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용사' 美공군, 남성중심적 군가 가사 손본다

“사나이 중의 사나이(the host of men).”
한국의 ‘공군가(歌)’에 해당하는 미국 공군의 공식 군가에서 위와 같은 표현들이 사라지게 됐다. 미 공군가가 처음 작사·작곡된 뒤 약 80년 만의 일이다. 미군의 육해공군 등 여러 군종 가운데 공군은 여성 현역 장병의 비율이 가장 높은 편인데 ‘(남자) 형제’, ‘사나이’ 같은 구절이 지나치게 남성중심적이란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29일 미 공군에 따르면 데이비드 골드파인 공군참모총장은 최근 미 공군가, 그중에서도 3절의 가사 일부를 바꾸는 데 동의했다.
미 공군가는 총 4절로 돼 있는데 이 가운데 3절은 1·2·4절과 달리 따로 떼어내 독립적인 노래처럼 부르곤 한다. 특히 미 공군사관학교 생도들은 공군가 3절을 교가로 삼고 있다. 공사 생도들이 육사, 해사 생도들과 벌이는 운동시합 후에 공군가 3절을 부르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공군가 3절에 등장하는 “비행하는 그의 형제들(his brother men who fly)의 말을 전우에게 전한다”, 그리고 “우리의 자랑스러운 사나이 중의 사나이(the host of men)”라는 구절이다. 지나치게 남성중심적인 용어라서 공군의 여성 장병이나 공사의 여자 생도들이 따라 부르기 거북하고 불편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미 공군가는 공군이 아직 육군 항공대이던 시절인 1939년에 ‘육군 항공대가’로 처음 만들어졌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군이 육군에서 완전히 독립한 1947년에 정식 ‘공군가’로 채택됐다. 거의 80년 전에 만들어진 가사라는 뜻이다.
골드파인 총장은 “지금과는 다른 시대에 쓰인 곡이고 일부러 남성중심적으로 만든 건 아니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명백히 (여성을) 배제하는 내용이 되었고 이는 잘못”이라고 말했다. 미 공군가는 3절 말고 1·2·4절에도 ‘사나이(man)’ 같은 남성중심적 표현이 일부 있는데 골드파인 총장은 “좀 더 시간을 갖고 공군가 1·2·4절의 가사를 수정하는 방안도 검토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사실 미 공군의 이번 조치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미 육군의 경우 지난 2008년 웨스트포인트 육사 교가 가사 중 ‘사나이들(The men)’과 ‘우리 아들들(We sons)’이란 표현을 각각 ‘장병들(The ranks), ‘부대(The Corps)’처럼 성적으로 중립적인 표현으로 바꾼 바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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