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어떤 상황이길래?..자고나면 터지는 집단감염, 방역강화 조치 연장

박진우 기자 2020. 6. 1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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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체계를 전환한 5월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집단감염 사례는 20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n차 감염이 확산하면서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한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12일 지난달 29일부터 수도권 전역에서 시행 중인 ‘수도권 방역관리 강화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구체적 일정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주요 수도권 집단감염지(地)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양천구 탁구장, 인천·경기 개척교회 등과 관련한 확진자는 770여명에 달한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개별 확진자와 다른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는 빠진 수치다.

앞서 수도권에서는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확진자 100명 이상이 나오는 등 폭발적인 전파가 우려됐으나, 실제로 전방위적인 확산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4월말~5월초 황금연휴 기간 거리두기가 느슨해졌고, 생활방역 전환 이후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줄면서 수도권 전역으로 코로나가 퍼지는 양상이다.

수도권 집단감염의 시발점은 이태원 클럽으로 여겨진다. 5월초 이태원 일대 클럽을 방문했던 20~30대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전파된 것이다. 다수 클럽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 일대에서 이미 ‘조용한 전파’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수는 지금까지 273명으로, 서울 139명, 경기 59명, 인천 54명 순이다. 클럽 방문과 학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 인천 학원강사(인천 102번) 관련 코로나 환자만 전국에서 80여 명 발생했다.

강사가 일한 학원 수강생(인천 119번)과 친구(인천 122번)가 들렀던 인천 한 코인노래방은 지역사회 전파의 연결고리로 작용했다. 이 노래방을 방문해 코로나에 감염된 개인 택시기사가 부천 돌잔치에서 사진사(인천 132번)로 활동했고, 이 돌잔치를 찾았던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인천 142번)로 코로나를 옮겨면서 물류센터 집단감염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까지 쿠팡 물류센터 확진자는 146명이다. 경기 66명, 인천 56명, 서울 24명이다.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코로나 전파는 이태원 클럽에 버금갈 정도다. 파생 집단감염 사례는 7건 이상이다. 코로나 사망 확률이 높은 고령자 비율이 절반에 달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첫 환자는 구로구 수궁동 70대 남성(구로구 43번)으로, 지난 2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 발생 이후 열흘 만에 116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이 64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30명, 인천 18명 등이다.

리치웨이발 코로나 전파는 경기 성남시 방문판매업체 NBS파트너스로 옮겨 붙었다. 리치웨이를 방문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 환자(강동구 28번)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이 회사를 방문해 직원들과 접촉한 것이다. 여기서 12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직원 부부가 성남시 하나님의교회 예배에 참석하면서 4명의 추가 감염이 일어났다.

관악구 청림동 20세 여성(관악구 68번)은 리치웨이 확진자와 접촉해 코로나에 감염됐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건축회사인 명성하우에 코로나를 전파했다. 이 회사에선 1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회사의 또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강남구 해커스 학원 수강생으로 밝혀져 이 일대 학원가에 비상이 걸렸다.

리치웨이 관련 환자는 구로구 중국동포교회 쉼터(9명), 금천구 예수비전성결교회(6명), 인천 예수말씀실천교회(9명)에서도 나왔다.

서울 양천구 탁구장 첫 환자로 지목된 71세 여성(구로구 55번)은 동생(구로구 56번)과 함께 지난달 31일 경기 용인시 큰나무교회 예배에 참석했고, 이 교회에서만 26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또 탁구장과 관련해 광명시 노인복지시설인 어르신주간보호센터에서 6명이 감염됐다.

탁구장 관련 코로나 전파는 대기업 사업장에도 닿았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청소용업업체 직원이 탁구장 관련 환자로 밝혀진 것이다. 용역업체 직원은 탁구장을 다녀온 아들(20대)로부터 감염됐으며, 이 아들은 강남대성학원 직원으로 확인됐다. 기아자동차 소하리(광명시)공장에서도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

인천 미추홀과 부평구 등에서 퍼진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도 94명으로 늘었다. 이 밖에 원어성경연구회, 한국대학생선교회, 안양·군포 목회자 모임 등 종교 소모임을 통해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경기 과천시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고, 이들 확진자의 가족 중 코로나에 감염된 1명이 서울 신도림동 유치원과 목동 학원 등을 다닌 것도 확인돼 추가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집단감염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지난달 29일 ‘수도권 방역관리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수도권 지역에 한해 등교 수업을 제외하고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강수를 둔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수도권 지역 확산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미 방역단계 전환 기준 3개 가운데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 5% 이하’, ‘방역망 내 환자 관리 비율 80%’는 깨졌다. 하루 평균 신규 확진 50명 이하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는 총 602명으로 하루 평균 43명이다.

정부는 ‘수도권 방역관리 강화 조치’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모레(14일) 종료 예정인 수도권에 대한 강화된 방역 조치는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수도권에 대한 기존 조치를 연장하고, 사각지대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는 등 감염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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