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안추면 괜찮다?..'거리두기'와 거리 먼 헌팅포차

김금이 2020. 4. 10. 16:0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클럽 문 닫자..유흥 풍선효과
일반음식점이라 행정명령 제외
지자체, 업소개수 등 파악안돼
'코로나 방심' 새 뇌관 될 우려
모르는 사람과 합석·즉석만남
SNS에 홍보·공유 글 넘쳐나
어두운 실내에 음악을 틀어놓고 손님 간 합석을 유도하는 `헌팅 술집` 내부. [SNS 캡처]
서울시가 지난 8일 422개 룸살롱, 클럽, 콜라텍 등에 대해 집합금지(영업중지) 명령을 내리자 젊은 층이 주로 몰리는'헌팅포차'로 손님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감지된다. 방역당국이 연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주문하면서 코로나19 감염 차단에 나섰지만 또 한번 사각지대가 드러난 것이다.

헌팅포차는 실내포장마차 중에서도 남녀 손님들 합석을 적극 권유하는 곳으로 유흥업소가 아니라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 영업 제한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감성주점'도 클럽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서울시 집합금지 명령에 포함됐지만 헌팅포차는 제외됐다. 헌팅포차에서는 춤을 추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확진자가 내부에 있으면 구조적으로 집단감염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클럽 이용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8일부터 강남 등지의 유명 헌팅포차에 함께 갈 사람을 찾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이 카페에는 이날 오후 9시께 유명 헌팅포차의 좌석 현황표가 올라오기도 했는데, 약 80%가 차 있었다. 남녀 손님 성비를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글도 있었다.

좌석당 손님 2~4명이 앉기 때문에 100여 명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북에 위치한 헌팅포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코로나19 때문에 비상이 걸렸지만 너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뭉쳐버렸지 뭐야" "다 같이 즐겁게 이 시국을 이겨보자 하는 마음으로 사장님이 큰맘 먹고 퍼주기로 했습니다" 같은 할인 홍보글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헌팅포차는 따로 업종이 분류되는 게 아니라 일반음식점에 포함돼 대상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행정명령이 미치지 못하는 헌팅포차에 대해 출입 시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유지, 발열 체크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방침이지만 고무줄 잣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된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실제로 최근 서울 서래마을 칵테일바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만큼 헌팅포차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높다. 헌팅포차 특성상 처음 보는 사람 간 밀접접촉이 잦아 클럽이나 감성주점 못지않게 감염 위험을 간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곳은 일반 주점과 달리 가게 측이 '헌팅'과 '부킹'을 적극 주선해 처음 만난 사람과 한 테이블에 앉는다. 클럽처럼 어두운 실내에서 노랫소리가 크게 나오기 때문에 가까이에서 대화를 나누게 되고 신체 접촉도 자연스레 이뤄진다. 음식을 나눠 먹거나 술을 마시다가 비말(침방울)이 튈 가능성도 크다. 헌팅포차가 코로나19 집단감염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지만 서울시는 정확히 얼마나 많은 헌팅포차가 영업 중인지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반음식점만 12만개가 넘는데 그중 헌팅포차만 따로 분류해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각 자치구가 조사해 숫자가 파악되면 감성주점처럼 행정명령을 내릴지 고민해 볼 수는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에 검색되는 헌팅포차는 강남·홍대·건대입구역 근처에만 20곳 이상이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헌팅술집만 따로 파악하지는 않고 일반음식점과 같이 단속하고 있다"며 "직원과 손님들이 마스크를 끼고 자리를 띄워서 앉는지 등을 점검한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는 헌팅포차를 유흥업소와 유사한 업종으로 보고 집중점검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김금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