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까먹는 노동인구 감소.. 1인 생산성 향상이 살길 [연중기획 - 인구절벽 뛰어넘자]

수요 위축의 충격이 완화하면 그때부터는 노동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일본은 고령자를 위한 간호서비스와 소매, 외식산업 등에서 인력난을 겪었다. 무엇보다 젊은 층 인구가 줄면서 첨단제조업 등 높은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에서도 일손이 모자랐다.

생산연령인구 감소의 충격을 최대한 완화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도 때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현재 인구 유지를 위한 합계출산율이 2.1명이라고 하는데, 합계출산율이 2명대를 유지한 것이 1983년 2.06명이 마지막이다.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1970년대 표어가 1980년대에는 ‘인구증가 억제대책’으로 이어졌다. 불임시술을 받은 가정에 생계비를 지원하고 자녀 진료비도 깎아줬다. 한번 꺾인 출산율은 가속도가 붙으면서 올해 0.9명까지 곤두박질치고 있다. 정부 산아 정책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셈이다.
◆생산연령인구 2017년 정점… 올해 중위연령 43.7세
14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는 2017년 3757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2010년 생산연령인구로 진입하는 15세는 68만7000명, 생산연령인구에서 이탈하는 65세는 36만5000명이었다. 2015년에는 15세가 61만6000명으로 줄고, 65세가 47만3000명으로 늘어났다. 2017년에는 15세가 50만9000명으로 줄고, 65세가 52만4000명으로 늘었다. 이후 생산연령인구가 감소로 접어들었다. 올해는 15세가 43만8000명, 65세가 68만2000명으로 격차가 25만6000명으로 벌어진다.

◆노동 성장기여도 올해부터 성장률에 ‘마이너스’ 효과
2017년 LG경제연구원이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우리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대의 경제성장과 노동시장’ 자료에 따르면 노동투입에 따른 경제성장률 기여도는 올해부터 ‘마이너스’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도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막을 수 없는 추세인 만큼 1인당 노동생산성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정년연장보다는 방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60세 이상 재고용·외국인력 유치로 ‘생산인구’ 증대
고령자 계속고용과 재취업 활성화, 외국인력 효율적 활용, 외국인 정책 개편. 지난해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가 발표한 생산연령인구 확충 방안의 골자다. 생산연령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고령자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해 생산연령인구 감소 속도를 완화하고, 외국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노동력 부족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60세 이상 고령자고용지원금을 상향하기로 했다. 60세 이상 근로자를 업종별 지원기준율 이상 고용한 사업주에게 근로자 1인당 27만원씩 지급하던 것을 30만원으로 늘린다.
자발적으로 정년 이후 계속 고용 제도를 도입한 사업주에게 근로자 1인당 월정액 방식으로 지원하는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제도를 신설하고 올해 예산 246억원을 반영했다.

사업장에 60세 정년 이후 일정 연령까지 고용연장 의무를 부과하되, 기업이 재고용·정년연장·정년폐지 등의 고용연장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계속고용제도’도 대책에 포함됐지만 2022년부터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실제 정년연장 효과로 이어지는 제도이지만 3년 뒤로 논의를 미루면서 실제 제도가 도입될지는 미지수다.
외국인력 효율적 활용과 외국인 정책 개편 방안도 포함됐다. 현재 비전문인력 공급에 초점이 맞춰진 고용허가제를 숙련기능 외국인력 확대를 포함해 지속적·안정적 활용 요구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정부는 외국인력을 세부업종·직종별로 세분화하고 분야별 수요에 따라 외국인력 배정 및 고용 한도를 조정한다. 현재 제조·건설업 등 5개 업종 내에서 개별 기업별 외국인력 선발·배정 방식을 인력부족 세부업종·직종이 포함된 기업에 먼저 인력을 배정하고 고용 한도도 올린다.
국내 취업 활동 후 재입국을 위해 필요한 제한 기간을 현행 3개월보다 단축하기로 했다.
해외 고학력·고기술의 인재 유치를 위한 ‘우수인재 비자’를 신설하고, 인구 감소 지역 거주 우수 외국인에게는 장기비자 혜택을 부여하는 ‘지방 거주 인센티브제’ 신설 검토 방안 등도 포함됐다.
다만 여성이나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도 못 미치고, OECD 회원국 가운데 저임금 여성 노동자 비율 1위라는 불명예도 여전하다.
지난해 12월 제2기 범부처 인구정책TF 출범을 앞두고 열린 ‘인구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 허재준 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등 일하는 여성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김영란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시장에서 남성과 등등한 여성의 지위를 보장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이희진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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