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도자금까지 소명하라니"..과도한 사유재산 침해에 민심 부글부글

박상길 2020. 2. 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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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자금출처 조사를 진행하면서 과도한 소명을 요구해 사유재산 침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시진은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투기와의 전쟁'을 위해 고강도 자금출처 조사를 진행하면서 과도하게 자금 소명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사유재산 침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작년 12·16 대책 이후 고강도 자금출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청이 최근 아파트를 거래한 매도인을 대상으로 돈을 받은 통장 내역과 이를 어디에 사용할 지를 소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수 93만명의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관련 내용의 기사에 "두 달 전 집 팔았는데 매도자금 소명하라고 구청에서 메일을 받았다", "매도인 자금용도 소명하라는 메일을 받았다. 안 하면 3000만원 과태료 부과한대요"라는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이와 관련해 송파구청 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자금 출처 조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이건 정말 심각한 사유재산과 국민행복 침해다", "진짜 미쳤다 이게 나라냐" 등 강한 비판 성격의 댓글이 달렸다. 아울러 자금출처 소명과 관련한 질문 및 자금출처 조사를 피하는 방법, 실제 자금출처 조사가 있었는지를 묻는 글들이 올라온다.

정부는 작년 10월부터 고강도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작년 10월 30일 강남 등 일부 지역 고가아파트에서 가격 급등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자금조달계획서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부터 국토부가 강제적인 조사 권한을 갖도록 되어 있어 불안을 야기하는 일부 지역의 일부 고가아파트에 대해서는 그 자금조달계획서의 진정성을 전수조사하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김 실장은 이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세무조사도 펼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2·16 대책을 통해 자금조달계획서 항목을 상세하게 나누고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을 구매한 경우에는 증빙서류도 제출하도록 규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넘는 집을 살 때는 매수자가 자금조달계획서 내용을 입증할 증빙서류를 내야 하는데, 서류의 종류가 15종에 달한다. 보유 예금에다 주식을 처분하고 대출을 낀 다음 증여도 받아 집을 산다면 떼야할 서류가 10개에 육박한다.

국세청은 올해 고가 주택 구입자금과 고액 전세자금 출처, 대기업과 사주일가의 변칙적 탈세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자산가들의 지능적 탈루 행위를 엄단해 '공정사회'의 뿌리를 바로 세우겠다는 취지다. 고가 주택 취득과 관련한 부채 상환의 모든 과정을 사후 관리한다. 고가 주택을 사면서 자금원으로 신고한 대출을 갚는 데 들어간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도 따지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고액 전세입자에 대한 전세금 자금출처도 집중 분석한다.

차명계좌를 활용한 다주택자의 임대소득 신고 누락, 부동산업 법인의 탈루 혐의, 주택임대사업자의 허위·과다 비용 계상을 통한 탈세 행위 등도 면밀히 살펴본다. 특히 재산 변동상황 정기 검증 확대와 근저당권 자료 활용을 통해 고액 재산가와 연소자의 부당한 '부(富) 대물림' 여부를 꼼꼼히 들여다본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의 자금출처 조사 강화가 지나친 월권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을 과도하게 위축시켜 공급 부족 불안감을 가속화시키고 집값 불안을 야기할 것이란 지적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력이 있는 부모라면 자식에게 증여를 하거나 전세 자금 대출을 해줄 수 있는 것이고 그에 따른 합당한 세금을 내면 되는 것인데 자금 관련 소명을 하라는 것은 자본주의 논리에 맞지 않는다"며 "정부의 과도한 간섭으로 주택 공급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집값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거래금액의 허위신고가 의심되거나, 매도인·매수인 간에 거래 신고된 내용 외의 추가적인 금전거래가 의심되는 경우, 은행 계좌 거래가 아닌 현금 위주로 거래하는 등 이상거래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불가피하게 매도인에게도 거래대금 지출 증빙자료 등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하여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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