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1917', 올해 아카데미서 '기생충'의 최대 라이벌

김현록 기자 2020. 2. 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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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기생충'(왼족)과 '1917' 포스터.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마일이엔티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아카데미 시상식의 1순위 작품상 후보로 떠오른 샘 멘데스 감독의 영화 '1917'이 베일을 벗었다. 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1917'(감독 샘 멘데스)의 언론배급시사회는 '1917'이 국내에서 처음 정식으로 언론에 소개되는 자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비상 속에서 열린 시사회였음에도 아이맥스관이 다 찰 만큼 여러 영화 관계자들이 몰렸다.

그도 그럴 것이 '1917'은 오는 9일(현지시간, 한국시간 10일 오전) 다가온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대세 후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 후보에 오른 가운데, '1917'은 골든글로브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해 프로듀서조합상(PGA), 감독조합상(DGA) 등 굵직한 상을 챙겨간 '기생충'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북미에서는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개봉, 10월 개봉한 '기생충'의 후발주자로 마지막 주가를 올리고 있다.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음악상, 음향편집상, 음향믹식상, 분장상, 미술상, 시각효과상 등 10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

한국에서 드디어 첫 선을 보인 '1917'을 '기생충'과 비교하며 보게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 그래서 더 대비되는 걸까. 현 시대 한국을 살아가는 너무다른 두 가족을 대비시키며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개성만점의 장르영화 '기생충'과 '1917'은 대척점에 있다 싶을만큼 다르게 느껴진다. '기생충'이 지금 이 세상의 가장 뜨거운 화두를 능수능란한 장르적 재미와 함께 담아냈다면, '1917'은 실화 바탕의 고전 전쟁영화를 압도적 기술력과 새로운 비전으로 스크린 위에 옮겼다. '기생충'이 예측불허 이야기의 재미에 절묘한 앙상블이 더해진 대중영화라면, '1917'은 아트하우스 무비에 가까워 보인다.

▲ 영화 '1917' 스틸. 제공|스마일이엔티

줄거리는 간단하다. '1917'은 1차세계대전의 복판에 선 두 병사가 주인공이다. 통신수단마저 두절된 참혹한 전장, 두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은 독일군의 함정에 빠진 1600명 영국군을 구하기 위해 작전중지 명령서를 전하는 임무를 맡아 사지에 뛰어든다. 그 여정이 영화의 전부다. 단순한 이야기를 담아낸 방식과 기술력엔 입이 떡 벌어진다. 역시나 가장 돋보이는 것은 촬영. (몇몇 편집점이 보이긴 하지만) 영화 전체가 한 컷으로 이뤄진 듯한 촬영은 단연 압권이다. '1917'의 카메라는 그 임무를 함께하는 3번째 병사라도 된 듯, 어질어질할 만큼 집요한 롱테이크로 그들의 걸음을 쫓는다.

주인공의 경험을 관객이 함께하는 듯 느끼길 원했던 샘 멘데스 감독은 장면을 나눠 찍고도 정교하게 이어붙여 '원 테이크'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원 컨티뉴어스 숏' 기법을 택했다. 총 4개월의 리허설을 거쳐 오차 없는 촬영을 해냈고, 이를 섬세하게 연결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감독의 야심은 성공적으로 구현됐다. 전쟁이란 지옥에 함께 발을 들인 듯 생생해 진흙의 질퍽거림과 썩가는 시체의 냄새가 느껴질 것 같을 정도다. 피로와 허무 속에서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분투하는 젊은 병사의 고단한 여정과 처절한 사투는 숭고하게까지 다가온다. 입 떡 벌어지는 고증과 기술적 성취도 돋보인다. 아이맥스의 거대한 스크린 앞에서 즐길 이유가 분명한 영화이기도 하다. 골든글로브와 영국아카데미(BAFTA)를 비롯해 PGA와 DGA가 거푸 '1917'의 손을 들어준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 영화 '1917' 스틸. 제공|스마일이엔티

'1917'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웅적 이야기와 압도적인 프로덕션의 힘, 감독의 연출력과 확고한 비전이 담긴 수작이다. 이는 아카데미가 전통적으로 사랑해 온 요건이기도 하다. 이에 비하면 (할리우드 입장에선) 변방 출신의 '기생충'은 낯설지만 혁신적이고 예리하며 또한 강력한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표심은 회원들이 더 중요시하는 가치와 관점에 따라 갈리지 않을까. 1000만이 '기생충'을 본 한국 관객들의 평가와 선택도 궁금해진다.

'1917'은 아카데미 시상식 약 열흘 뒤인 오는 19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19분이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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