반짝 인기는 아니다. 2014년 이후 6년 연속 20만 대 수출고를 올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우리나라 최다 수출 모델도 바로 트랙스였다.

등장 후 7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해외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기에, 한국지엠과 글로벌 GM 입장에서는 트랙스 판매를 멈출 이유가 없는 셈이다.

한결 우락부락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RS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트레일블레이저

트레일블레이저는 우리나라에서 만든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서 개발도 도맡았다. 한국지엠 디자인센터가 스타일을 빚었고, 한국지엠이 새로이 새운 개발법인 ‘지엠테크니널센터코리아’가 기술을 비롯해 전반적인 개발을 지휘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 출시와 함께 자체 개발 역량 홍보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파워트레인은 말리부를 통해 선보인 ‘라이트사이징’ 기술이 들어간 ‘E-터보’ 엔진이 들어간다. 워터펌프와 같이 기존 엔진 힘으로 굴렸던 장비들을 전기 장비로 굴려 효율을 높인 점이 특징. 말리부의 경우 기존 1.5L 터보 엔진을 1.35L E-터보 엔진으로 바꾸면서 최고출력은 10마력 낮은 156마력으로 줄었지만, 효율은 복합연비 14.2㎞/L(16인치 휠 기준)로 1.2㎞/L 더 늘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한편, 쉐보레는 트레일블레이저 출시로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이쿼녹스-트래버스-콜로라도까지 5개 RV 라인업을 완성했다.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의 “쉐보레 전체 라인업의 60%를 SUV로 채우겠다”던 목표에 따른 변화다. 향후 한국지엠이 개발한 C-세그먼트 CUV를 더하는 등 앞으로도 RV 라인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쉐보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