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경쟁력.. 전문가 60여명 제조·금융·통신 全산업 커버"

안경애 2020. 5. 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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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직원 69명 중 57명 석·박사
'데이터분석·AI 전문사' 이름값
자동차·철강·반도체·통신 등
1등 기업들 서비스 의뢰 몰려
"데이터 큐레이션·사회문제 해결
협업생태계 구축에 앞장설 것"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베가스 직원들이 데이터 분석 방법론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다. 베가스 제공

비욘드 코로나… '뉴ICT'가 함께 뛴다 베가스

"업종에 상관없이 1등 기업의 최근 공통 화두는 '데이터'다. 전문가의 경험과 최신 공학기법, 식스시그마 같은 품질활동을 통해 최대치로 끌어올린 생산성의 한계를 깨기 위해서다. 그들과 한 팀이 돼 한계를 돌파한 경험과 데이터 분석 전문성, 진화하는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경제의 윤활유 역할을 하겠다."

베가스는 '자칭 데이터분석·AI 전문회사'가 넘쳐나는 시대에 유독 돋보이는 기업이다. 서울대 통계학과 석·박사 선후배 3명이 2009년 설립한 이 회사는 69명의 직원 중 대표를 비롯해 60여 명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다. 특히 이들 중 57명은 석·박사다. 신입사원도 통계학과 석사 졸업생 이상을 뽑으며 철저히 전문가집단을 지향하고 있다.

자동차·철강·정유·반도체·디스플레이·통신·금융 등 국내 1등 기업들이 베가스를 찾아 컨설팅과 데이터 분석을 요청한다. 회사는 필요한 경우 고객사의 전사 데이터 전담조직에 참여해 데이터 전략 수립부터 분석모델 개발, 시스템 구축까지 함께 진행한다. 11년간 약 400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서울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만난 최현정 베가스 부사장(COO·최고운영책임자)은 "국내에서 3~4년 전부터 빅데이터와 AI가 본격적으로 떴지만 앞선 기업들은 10년 전부터 제조현장에 IoT(사물인터넷)를 도입하고 AI로 데이터를 분석해 사업방식을 바꿔 왔다"면서 "10명 남짓한 분석가를 두고 특정 영역만 다루는 기업들과 달리 60여 명의 전문가가 제조·금융·통신 등 전 산업영역을 커버하는 게 우리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코로나19 같은 급작스런 변수가 늘수록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 내리는 판단은 위험성이 클 수 있다. 업무현장에서 나오는 실시간 데이터와 내부 곳곳에 쌓인 저장 데이터, 통계 데이터, 해외·공공·SNS를 포괄하는 외부 데이터를 결합해 최대한 정확하고 과학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생존과 성장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최 부사장은 "제조 대기업이 주 고객이었는데 최근 금융·통신업계도 투자가 활발하다"면서 "제조기업들은 자체 공정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주로 분석하지만, 금융·통신사는 훨씬 다양한 데이터와 복잡한 변수를 계산하는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신한금융지주는 그동안 금융공학적 방법에 의존해온 글로벌 자본시장 예측, 펀드 등 금융상품 전망, 자산 포트폴리오 분배 등에 빅데이터·AI 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베가스와 진행했다. 톰슨로이터·블룸버그 등 해외 데이터, 뉴스·SNS 같은 소셜 데이터 등 국내·외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총동원해 시장지표와 코스피·나스닥 등 지수를 예측하고 금융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이 프로젝트 이후 AI 전문회사인 신한AI를 설립했다. KB·우리·하나금융지주 등도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최대 과제인 ARPU(가입자당 평균수익) 높이기에 데이터를 활용한다. 5G 요금제 설계가 대표적이다. 가입자들의 요금제별·시간대별 서비스 이용패턴, 앱 사용·이동·결제패턴 등을 분석해 어떤 가치를 주면 가입자들이 좀더 비싼 요금제로 갈아탈 지를 분석한다.

최 부사장은 "직관과 경험 대신 충분해진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라면서 "주어진 문제와 상황에 따라 통계적 방법론과 AI·머신러닝 알고리즘 중 최적의 해법을 적용하는데, 문제가 복잡할수록 여러 종류의 데이터와 분석방법론, AI 알고리즘이 복합적으로 동원되고 시스템 성능도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베가스의 전문가들은 대개 주어진 문제에 대해 복수의 가설을 세운 후 분석 테스트를 거쳐 최적의 방법을 찾거나, 여러 방법을 조합한 새로운 해법을 개발한다. 결과값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100가지라면, 100가지에 관련된 수많은 데이터 변화추이를 분석해 어떤 조합을 했을 때 결과값이 최상이 되는지 판단하는 방식이다.

최 부사장은 "AI가 모든 문제에 대한 만능 해결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각각의 알고리즘마다 특성이 다르고, 계속 새로운 알고리즘이 나온다"면서 "수백가지 방법론 중 최적의 조합을 찾아 데이터를 분석모델링해 효과가 확인되면, 계속 모형을 관리하고 새로운 데이터를 적용해 고도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베가스는 IT 전공자보다 통계학 전문가가 많다. 그러면서 통계적 데이터 분석법과 딥러닝·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함께 활용한다. 특정 분석도구를 활용하기보다 오픈소스 패키지와 알, 파이썬 등 개발언어를 이용해 상황에 맞는 툴을 개발해 쓴다. 실력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통계적 분석방법론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와 알·파이썬 프로그래밍 능력, 각 산업현장에 대한 지식과 이해 등 세가지를 다 갖춰야 한다는 게 최 부사장의 설명이다.

회사는 데이터 진단부터 통계분석 컨설팅, 분석시스템 구축, 통계분석 플랫폼 지원, 분석방법론·솔루션 개발·공급, 분석기법 교육·멘토링까지 분석 관련 대부분의 단계를 지원한다. 특히 데이터분석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국내 기업들이 취약한 분석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텔레콤·현대자동차·포스코·SK하이닉스·LG화학·GS칼텍스·아모레퍼시픽 등 업계 대표 기업들이 고객사다. 법무부·경찰청·서울시·부산항만공사 등 정부·공공기관에도 서비스를 제공했다.

회사는 서울대 통계연구소와 기술협업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사업 현장에서 쌓은 방법론과 지식을 활용해 제조업용·대기업용·기반솔루션 등 3개 영역, 9개 패키지 솔루션 'RAS'도 개발했다.

데이터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기업들은 효과를 경험하고 적용분야를 계속 확장한다는 게 최 부사장의 설명이다. 한 제조기업은 내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연간 에너지 비용을 약 1000억원 줄였다. 또 다른 제조사는 AI 영상분석을 통해 제품의 불량을 찾아내 수율을 크게 높였다.

모든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는 효과가 있지만, 데이터가 많고 품질이 높을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어떤 데이터를 직접 모으고 어떤 것은 밖에서 가져올지, 필요하지만 가질 수 없는 것은 어떻게 해결할지 등 종합적인 전략 수립이 필수다. 회사는 이를 지원하는 데이터 큐레이션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세계 최고 데이터 분석 연구집단이 되는 게 목표"라는 최 부사장은 "데이터 분석가와 시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힘을 모아 데이터로 사회문제를 풀면서 교육·코칭·분석을 함께 하는 클라우드 기반 협업 생태계 구축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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