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LG화학 가스누출 사고 "주민 잠든 새벽이라 피해 커"

김향미 기자 2020. 5. 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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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7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의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후 주민들이 가스에 중독된 이들을 부축해 이동하고 있다. 비사카파트남|로이터연합뉴스

인도 남부의 LG화학 관련 공장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누출 사고 현장을 찍은 사진들은 당시 참혹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7일 인도 NDTV와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현지시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의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스타이렌 가스가 누출돼 반경 3㎞ 안에 거주하는 주민 13명 이상이 사망했다. 인도 ANI통신은 국가재난관리국(NDMA) 발표를 인용해 약 800명이 입원했다고 보도했다. NDTV는 1000명 이상이 가스 누출에 영향을 받아 구역질 증상 등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주민이 잠든 새벽에 사고가 발생해 피해가 커졌다. 현재 인근 3개 마을 주민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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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현지 특파원 비제이 샨카르는 “새벽 3시30분쯤 이웃들이 문을 두드리며 ‘폴리머스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어서 피해라’고 외쳤다”면서 “거리에선 달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곧 매운 냄새를 맡을 수 있었고, 눈이 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약 20km 떨어진 해변에 도착해서야 가스 냄새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7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의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 후 한 여성이 길가에 쓰러져 있다. 비사카파트남|로이터연합뉴스

NDTV는 현장 상황을 담은 동영상들을 토대로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을 벗어나려던 이들이 어지럼증 때문에 배수로에 빠져 숨지거나, 한 여성이 건물 2층에서 떨어졌다고 전했다. 한 여성은 길가에 서 있다가 갑자기 바닥에 그대로 쓰러졌다. 주민들은 눈과 피부가 타는 듯하면서 호흡 곤란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킹 조지 병원의 신경외과 의사인 수렌드라 쿠마르 첼랄라푸는 영국 가디언에 “한 의대생은 냄새를 맡고 숨이 차서 발코니를 나갔다가 균형을 잃고 떨어져 머리에 부상을 입고 결국 사망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입원한 수백명 중 아이들도 40여명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힌두스탄타임스는 “병원 앞에서는 의식을 잃은 아이들을 안고 치료를 기다리는 부모들의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7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의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 후 인근 마을에서 구조대원들이 쓰러진 동물들 구조하고 있다. 비사카파트남|EPA연합뉴스

경찰은 공장 내 5000t 규모 탱크 2곳에서 스타이렌 가스가 누출됐다고 했다. 스타이렌은 플라스틱과 고무를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무색의 액체다. 공장 관계자는 탱크 내의 스타이렌에 열이 가해져 자연 화학반응을 거친 뒤 유독가스로 배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는 1984년 보팔 지역에서 미국 살충제 회사 공장에서 독성 화학물질이 누출돼 3700여명이 숨지는 최악의 참사를 겪은 바 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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