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방역이 '최강 백신'
[경향신문]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섰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상황. 그렇다고 해서 아무 대책도 없는 것은 아니다. 자가격리 수칙의 철저한 준수, 손 씻기와 마스크, 기침 예절이야말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백신’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8일 “안타깝게도 코로나19는 치료제나 백신이 없지만, 한 명 한 명이 수칙을 지킨다면 그것들이 모이고 쌓여서 분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은 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동시에, 내가 누군가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가 되는 것도 막아줄 수 있다. 당신의 건강이 곧 나의 건강이고, 나의 건강이 곧 우리의 건강이다. 각자 자신의 일상 속에서 방역의 최일선에 서 있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예방수칙을 지켜나가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1. 자가격리 중 가족과 접촉 최소화…병원도 대중교통 대신 걸어서
■자가격리 수칙은 철저히!
집에서도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낀다. 함께 사는 가족과 식기를 따로 쓰고, 쓰고 난 후에는 뜨거운 물에 소독한다. 빨래도 자신의 것은 가족들과 따로 세탁한다.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가야 하면 대중교통은 이용하지 않는다. 평소 일기를 쓰지 않았지만,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는 자신의 동선을 담은 일지까지 작성했다.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조치됐던 관광가이드 ㄱ씨(58)의 일상이다. ㄱ씨 동선을 조사했던 역학조사관은 지난 27일 경향신문에 “자가격리의 모범사례”라고 말했다. 결국 ㄱ씨는 25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병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철저히 자가격리 수칙을 지킨 덕분에 아무에게도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았다.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병원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탓에 접촉자로 분류돼 3월3일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그는 가족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장실이 딸린 방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 식사를 건네받을 때도 손이 닿지 않도록 하고, 자신이 쓴 일회용품은 지자체에서 나눠준 폐기물 봉지에 밀폐하고 있다. 그는 “방 안에 앉아 삼시 세끼만 얻어먹고 있지만, 인터넷과 휴대폰이 연결되니 온라인으로 업무도 처리하면서 버틸 만하다”고 말했다.
#2. ‘생일 축하’ 노래 2번 부를 30초 동안 비누로 꼼꼼하게 손 씻어
■손 씻기는 셀프 백신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구모씨(68)는 요즘 손을 씻을 때마다 머릿속으로 ‘생일 축하’ 노래를 2번씩 되뇐다. 질본이 안내하는 ‘30초 손 씻기’ 시간을 꼼꼼히 지키기 위해서다. 30대 직장인인 이모씨도 집과 자동차 내에 알코올 스프레이와 손소독제를 두고 수시로 사용한다. 오염되기 쉬운 자동차 핸들, 휴대폰, 문고리는 생각날 때마다 닦아준다.
손 씻기는 ‘셀프 백신’이라고 부를 만큼 중요한 위생수칙이다. 질본은 손을 30초 이상 비누로 씻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코로나19가 비말(침방울)로 감염되기 때문에 침이 튄 물건을 만진 손으로 눈이나 코를 비비는 것으로도 감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30초 룰’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온라인상에서는 ‘생일 축하’ 노래 외에도 ‘곰 세마리’, 펭수의 ‘손씻기송’을 속으로 부르며 손을 씻고 있다는 이야기가 올라온다. EBS는 ‘곰 세마리’ 가사를 개사해 ‘뚝딱이에게 배우는 신종코로나감염증 예방송’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영상 아래에는 “귀에 쏙쏙 들어온다” “뚝딱이 따라해서 코로나19 이겨보자”는 댓글이 달렸다.


#3. 택시기사에 마스크 나눠주고, 미싱으로 천마스크 만들어 기부
■마스크 쓰는 것은 예절
길거리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 보건용 마스크가 없으면 천 마스크라도 구해서 쓰는 식이다. 직장인 김모씨(44)는 “마스크는 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마스크 쓰는 것은 이미 예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빚는 와중에 이웃과 마스크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다. 최모씨(38)는 이번주부터 택배기사를 위해 집 앞에 마련하던 간식 대신 마스크를 준비해뒀다. 최씨는 “택배기사님들이 마스크를 사비로 구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갖고 있는 마스크가 기부하기에는 많지 않아 택배기사님들에게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승이씨(33)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싱을 다룰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 ‘마스크 기부모임’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58명이 참여 의사를 밝혀 제각각 알록달록한 면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김씨는 “모임에 참여해준 분들 덕분에 뭉클하다”며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경북 지역에 우선적으로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채영·고희진·이효상·윤지원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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